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할 수 있는

싱가포르, 꽃 여행(2003-2004)

by 익소라

싱가포르에 도착해서 창이공항을 나서는 여행자들은

첫걸음에 숨이 턱 막힐 각오를 해야 한다.

고온다습에 후텁지근한 정말 용서할 수 없는 날씨.

한 해 두 해를 거주하고 살아도 적응이 되지 않았다.

실내는 에어컨의 찬바람이 불고

실외는 찜통, 나라 전체가 사우나실이었다.

혹한을 견디며 살아내는 사람들이 대단해 보였는데

이 더위에 생존을 하는 사람들도 위대해 보였다.

꽃들은 얼마나 만발을 하고 있던지.

날씨를 용서할 수 없던 시선을 꽃들이 잡아당겼다.

내가 좋다고 다 좋은 것이 아니듯

내가 싫다고 다 나쁜 것도 아니었다.




Quisqualis indica

Family Name: Combretace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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