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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nuk Park Mar 19. 2019

독학으로 논문 쓰는 안내서

6. 논문 주제 정하기

#좋은 논문 주제의 발견

흔히들 막연히 좋은 주제가 생기면 논문을 쓰겠다고들 생각한다. 그러나 좋은 논문 주제가 그렇게 어느 순간 번뜩하고 떠오르는 것이 아니다. 주변에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1년 2년이 지나가고 결국 졸업을 위해 급조(?)한 주제에 맞추어 논문을 쓰는 경우를 많이 본다. 사람들은 중요한 일일 수록 뒤로 미루는 습관이 있고 지금 눈앞에 닥친 급한 일들만 처리하다 보면 결국 중요한 일은 하나도 하지 못한다. 일을 하더라도 하루 이틀 밤을 새워서 급히 진행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누구나 자신의 논문 주제는 참신하고 독창적인 것으로 정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주제를 잡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흠. 논문 주제를 뭘로 잡지?


그렇다면 좋은 논문 주제라는 것은 어떤 것이고 어떻게 잡아야 하는 것일까? 사실 좋은 논문 주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의견이 다를 수가 있겠지만 다음의 몇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좋은 주제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너무 뻔한 내용이어서는 안 된다


기존에 이미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 더 이상 새로운 발견으로 추가할 사항이 별로 없는 분야는 좋은 주제가 아니다. 혹은 기존에 많은 연구가 진행되지 못했다 하더라도 주제 자체가 타인이 흥미를 느낄만한 내용이 아니거나 뻔한 결론으로 귀결될 주제는 잡지 않는 것이 좋다. 


분야를 세분화하는 게 좋다


너무 넓고 모호한 주제는 피하는 것이 좋다. 처음에는 힘들지 만 조금 더 명료하고 명쾌한 주제를 선택하는 것이 나중을 위해 더 좋다. 주제가 명확할수록 방법론, 결론 등이 더 구체적이고 명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기업 경영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은 너무 넓다. 기업 경영에서 세부적으로 어떤 내용을 다루고 싶은지로 더 좁혀가야 한다.


새롭게 중요성이 부각되는 분야가 좋다


학위논문은 경우에 따라 저자의 진로와 연관되는 경우도 많다. 요즘에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논문을 준비하는 경우도 많이 있기 때문에 논문의 주제가 자신의 진로방향과도 연관되어 있다면 더 좋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새롭게 부각되는 분야에 관한 논문을 쓴다면 그 분야와 관련된 다양한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더 높을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새롭게 시작되는 분야는 선행 연구가 적어서 연구의 희소성이 있을 수도 있다.


자신이 관심이 있거나 어느 정도 잘 아는 분야가 좋다


너무 모르는 분야에 대해 논문을 쓰는 것은 어려운 일이 될 수 있다. 글쓴이가 은연중에 해당 업계나 학문분야에서 잘 안 쓰는 용어를 쓴다거나 책상에 앉아 자료로만 내용을 파악하다 보니 업계 현실을 전혀 모르고 내용을 작성하는 경우는 모르는 분야에 대해 논문을 쓸 때 발생한다. 해당 영역에 종사하거나 연구를 상당수 진행한 연구자들은 이러한 글을 읽고 저자가 초보자임을 쉽게 알아차린다. 만약 저자가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면 자신이 잘 알고 있는 분야 혹은 관련 분야를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 나에게는 익숙하고 당연한 것일지라도 타인이 보았을 때는 생소한 지식일 수 있다. 낯선 분야라도 내가 애정이 있고 관심이 있는 분야라면 관련된 자료들을 충분히 검토한 후에 논문을 써야 한다.


대략 원들이 겹치는 곳에 좋은 주제가 있다.


# 결국 좋은 자료를 읽어야 좋은 주제를 발견한다

이상의 말은 다 맞지만 그런 걸 몰라서 좋은 주제를 잡지 못하는 게 아니다. 그렇다면 정말 실제로 좋은 주제를 잡기 위해서는 어떠한 과정을 겪어야 할까? 막연하게 생각만 해서는 좋은 논문 주제를 잡을 수가 없다. 우리는 흔히 좋은 주제를 밥 먹으면서도 생각하고 자다가도 생각하다 보면 “유레카” 하고 나올 것이라 기대하지만 그 정도가 되려면 사실 선결조건이 있다. 바로 평소에 좋은 자료를 많이 읽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저 신문이나 뉴스 혹은 TV를 보면서 연구주제를 구상하는 것과 선행 논문들을 보면서 논문 주제를 구상하는 것은 확연히 다른 결과를 나타내게 된다. 나의 경우에도 좋은 논문 주제는 항상 좋은 논문을 읽으면서 찾는다. 물론 좋은 insight를 주는 논문 역시 좋은 논문 주제를 가진 논문임에는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러면 다음 편에서 어디서 선행자료를 찾아야 할지를 살펴볼 것이다.


참고자료(참고: 조셉 윌리업스·그레고리 콜럼, 논증의 탄생)

다음 질문에 ‘아니오’라는 답이 나온다면 새로운 연구주제를 찾아야 한다

- 질문에 스스로 답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가?

- 내가 제시하는 답에 다른 사람들이 귀 기울이겠는가?

- 답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 답을 뒷받침하는 근거들을 떠올릴 수 있는가?

- 근거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다음 질문에 ‘예’라는 답이 나온다면 새로운 연구주제를 찾아야 한다

- 간단한 몇 마디 말로 답할 수 있는가?

- “예-아니오” 대답만으로 해결되는 문제인가?

- 어떤 것을 찾아보거나 사실을 확인함으로써 바로 답할 수 있는 질문인가?

- 이유와 근거를 묻지 않고 자신이 제시하는 답을 독자들이 받아들이겠는가?

-독자들이 내 대답에 동의하지 않을 때, 그저 또 다른 ‘의견’일 뿐이라고 생각하겠는가?



본 글에 쓰인 이미지는 www.pxhere.com의 무료이미지입니다. 도표는 직접 만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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