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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츄리닝소년 Nov 12. 2021

서울대에서 느낀 점

최고여야만 하는 사람들

이전 글을 좋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서울대학교에 다니면서 느낀 두번째 특이한 점은 이 사람들이 하는 노력이 정말 대단하다는 점이다.


나는 서울대학교에 다니기 전에 다른 대학교를 잠깐 다닌적이 있었고, 거기서도 학과 생활도 하고 동아리도 해보면서 대학생이 해볼 수 있는 대부분의 것들을 해봤었다.


내가 모든 학교를 다녀본것도 아니고 이전에 다녔던 학교에서도 그 학교의 모든 활동을 다 해본게 아니기에 내 말이 무조건 맞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내가 두개의 학교를 다니면서 경험했던 것은 서울대 학생들은 모든 영역에서는 아니지만 본인이 하고자 하는 영역에서는 정말 엄청난 노력을 들인다는 것이다.


내가 경험해본 동아리는 아니지만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서울대학교 오케스트라 동아리이다.


이전 학교에 다니다가 서울대학교로 학교를 옮겼을 때 음악을 전공하는 한 친구가 서울대학교 오케스트라 동아리가 매우 유명하고 정말 잘하니까 동아리 활동을 해보거나 아니면 공연이라도 꼭 가보라고 한적이 있었다.


동아리를 들어갈까 고민했다가 결국 그러지는 못했고, 공연도 가본적은 없었다.


동아리를 들어갈까 고민하다가 들어가지 못한 이유는 정말 엄청난 연습량을 소화해내지 않으면 그 안에서 살아남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이전에 다녔던 학교에도 오케스트라 동아리가 있었지만 그렇게 빡세지 않았다.


이것도 내가 직접 경험해본 것은 아니라 정확하진 않지만 일주일에 한번 연습이었고, 연습 때 빠진다고 엄청난 불이익이 있지도 않았다.


악보를 외우는게 당연하지만 딱히 공연 전에 따로 오디션이 없었기 때문에 어느정도만 곡을 숙지하고 있다면 공연을 서는데에는 크게 지장이 없었다.


그런데 서울대학교 오케스트라는 달랐다.


일주일에 두번씩 연습을 한다고 들었고, 공연 전에는 단체 합숙훈련도 진행하고,  공연 전 오디션을 봐서 떨어지면 추가 오디션을 진행하거나 아니면 정말로 공연에 서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연습에 몇번 이상 빠질 경우 공연에 서지 못했는데, 결석 가능한 횟수가 그렇게 많지도 않았다.



내가 '서울대학교 오케스트라가 너무 빡세서 불합리하다' 라는 말을 하려는게 아니다.


이렇게 빡세니까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사람이 많지 않겠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서울대학교 오케스트라는 정말 사람이 너무 많아서 미어 터질정도로 인기가 많은 동아리였다.


이렇게 평소에도 엄청난 연습을 하고, 공연 전에는 합숙 훈련까지 진행하면서 연습을 하기에 음악을 전공하는 사람들조차 칭찬하는 그런 공연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들은 단지 그들이 생각하는 그 기준이 엄청나게 높은 것이다.


사실 기준이 그렇게 높지 않아도 어느정도 일반인이 보기에는 썩 괜찮은 수준의 공연을 할 수 있다.


내가 이전에 다녔던 학교 오케스트라가 서울대학교에 비해서 빡세지 않았기 때문에 공연이 형편없었던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서울대학교 오케스트라의 사람들이 원하는 공연은 썩 괜찮은 수준의 공연이 아니라 그들이 생각하기에 완벽한 공연이었던 것이다.




이런 비슷한 예로 서울대학교 야구부가 있다.


서울대학교 중앙동아리 야구부는 대학 야구 리그에 참가하는 유일한 아마추어 야구부이다.


엘리트 체육특기생이 없는 야구부이기 때문에 당연히 대학리그(심지어 2부)에서의 기록은 형편없다.


실제로 아는 형 중에는 야구부에 들어간 이유가 서울대 야구부의 역사에 남을 1승을 기록하기 위해서 들어간 형이 있었는데, 결국에 그 형이 대학원 졸업할 때 까지 서울대 야구부는 1승을 거두지 못했다.


이런 서울대 야구부지만 하루에 연습을 3-4시간 씩 한다.


그리고 이런 연습을 일주일 7일중에 5일 이상 진행하고, 특히 신입생들은 매일 진행되는 연습에 몇번 이상으로 빠지면 감독님이나 주장이 야구부를 나가는 것을 권유할 정도로 빡세다.


나를 포함한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미친짓으로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다.


어차피 야구선수가 될 수 있는것도 아닌 취미생활이고, 대학리그에서도 아무리 연습해도 프로를 준비하는 선수들 사이에서 1승도 거두지 못했고 앞으로도 언제 1승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빡세게 훈련하는 동아리로 유명한데도 매 해 신입생이 많고, 이런짓을 4학년 졸업할 때 까지 하는 사람들도 많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왜 굳이 저렇게까지? 하는 일들인데 그들의 기준이 높으니까 그 기준에 맞추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다.




오늘 내가 한 이야기들이 다 내가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일들이기 때문에 정확하지는 않을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두개의 대학을 다녀보고 여러 사람들을 만나보면서 느낀 점은 처음에 했던 말 처럼 서울대학교 학생들은 모든 영역에서는 아니지만 그들이 이루고자 목표로 한 영역에서는 정말 미친듯한 노력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럴때마다 느끼는 점은 나도 서울대를 오기 전에는 서울대학교에 오기 위해서 정말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 노력을 했지만, 그 이후로 내 인생에서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 그렇게까지 노력해본적이 있나 하는 것이다.


물론 앞선 글에서 말한 것처럼 서울대학교에도 이상한 사람들도 많고 저렇게 치열하게 안 사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어딘가에 있는 본인의 기준을 엄청나게 높게 잡는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마음을 다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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