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팀, 조직, 지역, 국가 단위 창조성 연구
창조경제라는 단어가 부각되기 이전까지는 창의성이라는 단어가 더 많이 쓰였다. 경우에 따라 창의성, 창조성 두 개 단어를 구분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우리나라 연구들이 한자가 가지는 의미를 가지고 구분하기도 하지만 사실 영어로는 구분하지 않고 그냥 creativity 다. 본 고에서는 최근에 많이 쓰인 창조성이라는 단어로 용어를 통일하여 정리하였다.
개인 수준의 창조성은 1950년 미국 심리학회에서 Guilford가 발산적 사고(divergent thinking)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연구가 활성화되기 시작하였는데 이 시기에 학자들은 창조성이라는 개념에 새로움(newness), 독창성(originality), 유용성(usefulness)이 포함되어야 함을 주장하였다.
창조성에 관한 초기 연구들은 창의적인 개인의 특성에 관심을 두었는데 이는 복잡성이나 애매모호한 것을 견뎌내는 성격, 문제를 발견하는 능력, 상황을 새로운 시각으로 볼 수 있는 능력, 실패로부터 배우려는 태도 등이 조명된다. 최근 개인 수준 창조성에 관한 연구들은 직업적 특성(job characteristics), 감성(affect), 동기(motivation), 역능감(efficacy)이 창조성에 미치는 영향을 밝히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창조성 연구를 정량화하는데 선구적 역할을 한 연구들 중 대표적인 연구로 Amabile(1983)이 제시한 창조성의 합류 모형을 들 수 있는데 개인이 창조성을 발휘하기 위한 인적자원의 필수 요건으로 분야와 관련된 기술, 창조성과 관련된 기술, 과업 동기의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본다.
∙ 분야와 관련된 기술(domain-relevant skills): 가능한 반응의 총합을 종합해 새로운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능력, 새로운 반응의 유효성을 판단하기 위한 정보의 집합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당 분야에 대한 사실적 지식과 정통성이 포함되는데 이 기술에는 해당 분야에 대한 교육 정도와 더불어 지각, 인지, 운동 능력이 얼마나 뛰어난지까지 포함.
∙ 창조성과 관련된 기술(creativity-relevant skills): 해당 분야에서 이전의 결과물들이나 해답을 뛰어넘는 무엇인가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을 말하는 것으로 창조성과 관련된 기술들에는 복잡성을 이해할 수 있게 해 주고 문제를 해결하는 동안 틀을 벗어난 사고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인지 능력, 고정관념을 깨는 기발한 아이디어 창출도 포함.
∙ 과업 동기(task motivation): 과업 동기는 두 가지 요소에 의해서 영향을 받게 되는데, 하나는 과업에 대한 기본적인 태도로 개인의 과업에 대한 평소의 선호도나 흥미 정도를 평가되고, 두 번째는 주어진 상황에서 과업에 착수하는 데 필요한 동기인데 이는 내외부적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음.
일반적으로 내재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는 창조성을 강화하는 반면, 외재적 동기(extrinsic motivation)는 창조성에 해를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두드러진 외부 요인들을 의식적으로 최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다면 외재적 동기가 과업 동기를 강화할 수도 있다.
팀 수준에서 창조성에 관한 논의는 주로 다양성과 사회화 과정에 관하여 이루어진다(Mumford 2012).
∙ 다양성(diversity): 팀 구성원의 인구통계학적 다양성(성별, 나이, 인종 등) 다양한 지식 배경(교육, 직업 관련 지식 등)과 인지 방식(동질, 혹은 비 동질성), 팀 구성원 변화 등이 창조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논의됨.
∙ 사회화 과정(social process): 팀 내에서 창조성을 위한 협업(team collaboration), 의사소통(communication), 신뢰와 심리적 안정감(trust and psychological safety), 후원과 지원(backup and support), 팀 내부 갈등(team conflict), 응집력(cohesion), 팀 역능감(team efficacy) 등이 주로 논의
조직 수준의 창조성 연구는 1980년대부터 개인, 집단 수준 창조성 연구들이 사회심리학 영역으로 확대되면서 시작되었고 1990년대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다루어지기 시작하였다. 조직 수준의 창조성 연구들이 다루는 요인들은 조직 내에서 개인들이 창조성을 높일 수 있는 환경적 요인들을 연구하는 경우가 많다. Amabile(1996, 2002)은 조직 내 업무환경이 창조성에 미치는 긍정, 부정적 영향을 측정하는 방법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조직 수준의 창조성에 관한 연구에서는 조직혁신(organizational innovation)이 함께 언급되는 경우도 많은데, 이는 조직의 변화(change)를 위해 조직혁신이 필요하고 조직혁신을 위해서는 조직 창조성이 필요하다는 개념이다(Damanpour and Aravind 2012). 조직 창조성은 조직에서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가치의 개발(creation)까지를 의미하지만 조직혁신은 아이디어 개발뿐 아니라 수용하고 적용(implementation)하는 것까지를 포괄하므로 엄밀한 의미에서 구별되며 조직혁신이 보다 넓은 개념이라 하겠다․
창조도시 및 창조산업 클러스터에 관한 연구들이 지역 수준 창조성에 관한 대표적인 연구들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창조도시는 창조적 인재가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도시로 개방적이고 다양함, 관대한 풍토를 지닌 도시를 선호하여 창조계층(creative class)이 모여들면, 이를 통해 창조 자본이 형성되고, 이러한 도시로 창조기업이 몰리면서 도시가 역동적으로 성장하게 된다는 개념이다(노준석 2009). Jacobs(1993)는 위대한 도시들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기꺼이 수용하는 관용적 분위기를 갖추고 있으며, 관용적 분위기는 창조적 인재들의 에너지․창조성․아이디어를 도시 혁신 및 성장으로 연결시킨다고 제시한 바 있다. Landry(2005)가 제기한 창조도시의 핵심은 시민이 갖고 있는 창의적 잠재 능력을 끌어낼 수 있는 흐름이 지속되는 창조적 사이클과 적절한 평가 시스템으로 혁신적 환경을 확립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Florida(2002)는 창조적 인적자원이 풍부한 곳으로 경제 생산성이 이동한다는 관점에서, 다양성과 개방성을 촉진하는 지역이 다른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을 유치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면서 창조계급(creative class)을 언급하였다.
창조도시가 넓은 지역에서 문화예술을 통한 지역 재생이나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데 비해, 창조산업 클러스터는 창조도시보다는 좁은 지역에서 산업적인 측면에서 집적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얻고자 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클러스터란 관련 기업과 기관, 지원 서비스 기업들이 모여 네트워크를 통한 상호작용으로 시너지를 발휘하는 일정 지역을 의미하는데 클러스터의 목적은 내 구매와 공급관계, 기술의 이전, 공동 수요자 또는 판로의 존재, 인력교환 등의 네트워킹에 기초한 집적경제(agglomeration economics) 효과를 얻는 데 있다(한국지방행정연구원 2011).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 이후부터 도입된 클러스터 개념이 문화산업분야까지 아우르게 되면서 기반조성 사업을 통해 전국에 2개 문화산업단지, 11개 문화산업진흥지구 및 2개 문화산업진흥시설을 지정하였고 그 이후로 몇 차례 관련 클러스터를 지원하지만 그리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는 못한 편이다.
#국가 수준의 창의성
국가차원에서의 창조성은 주요 비교국가들 중 영국의 DCMS의 사례가 주로 거론된다. 영국 정부는 창조산업의 근본적 원동력은 정부와 산업 간의 협력 이전에 개개인의 독창적인 창조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고 보고 창조산업을 ‘개인의 창조성, 기술, 재능 등을 이용해 지적재산권을 설정하고, 이를 활용함으로써 부와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산업’으로, 창조경제는 ‘투입된 국가적 창조 자산 (인적, 물적, 자본적 자산)을 국민적 창조활동을 통하여 새로운 가치를 갖는 산물로 만들어 활용하는 경제체제’로 정의한 바 있다(DCMS, 1998, 2001).
이홍(2013)은 국가 수준의 창조성은 다양하고 복잡한 주체 간의 순환구조인 창조생태계로 요약하여 창조경제 가 국가 단위에서 작동하기 위해 최소한 가치창조, 위험분산, 가치 복원 및 회생 시스템이 작동하여야 한다고 보았다.
∙ 국민경제의 축은 가계-기업-금융-정부-해외로 이어지는 복잡한 구조로 순환하며 국민경제의 모든 참여자가 창조경제와 관련.
∙ 창조경제에서는 새롭고 유용한 것을 만들거나 이를 사업화하는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실패가 일어나기에 창조경제를 단순히 무언가를 새롭게 만들고 사업화하는 관점에서만 접근하면 창조경제를 실현하기 어려움.
∙ 창조경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실패의 충격을 완화시켜 줄 수 있는 ‘사회적 위험분산 시스템’과 이미 일어난 실패로 인해 고통받는 창조적 인물에 대한 사후적 보호와 이들의 재도약 및 이들에 의하여 만들어진 창조 자산들이 다시 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회생 시스템이 동시에 작동하여야 함.
노준석(2009), 영국 창조산업의 사례분석 및 벤치마킹 방안, 한국콘텐츠진흥원 포커스.
이홍(2013), 창조성의 본질과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정책방안, 문화와 융합 연속토론회 자료집.
한국지방행정연구원(2011), 창조적 지역발전 전략.
Amabile et al.(1996), Assessing the work environment for creativity", 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39
Damanpour and Aravind(2012), "Organizational Structure and Innovation Revisited: From Organic to Ambidextrous Structure," in ed. Mumford, M., Handbook of Organizational Creativity, London:Academic Press.
DCMS(1998), Creative Industries Mapping Document 1998, London:DCMS.
DCMS(2001), Creative Industries Mapping Document 2001, London:DCMS.
Florida, R.(2002), The Rise of the Creative Class, NY:Basic Books
Jacob, J.(1993), The Death and Life of Great American Cities, NY:Random House Publishing Group.
Landry, C.(2005), The Creative City: A Toolkit for Urban Innovators, London:Earthscan.
Mumford, M.(2012), Handbook of Organizational Creativity, London:Academic Pr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