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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nuk Park Apr 09. 2019

지역문화 융합의 4가지 환경

#문화 분야의 높은 암묵성

지역에서 이루어지는 문화자원 융합은 환경적 특성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게 된다. 지역문화자원의 융합 결과의 특성은 장소가 가지는 맥락성에 따라서 가장 크게 영향을 받기에 이를 보다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융합 결과물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기에 양상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융합이 이루어지는 환경에 의한 분류가 필요하며 지역에서 이루어지는 시장 재생사업, 지역축제, 영화제, 마을 만들기 사업 등은 공통적으로 지역문화자원을 융합한 결과물이나 상호 비교대상이 되기에는 특성이 너무나 상이하다. 


Nonaka의 형식지(explicit knoledge)와 암묵지(tacit knowledge)의 구분법으로 문화 분야와 타 분야를 비교해 보면 특유의 암묵성(tacitness)으로 인하여 문화 분야는 타 분야에 비해 지식의 전이 및 다양한 활용이 어렵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전승이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는 무형문화재, 예술분야, 연극 등이 대표적 사례로 이러한 특성은 문화예술 분야의 지식 전달이 잘 이루어지지 않게 함으로써 분야 발전이 더디게 진행된다. 아래 그림에서 빙산의 일각처럼 과학기술 분야의 경우 더 드러난 지식이 많은데 비해 문화예술 분야는 드러나지 않는 지식이 더 많은 것으로 표현될 수 있다.


타 분야와 문화 분야의 암묵성 비교 예시

문화기술(culture technology)의 발전은 기존의 글, 말, 그림 등으로 담기 어려웠던 문화의 암묵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동영상 기술을 활용한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이 대표적 사례)을 제공하였으나 여전히 전달되기 어려운 암묵지가 존재한다. 향후 보다 발전된 문화기술은 과거의 매체들로 전달이 불가능했던 형태의 암묵지를 담아 전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암묵지의 형식지화는 다른 암묵지의 형식지화를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되며 VR/AR, 3D 기술 등을 활용한 문화기술의 발전된 형태를 예상해 볼 수 있다.

기술을 이용한 암묵지의 형식지화 가속


#문화자원 융합의 4가지 환경

문화 분야 특유의 높은 암묵성을 감안하여 새로운 형태의 창조 환경을 구성할 필요성이 있다. Collins(2010)는 형식지와 암묵지의 정의에도 불구하고 애매한 형태의 지식이 존재한다는 전제하에 암묵지의 형태를 세 가지로 분류한 바 있다

Collins(2010)가 제시한 암묵지의 종류와 개념

이를 Nonaka et al.(2000)이 제시했던 SECI 모형과 결합하면 문화 분야의 창조 촉진 환경을 만들 수 있다. Nonaka는 창조의 루틴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선결적으로 창조를 위해 공유된 가상 혹은 실질적 공간인 ‘ba'가 활성화되어야 함을 제시한다. ba는 지식 나선형 구조에 따라 개인의 전환과 이동을 수행하는 데에 필요한 에너지, 질(quility), 공간을 제공하는 개념으로 공간적인 장소를 넘어서는 구체적인 시간과 공간을 의미한다. 지식 창조 과정의 공유화와 표출화 과정에서 참여자들이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는 것은 중요한데 ba는 참여자들이 시간과 공간을 공유할 수 있게 함으로써 물리적으로 가까운 상호작용을 하는 것은 내용을 공유하고, 공통 언어를 형성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한다. 


문화 분야의 4가지 융합 환경(박찬욱, 지역문화자원융합을 위한 정책연구, 2013,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네 가지 환경은 I부터 IV까지 나선형으로 계속 순환, 확장되면서 발전해 나가는 관계이며 저 맥락 환경이 고맥락 환경에 비해 순환의 속도가 빠르다. 환경 간 순환의 의미는 지역문화자원을 융합하여 생산한 창의적 성과물이 개인, 집단 및 조직, 지역, 국가 수준으로 확대되며 결국 문화의 일부가 된다는 관점으로 창조성에 관한 정의와 연관된다. 저 맥락 환경이 고맥락 환경에 비해 순환 속도가 더 빠른 이유는 해당 고맥락 환경의 암묵적 특성을 감안할 수 있다. 순환이 지속되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위부에 있는 저 맥락 환경은 향후 내부로 들어가면서 고 맥락적 환경으로 변화하게 되고, 새로운 저 맥락 환경들이 생겨나게 된다. 가령 근대 문화유산들은 과거 저맥락이었으나 고 맥락으로 변화하게 된다. 지역문화자원 융합의 결과물은 융합이 이루어지는 환경적 특성에 영향을 반영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된다.


유형 I: 사고화 환경(ideation environment)

- 환경의 특성: 주로 집단적 암묵지에서 신체적 암묵지로의 전환이 이루어지는 환경이다. 문화예술인(창작․시연인력)이 지역에 내재되어 있는 다양한 문화적 경험으로부터 영감을 받아서 예술적 행위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창조성이 발현된다.

- 환경 특성에 따른 융합의 특성: 지역문화와 문화예술인 사이에서 지역문화자원의 융합을 통하여 창의적인 작품(미술품, 음악, 춤 등) 생산을 촉진하는 것이 주요한 역할이다.


유형 II: 연결화 환경(connection environment)

- 환경의 특성: 신체적 암묵지에서 관계적 암묵지로 전환이 이루어지는 환경이다. 문화예술인(창작․시연인력)이 다양한 작품활동을 통하여 지역주민(향유․확산인력)과 소통하는 과정을 통하여 창조성이 발현된다.

- 환경 특성에 따른 융합의 특성: 지역 문화예술인과 지역주민 사이에서 지역문화자원 융합을 통하여 교류 및 재생산을 촉진하는 것이 주요한 목적이다.

유형 III: 가치공유 환경(value share environment)

- 환경의 특성: 관계적 암묵지에서 명목지로 전환이 이루어진다. 문화예술인(창작․시연인력)과 지역주민(지역 내부 향유․확산인력) 사이에서의 소통과정에서 발생한 가치가 타 지역 주민(관광객, 지역 외부 향유․확산인력)과 공유되는 과정에서 창조성이 발현된다.

- 환경 특성에 따른 융합의 특성: 지역주민과 외지인(관광객) 사이에서 지역문화자원 융합을 통하여 지역발전 및 진흥이 촉진된다.

유형 IV: 가치확장 환경(value extension environment)

- 환경의 특성: 명목지에서 집단적 암묵지로 전환이 이루어진다. 가치공유 환경에서 공유된 가치가 기존의 인근 지역 및 해당 지역에 내재된 가치와 조합되어 새로운 지역문화의 일부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에서 창조성이 발현된다.

- 환경 특성에 따른 융합의 특성: 지역내부에서 발생된 가치가 외부까지 확산되어 가는 과정에서 적용되는 범위가 넓어질 뿐만 아니라 영향력이 커지며 새로운 지역문화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Collins, H.(2010), Tacit and Explicit Knowledge, University of Chicago Press

Nonaka, I., Toyama, R. and Konno, N. (2000). “SECI, Ba, and leadership: a unified model of dynamic knowledge creation,” Long Range Planning, 33, 5~34. 

박찬욱(2013), 지역문화자원 융합을 위한 정책연구,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암묵지란 학습과 경험을 통하여 습득함으로써 개인에게 체화되어 있지만 언어나 문자로 표현하기 어려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지식을 말함. 형식지는 반대로 언어나 문자로 표현되어 전수되기에 용이한 형태의 지식을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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