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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nuk Park Apr 09. 2019

융합 관점의 지역문화자원 분류체계

조금 복잡하지만 지역의 문화자원 융합 현상을 아래의 그림으로 요약할 수 있다. 앞서 제시한 융합의 4가지 환경이 중간에 들어가고 다양한 자원이 합쳐지는 모양새이다. 자세한 개념을 아래에 소개한다.

지역문화자원 융합을 위한 정책적 접근의 틀(박찬욱 2013)


#핵심소재 

핵심소재란 문화자원 융합 결과물의 핵심특성(core identity)이 어디로부터 온 것인가를 의미하는데, 포함될 수 있는 범주는 기존의 역사문화자원 중 좁은 범위의 유무형 문화재, 민속자료뿐만 아니라 새롭게 가치가 평가되는 근대 문화자원들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융합 결과물은 과정에서 다른 요인들과 섞이면서 문화자원 본래의 상징성이나 의미가 가공, 왜곡, 희석되기도 하므로 융합 결과물의 핵심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다. 지역문화자원 융합은 그 과정에서 다양한 문화자원들이 추가로 투입되지만, 새로운 소재의 첨가가 과연 기존 융합 결과물의 핵심 속성에 영향을 주었는가? 그 영향력은 긍정적인가 혹은 부정적인가? 혹은 영향력이 미미한가를 파악하는 것이 본질을 파악하는데 중요하다. 예를 들어, ‘아시아의 창’을 모토로 하는 부산국제영화제에 유럽 영화 장르가 추가되는 것은 영화제의 핵심 속성에 영향을 줄 수 있으나, 스폰서의 광고를 게스트라운지에서 상영하는 것이 주는 영향은 크지 않다. 


핵심소재는 글로컬리티의 개념에 기반하여 크게 지역독창소재와 일반공감소재로 나눌 수 있다. 

∙ 지역독창소재: 핵심소재가 해당 지역 전통․근대․현대의 독특한 특성이 반영된 유무형 소재로, 흔히 타 지역에서 활용이 불가능하거나 활용이 어려운 특성을 지닌다.  지역독창소재를 핵심소재로 활용할 경우 지역민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는 한편 타 지역민이 해당 소재에 대해 잘 모를 경우 흥행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

(예시) 하회탈, 경주의 왕관, 문화원형 콘텐츠 등이 포함

∙ 일반공감소재: 핵심소재가 해당 지역과 관련성이 그리 높지 않더라도 일반적으로 누구나 호응할만한 소재로 타 지역에서도 활용 중이거나 활용이 쉬운 특성을 지닌다. 하지만 진입장벽이 낮아 타 지역과 차별화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예시) 국화꽃, 불꽃놀이, 영화, 커피 등


#소통공간

소통공간은 지역문화자원 융합의 매개체가 되는 유무형 공간을 의미하는 것으로 대부분의 지역문화자원들은 단독으로 존재하기보다 해당 지역의 오랜 역사와 주변 환경과 맥락적으로 연결되기에 지역문화자원 융합이 공간적 맥락성과 일치성이 높을 때 더 깊은 감동과 여운을 남기게 된다.


Meyrowitz(2004)가 제시하였듯 과학기술 발전에도 불구하고 모든 경험은 결국 지역에서 이루어질 수밖에 없기에 지역문화자원 융합 현상도 지역의 맥락성을 매개로 이루어진다. 같은 성격의 문화자원이라도 언제, 어떠한 맥락에 위치하여 대중과 접하는가에 따라 의미와 해석, 호응도가 달라지게 되므로 지역문화자원 융합의 소통공간은 중요한 요인이다. 그러나 높은 맥락성은 반대로 낮은 이동 가능성이나 접근성을 의미할 수 있고 낮은 맥락성은 높은 이동 가능성과 접근성과 상대적인 개념으로 볼 수 있다. 개인의 창조성이 사회적으로 수용되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장소의 맥락성이 요구되며 개인의 창조성들이 모여서 개인과 개인간, 개인과 집단간, 혹은 집단과 집단간의 소통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르네상스 시대 피렌체, 밀라노 등의 지역에서 훌륭한 예술작품이 나올 수 있었던 이유는 해당 지역에서 흐르는 맥락적인 요인들의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김상근 2013). 비록 저맥락 소통공간이라고 해도 소통공간으로 역할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고맥락 소통공간으로 변화해 가기에 사실상 고맥락, 저맥락으로서의 특성이  배타적(exclusive)인 개념은 아니며 또한 정도의 차이를 가지고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


소통공간은 고맥락과 저맥락 공간으로 구분된다. 먼저 고맥락 공간은 지역문화자원이 대중과 소통되는 공간이 지역의 역사, 전통 등과 관련성이 높은 공간이다. 기존의 역사문화자원이 포함하는 개념 중 장소적 의미가 강한 유적지, 사적지 등이 여기에 해당하나 대개 대중의 주거지와 동떨어진 경우가 많아 접근성은 떨어질 수 있다. 그에 비해 저맥락 공간은 지역문화자원이 대중과 소통되는 공간이 지역의 역사, 전통 등과 관련성이 낮은 공간이다. 박물관, 미술관, 과학관, 동물원, 수족관, 공원, 경기장, 공연장, 전시장, 복합시설 등이 이에 해당된다. 


#융합의 주체(인적자원)

문화자원 간 융합을 주체적으로 실행하는 인적자원을 의미하는 것으로 그 종류는 크게 창작∙실연인력, 행정∙지원인력, 향유∙확산인력 으로 나눌 수 있다.


∙창작∙실연인력: 문화인력 분류에서 (문화)기술인력은 (문화)창작․실연 인력과 별도의 인력으로 분류되나, 문화인력보다 넓은 의미인 융합의 주체라는 관점에서 볼 때 기술인력은 창작․실연인력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매개∙지원인력: 창작활동에 관한 매개적 역할이나 행정지원을 하는 인력을 말하는 것으로 기존 분류에서는 기획․경영인력 및 행정인력이 포함된다. 특정 조직에 소속되지 않더라도 공공의 문화예술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매개인력들 혹은 중앙정부, 지방정부 관련 인력들이 여기에 포함될 수 있다. 


∙향유∙확산인력: 최근 많은 분야에서 일반대중의 역할이나 중요성이 새롭게 부각된다. 정책분야에서 제기되어 왔던 일원론 대 다원론적 관점과 연관된 구분법으로 고전적 엘리트주의에서는 소수의 엘리트가 사회를 지배하고 다수가 그를 따르게 된다는 관점인 반면, 신엘리트 주의에서는 대중의 영향력까지 고려된다(정정길 외 2005). 역사분야에서도 과거 위정자나 영웅 중심의 역사기록을 민중에 의한 역사관점으로 새롭게 연구해야 한다는 관점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는 추세이다. 콘텐츠 분야에서도 프로슈머(prosumer)라는 용어처럼 일반 사용자가 새로운 콘텐츠 제작 혹은 콘텐츠 확산의 주체로 부각되는 추세이다. 지역문화자원 융합의 과정에 있어서도 과거와 달리 지역주민의 참여나 외부 관광객들의 참여가 문화 향유자로서의 역할 뿐 아니라 문화를 확산시키고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역할을 한다는 측면에서 그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다.


#콘텐츠(문화콘텐츠)

콘텐츠는 지역문화자원 융합의 과정에서 중간재(중간재란 소비재나 생산재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쓰이는 원료나 부속품과 같이 중간에 소요되는 재화를 의미) 형태로 투입될 수 있는 자원인 동시에 그 자체로서 이미 융합의 과정을 거쳐 완성된 형태의 문화자원이다. 


중간재의 개념이 이해되지 않는다면 하청 단계의 다양한 VFX 결과물들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또한 지역 축제에서 일부 프로그램으로 투입되는 개념의 콘텐츠들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문화콘텐츠의 종류는 영화, 애니메이션, 음악, 게임, 캐릭터, 만화, 공연, 출판, 방송, 공연 등의 장르이지만 융복합에 의한 새로운 장르들이 등장할 수 있다. 특히 지역에서 콘텐츠는 산업으로서의 맥락보다 관광자원으로서의 맥락으로 접근되는 경우가 많다.


#융합촉매기술(문화기술)

융합촉매란 문화자원 간 물리적 혹은 화학적 융합을 촉진해 주는 기술을 말하는 것으로 문화기술(CT)로 대표될 수 있다. 촉매제란 ‘자신은 변화하지 아니하면서 다른 물질의 화학 반응을 매개하여 반응 속도를 빠르게 하거나 늦추는 물질’을 말하는 것으로, 지역문화자원 융합과정에서 투입되는 문화기술이 주로 하는 역할이다. 문화기술의 종류는 가상현실 및 인공지능 응용기술, 디지털 영상․음향 및 디자인 기술, 디지털 콘텐츠 저작도구, 게임엔진 제작 및 기반 기술, 기타 문화콘텐츠 기술, 사이버 커뮤니케이션 기술, 인터액티브 미디어 기술, 제품 디자인 기술, 기타 생활문화 기술, 문화원형 복원 기술, 기타 문화유산 기술 등 이며 다양하게 변화되고 있다.

김효영․박진완(2013) 문화콘텐츠 특수성을 반영한 문화기술(CT) 분류체계 연구,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13(5).

#연관자원(연관산업)

지역문화는 다양한 연관산업과 관련성을 가진다. 관광, 교육, 의료, 과학 등 다양한 분야와 연계된다. 


이상의 논의를 바탕으로 융합을 통한 창조 관점에서 문화자원의 종류를 분류하면 아래 표와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주요 요인은 핵심소재, 소통공간, 융합주체, 콘텐츠, 융합촉매, 윤활제, 연관자원 등으로 분류된다. 핵심소재는 지역독창소재, 일반공감소재로 구분되고,  소통공간은 고맥락과 저맥락적 공간으로 구분된다. 또한 융합주체는 창작/실연인력/ 매개지원인력/향유확산인력으로 구분된다. 

융합을 통한 창조의 관점에서 문화자원 특성 및 분류



김상근(2013), 아레테의 힘, 인문학으로 창조하라, 서울:한영문화사.

김효영․박진완(2013) 문화콘텐츠 특수성을 반영한 문화기술(CT) 분류체계 연구,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13(5).

박찬욱(2013), 지역문화자원 융합을 위한 정책연구,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정정길․최종원․이시원․정준금(2005), 정책학원론, 서울:대명출판사.

Meyrowitz(2004), The Rise of Glocality: New Sense of Place and Identity in the Global Vill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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