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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nuk Park Apr 09. 2019

융합과 창의성

융합과 창조성을 비교해 보자

#융합의 의미

융합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많이 쓰이다가 요즘에는 조금 시들해졌다. 그러나 발전을 위해서 융합은 꾸준히 일어날 수밖에 없다. 혁신이라고 하는 것이 대부분 융합을 하는 과정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발전을 위해 융합을 배제할 수가 없는 것이다. 다시 말해 '융합'이라는 단어는 유행처럼 쓰이다가 사라질 단어는 아니라는 의미이다.


융합 다음으로 강조된 것이 창조성, 창의성이라는 단어이다. 융합이라는 단어와 창의성이라는 단어는 서로 별개의 단어처럼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접근도 사실 맞지가 않는 말이다.  융합의 목적은 창의성이며 창의성이 나타나지 않는 융합은 사실 의미가 없다. 법에서 정한 융합의 의미를 살펴보기 위해 산업융합촉진법을 살펴볼 수 있다. 산업융합촉진법 제2조에는 융합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명시하고 있다.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산업융합"이란 산업 간, 기술과 산업 간, 기술 간의 창의적인 결합과 복합화를 통하여 기존 산업을 혁신하거나 새로운 사회적․시장적 가치가 있는 산업을 창출하는 활동을 말한다.

2. "산업융합 신제품"이란 산업융합의 성과로 만들어진 제품으로서 경제적․기술적 파급효과가 크고 성능과 품질이 우수한 제품을 말한다.

3. "융합 신산업"이란 산업융합을 통하여 새롭게 창출된 산업 부문 중에서 시장성, 파급효과, 성장 잠재력과 국민경제 발전에 대한 기여도가 높은 새로운 산업을 말한다.


그리고 정보통신 진흥 및 융합 활성화 등에 관한 특별법에는 다음과 같이 명시되어 있다.


제2조(정의) ①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2. "정보통신융합"이란 정보통신 간 또는 정보통신과 다른 산업 간에 기술 또는 서비스의 결합 또는 복합을 통하여 새로운 사회적․시장적 가치를 창출하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활동 및 현상을 말한다.


이상의 내용을 종합해 보면 법률에서는 융합의 의미에 시장성, 가치 창출, 파급효과 등 융합의 결과나 성과에 해당하는 내용이 함께 언급한다. 다시 말해 성과가 없는 결합에 대해 융합이라고 말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융합의 결과 시너지를 통한 창조성이 나타나지 못한다면 사실상 융합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는 결과가 되므로 사실상 융합의 목적은 창조성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구슬 서말을 꿰어도 목걸이가 되어야 융합이다.

융합에 관한 연구보다 창조성에 관한 연구들이 더욱 오래 진행되어 왔기에 창조성에 관한 기존 연구 흐름 고찰을 통하여 융합의 본질을 더욱 깊이 있게 고찰할 수 있다.


#창조성의 개념

창조성의 정의와 관련하여 가장 폭넓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은 Csikszentmihalyi (1999)에 의한 정의로, 그는 창조성이란 “창의적 산물을 산출한 개인(person), 창의적 산물을 평가하는 전물가로 구성된 분야(fields), 그리고 창의적 산물을 보존하고 계승하는 영역(domain)의 상호작용 결과”라고 설명하였다.


이는 창조성이 개인차원이 아니라 사회문화적 맥락과의 상호작용에 의해서 발생한다는 관점으로, 개인은 문화가 제공하는 어떤 정보를 취해 그것을 변형시키고 사회가 그 변형의 결과를 가치 있는 것으로 간주하면 그것을 영역에 포함시키고 다음 세대를 위한 새로운 출발점을 제공하게 된다는 개념이다.


Csikszentmihalyi(1999)가 제시한 창조성의 정의


쉬운 예를 들어보자. 싸이가 강남스타일이라는 노래와 춤을 개발하였다. 그러나 이것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라 싸이가 놀던 문화적 배경, 가수라는 경험 등 다양한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결과물이다(개인). 싸이가 강남스타일을 발표하자 영향력 있는 유튜버들이 "이거 멋있다"라고 하면서 공유를 하기 시작한다(현장). 여러 명의 빅마우스에 의해 확산되는 속도가 가속화된다(영역). 이제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문화에 자리 잡고 다른 창작자들에게 영감을 주는 원천이 된다(문화). 싸이 자신이 강남스타일 2를 개발할 수도 있고, 이를 변용한 다른 형태의 창작물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Weisberg(2006)는 Csikszentmihalyi가 결과물의 가치를 창조성의 정의에 포함시킨 것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어떤 결과물이 그것이 생산되었을 때는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다가 나중 세대에 의해서 인정받을 때라야 인정받는다면 그 정의가 중립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사실상 '성과'를 창조성의 정의에 포함시켜버리면 성과가 아직 없는 것을 창조성이 없는 것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으며 그러면 성과는 없지만 다양한 노력들이 무시된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그는 개인이 최초 혁신을 생산한 시점에서의 창조성으로 제한할 것을 제안하기도 하였다. 


#융합과 창조성

래 표에 융합과 창조성의 차이를 비교해 보았다. 융합의 의미는 무엇인가 섞는 과정에 중점을 둔 개념이라면 창조성은 섞든 말든 창조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지 없는지에 관심을 둔다. 그리고 융합이 개념에 가깝다면 창조성은 성과를 중시하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가 이루어졌다. 융합의 결과물은 창조성(혁신성)을 띄어야 하며 성공사례가 아닌 경우 융합의 사례로 거론되지 않고 창조성 역시 정의에서부터 성과를 범위에 포함시킨다. 다시 말해 성과는 창조성의 필수조건이다. 


융합은 창조를 위한 과정이며 그래서 창조성이라는 입장에서 접근해야 한다. 국가 융합기술, 산업을 위해 자꾸 다른 분야를 섞는 것을 강조하게 되는 경우를 많이 보는데 이는 주객이 전도된 경우다. 섞는 것은 창조성을 발현시키기 위한 것이다. 융합을 많이 하다 보면 창조성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반대로 융합을 위한 융합이라면 애매한 결과물들을 낼 수밖에 없다. 


융합과 창조성 비교

Csikszentmihalyi, M.(1999), Implications of a systems perspective for the study of creativity. In R.J. Sternberg(Ed.), Handbook of Creativity, Cambridge University Press.

Weisberg, R.W. (2006), Creativity: Understanding innovation in problem solving, science, invention, and the arts, Hoboken, NJ: Wi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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