오토데스크(AUTODESK)의 사례로 본 제조혁신의 현장
오토데스크(Autodesk)는 1982년에 설립된 기업으로 건축, 공학, 제조,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기반의 2·3차원 디자인 소프트웨어에 초점을 맞춘 다국적 기업이다. 오토데스크는 전 세계에 약 9,500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으며 1억 7천만 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2016.1.31. 기준, 오토데스크 홈페이지 참조). 오토데스크의 이름이 유명해진 것은 설계 소프트웨어인 “오토캐드(Auto CAD)”의 성공이다. 오토데스크는 이를 시작으로 3D 스튜디오, 3D 스튜디오 맥스, 마야 등 디자인 소프트웨어를 개발했으며 더 나아가 3D 프린터, CNC 등의 장비 등을 교육 프로그램과 결합하여 4차 산업혁명기술 주도 기업으로 변모하는 중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오토데스크 Pier-9 시설은 3만 5000 ft² 규모에 CNC Shop, 3D Print Shop, Metal Shop, Wood Shop, Textiles Shop, Electronics Lab, Test Kitchen, Walkway 등 총 8개의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그림 > 오토데스크 메탈 샵에 전시된 결과물(저자 직접 촬영)
오토데스크 pier-9 시설 내에서는 스타트업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오토데스크의 기업문화와 아이디어 구체화 노하우를 배우고자 하는 기업들은 스타트업 기업을 돕는 3자의 기업을 통해 선별되어 총 4개월 간 같이 일을 하면서 노하우를 터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또한 아티스트 커뮤니티 중심의 Pier 9’s Artist in Residence Program을 시행하고 있는데 이는 예술가가 기술을 공유하고 워크숍, 회의, 파트너십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지역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를 개최한다. 참여 예술가는 4개월간 Pier-9에 거주하며 예산을 제공받게 되며 최종 결과물을 게시 및 발표해야 한다. 아울러 건축,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대학과의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오토데스크는 대학교와의 협업을 추진, 학생들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제품 관련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배포하고 교육이 목적이라면 저렴한 가격에 3D 프린터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오토데스크는 전체 공간의 절반 정도는 일반에게도 공개하고 있으며, 인근에 성과를 전시하기 위한 별도의 공간(오토데스크 갤러리)을 구성하고 있다. 이 곳에는 그동안 오토데스크가 기여했던 디자인의 다양한 결과물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자동차 디자인에서부터 건축 디자인, 생활용품 디자인 및 영화 아바타의 특수효과에 이르기까지 범위가 아주 넓다.
<사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오토데스크 갤러리(저자 직접 촬영)
<사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오토데스크 갤러리(저자 직접 촬영)
오토데스크가 주도하는 제조혁신은 리빙랩(living lab),1) 팹랩(fab lab),2) 메이커 무브먼트(maker movement) 등 최근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일련의 활동들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오토데스크는 단순한 소프트웨어 제작사가 3D 프린터, CNC 등의 장비 등을 결합하여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디지털 제조혁신 기업으로 변모한 사례이다. 디지털 제조혁신은 개방된 공간에서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모여 새롭고 창의적인 결과물들을 생산하는 것을 의미하며 기존의 R&D나 제조의 프로세스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과거 오픈 소스(open source)는 주로 소프트웨어 코드 공유만을 의미했지만 이제는 오픈 하드웨어의 의미까지 포괄하게 되면서3) 이제 개인이 (거의) 모든 것을 만들 수 있는 미래가 도래하였다.4) 과거에 책을 인쇄하는 일이 개인에게 불가능한 것이었지만, 이제는 원본 파일이 있다면 개인용 프린터를 통하여 얼마든지 인쇄가 가능하듯이 머지않아 3D 프린터, CNC 머신과 몇몇의 무료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개인이 콘텐츠를 구상하고 이를 물리적 공간에 구현하여 날아다니거나 뛰게 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향후에는 새로운 콘텐츠 장르도 나타나겠지만, 콘텐츠 장르 간 구분이 더욱 모호해질 것이며 콘텐츠 자체보다는 이용자들에게 콘텐츠에 담긴 라이프스타일과 서비스를 감성, 지성, 체험적으로 “제안”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5) 그리고 이러한 미래에 콘텐츠는 단순히 중간 매개체 역할을 할 수도 있고 그것 자체로 완성품일 수도 있을 것이다.
1) 리빙랩은 MIT 교수가 처음으로 제시한 개념으로 ‘살아있는 실험실’, ‘일상생활 실험실’, ‘우리 마을 실험실’ 등으로 해석되며, 사용자가 직접 나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사용자 참여형 혁신공간’을 말한다, 네이버캐스트:리빙랩
2) 제작 실험실(Fabrication Laboratory)’의 약자로 디지털 기기, 소프트웨어, 3D 프린터와 같은 실험 생산 장비를 구비해 학생과 예비 창업자, 중소 기업가가 기술적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실제로 구현해보는 공간이다. 주로 지역사회 차원에서 생겨나 일종의 ‘풀뿌리 과학기술혁신’ 활동으로 볼 수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3) 대표적인 오픈 하드웨어로는 아두이노, 라즈베리파이, 갈릴레오 보드, 오렌지 보드 등을 들 수 있다.
4) 크리스 앤더슨(2012). 메이커스: 새로운 수요를 만드는 사람들. 알에이치코리아.
5) 마스다 무네아키(2015). 지적 자본론: 모든 사람이 디자이너가 되는 미래. 민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