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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nuk Park Mar 09. 2019

모태펀드 문화계정에 대해 알아보자

모태펀드 문화계정의 역할과 의의

#모태펀드의 탄생 배경

모태펀드(fund of funds)는 기업에 직접 투자하지 않고 투자조합 출자를 통하여 위험을 감소시키는 사모펀드(private equity fund) 형식의 금융 투자 방식이다.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 4조 2항에 근거한 ‘중소기업투자모태조합’이 정식 명칭이며 투자관리 전문기관인 한국벤처투자(주)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 중진계정, 엔젤계정, 지방계정, 문화계정, 관광계정, 스포츠계정, 영화계정, 특허계정, 미래계정, 보건계정 등이 주 출자 분야이다. 


모태펀드 문화계정의 탄생은 문화산업진흥기금의 폐지부터이다. 1999년부터 운용되던 문화산업진흥기금은 기재부 권고에 의해 2006년부로 폐지되었는데 사유는 ① 문화산업진흥기금 사업이 융자사업 위주로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융자사업의 실적이 계획보다 저조하고, 명확한 로드맵 없이 기업들의 수요에 따라가는 수동적인 지원 위주라는 점과, ② 기금 재원이 일반회계에 의존하고 사업의 신축성이 크게 요구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융자사업을 이차보전 형식으로 전환하여 기금을 폐지하고 일반사업으로 통합할 필요가 있다는 점, ③ 사업 내용과 목적이 일반 예산 사업, 방송발전기금, 문화예술진흥기금, 정보화기금, 중소기업진흥 및 산업기반기금 등과 일부 중복되는 문제 등이었다(기획예산처, 2004). 이에 모태펀드는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의해 2005년 운영되기 시작한 이래로 2006년 문화계정, 2010년 영화계정이 포함되었다.


모태펀드의 운용구조(자료: 한국벤터투자(주) 홈페이지)


모태펀드의 운용 구조는 그림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출자기관은 정책적 산업 육성, 일자리 창출, 및 중소벤처기업 육성 등 다양한 정책목표를 위해 투자재원을 공급한다. 이로써 출자된 모태펀드는 각 출자기관의 지침에 따라 사업을 운영하는데 출자자별로 별도의 계정을 운영하고 회계분리로 출자기관의 독립성을 유지하며, 간접투자방식으로 공공성과 수익성의 조화를 추구하고 있다. 모태펀드로부터 출자된 자펀드는 5~7년가량 존속되고, 매년 30개가량이 신규 결성된다. 자펀드는 혁신기술사업, 창업초기기업, 비상장 중소기업 등에 주로 투자되고 R&D 자금, 제품개발 자금, 양산설비 구축 자금 및 운전자금 등으로도 활용된다. 중소벤처기업들은 이와 같은 투자자금조달을 통해 성장하면서 기업 가치를 증가시키고 자펀드는 코스닥 상장(장내매각), M&A, 장외 매각 등을 활용하여 투자금을 회수하면서 투자수익 실현이 가능하다. 매년 예산 배정에 따라 투자금액이 결정되는 등 공급자 위주 투자정책에서 탈피하여 시장 수요를 반영한 횟수 재원의 재순환 방식으로, 안정적인 벤처투자재원 공급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근거하여 2005년에 결성되어 운영 중이다. 


정책 효율성 제고를 위해 투자재원 공급은 정부가 하되, 투자의사결정은 전문기관 “한국벤처투자㈜”가 담당하는데 한국벤처투자(주)는 자펀드를 선정하기 위해 매년 연간운용 계획을 수립하고 모태펀드 선정기준을 제시한다. 그리고 출자규모 및 분야, 편드 결성의 목적과 지원자격, 선정 원칙 및 일정 등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고하여 제안서가 접수되면 두 차례의 심사를 거친다. 1차 심사는 운용기관/운용팀/운용계획에 대한 정량적 평가로써 현장실사를 통한 정성적 평가, 준법성 심사로 이루어지는데 비해 2차 심사는 7인 중 과반이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출자 심의회를 통해 심사가 이루어진다. 이를 통해 선정한 자펀드는 향후 리스크를 피하고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한다. 사후관리를 위해 투자심의위원회와 조합원 총회 및 투자 보고회에 참석하고 투자금 실사, 자펀드 중간점검 및 해산 실사, 투자업체 방문 등이 이루어진다. 그 외에 데이터 분석을 통한 관리도 지속적으로 진행하는데 자펀드 캐시 플로우 점검, 조기경보시스템 운영, 수탁은행 등과 협조하여 실물 미인도 점검 등을 진행한다.


#모태펀드 문화계정의 성과와 한계

콘텐츠 분야에서는 1999년부터 운영되던 문화산업 진흥기금이 폐지된 2006년부터 문화계정, 2010년에는 영화계정을 조성하였다. 규모는 2016년 11월까지 총 5,641억 원을 출자하였고 각각 문화계정 5,021억 원, 영화계정 620억 원을 출자하였다.


지금까지 모태펀드 문화계정이 운용된 지 10년 이상이 경과하였고 펀드 운용에 따른 다음과 같은 성과와 한계점이 거론된다(김상욱, 2014). 먼저 성과 측면으로 문화계정은 모태펀드 전체 계정 중 출자 비율이 높은 편으로 그동안 콘텐츠산업의 주요 재원 역할을 충실히 해 주었다. 한편 수익률 저하에 따른 재원 부족, 콘텐츠산업의 높은 리스크와 영세성으로 인해 전체 기업 수에 비해 소수 기업에만 투자가 이루어진다는 점 등이 한계로 지적된다. 또한 펀드의 특성상 융자는 불가하며 해외 투자자본 유입의 한계 등도 존재한다. 


사실 모태펀드는 태생적으로 복잡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정부의 재원을 통하여 조달되기에 공공 자금의 성격을 지니지만, 사모펀드 방식이기에 결국 투자에 적합한 기업을 찾아 투자하고 관리하는 것은 민간 펀드 운용사들이다. 문화산업에 대한 투자는 일반인들이 보기에 소위 ‘우아한 것’으로 간주되기 쉽지만 문화산업 고유의 영세성과 불확실성으로 인하여 투자 대상을 선정하고 관리하기에는 까다로운 측면이 있다. 투자금이 민간 자본이라면 이익을 보든 손실을 보든 이의를 제기할 것이 없지만, 국고로 조성된 모태펀드를 운용하면서 손실을 보게 되면 이것이 커다란 사회적 비판으로 이어질 수 있다.  


모태펀드는 국가 재원을 이용하기 때문에 보다 취약한 중소기업, 취약한 분야에 지원해야 하지만 동시에 ‘투자’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높은 수익률이 기대되는 프로젝트와 기업에 투자해야 하는 모순성을 안고 있다. 모태펀드를 ‘지원 개념’에서 접근하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기업이나 취약 장르에 대한 자금 공급이 당연시되고 공정성에 대한 이슈도 제기된다. 반대로 ‘투자 개념’으로 접근하게 되면 펀드의 생명은 수익이기 때문에 낮은 수익률을 보이는 펀드 운용사들은 무능한 것으로 인식하고 보다 수익성이 높은 기업, 프로젝트, 분야에 대한 자금 공급이 당연시된다. 이러한 모순성은 현행 모태펀드 기준 규약(모태펀드 출자 창업투자조합 기준 규약) 상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그동안 이러한 모순된 논리로 기준 규약에 덧붙여진 문화계정에 대한 추가 조항들은 일종의 규제가 되어 모태펀드의 성격을 더욱 모호하게 만들고 있다. 


베틀그라운드는 최근 모태펀드의 주요 성과로 자주 거론된다


#모태펀드의 태생적인 모순

모태펀드는 국고를 기반으로 하지만 민간 자금이 함께 투입되고 수익성을 추구한다는 면에서 태생적인 모순성을 지니고 있다. 모태펀드 문화계정에 추가된 다양한 규제들은 사회적 약자 보호 등 좋은 취지에서 추가된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가중된 규제들은 결과적으로 문화계정의 투자 수익률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나타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태펀드는 해외에서 사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민관이 협력적으로 운영되는 효율적인 체제다. 사모펀드 방식으로 운영되기에 피투자기업들은 정부의 직접적인 간섭을 받지 않으면서도 민간 운용사에 의해서 투자 규정에 의해 시스템적으로 사전에 계약된 내용의 규제를 받게 된다. 이러한 모델은 정부가 시장에 관여하면서도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투자 운용사들이 활동을 하게 만듦으로써 균형점을 찾아가고 있다. 피투자기업 입장에서도 모태펀드의 간섭이 과하다고 생각되면 모태펀드 이외의 투자처를 모색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에 시장에 불합리한 제도를 강요하는 정도의 모양새는 아니다. 다만 모태펀드에는 문화계정 이외에도 중진계정, 영화계정, 미래계정 등이 존재하고 투자 규약이 상대적으로 덜 까다로운 계정은 보다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는 형편이다. 지난 10년간 문화계정의 수익률은 모태펀드 타 계정 사례에 비해 낮은 편으로 이는 콘텐츠 분야 투자의 고위험성, 불확실성 등에 근거한 것이기도 하지만 수익성 추구가 펀드 고유의 속성임을 감안하지 않은 투자 규약에 과도한 개입이 문제일 수 있다. 

전반적으로 모태펀드의 문화계정은 2006년 문산기금이 폐지되고 한국벤처투자가 운영을 맡게 되면서 콘텐츠 산업의 발전에 기여해 왔다. 그리고 그 동안의 성과평가와 연구용역 그리고 여론 수렴 등을 통하여 많은 개선을 이루어 왔다. 물론 수익률에 대한 반론이 제기되기는 하나 이는 문화산업의 특성상 투자경험이 축적되어야 하는 문제와 단순 수익률 이외에 문화콘텐츠의 보급, 국위선양, 문화다양성 제고, 한류의 촉진 등 다양한 성과를 고려해 볼 때 이러한 저조한 수익률 부분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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