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스테인어블 해빗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혼돈과 변화 속에서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서스테인어블 해빗Sustainable HABITs의 디자인 활동은 주목할 만하다.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과 프로그램을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을 통해 전개하며, 지금 이 순간 가장 필요한 ‘습관’을 만드는 서스테인어블 해빗을 만나본다.
서스테인어블 해빗을 운영하는 소셜벤처 케이오에이K.O.A는 친환경 소재와 혁신 기술을 통해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소셜 프리미엄 브랜드’를 선보여 왔다. 태초부터 인간의 삶에 필수적이었던 의식주를 브랜드의 철학을 반영한 ‘의(long-life experience), 식(비건 식품), 주(코리빙 커뮤니티)’로 재해석하여 모두에게 좋은 서스테인어블 라이프를 제안한다.
특히 케이오에이가 전개하는 패션 브랜드 르 캐시미어le cashmere는 몽골의 최상급 캐시미어 소재를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기술로 만들어 소개한다. 동물에게 해가 가지 않도록 자연스럽게 빠지는 털만 사용하고, 초지 보호를 위해 생산자들과 순환 방목하고 있으며 ‘르 캐시미어 숲’ 또한 조성 중이다. 아울러 공정 거래를 통해 유목민 저소득층의 소득 증대에도 기여한다. 이처럼 지구와 사람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온 브랜드가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을 선보인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이라는 용어가 조금 낯설지만,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 브랜드의 철학을 온전히 경험하게 된다. 크게 카페, 지속 가능성을 함께 만들어 가고 있는 브랜드들의 스몰 쇼룸 및 전시, 그리고 ‘코리아 런드리’와 함께하는 친환경 세탁 공간으로 이루어진 서스테인어블 해빗. 세탁실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은 진행되는 이벤트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활용할 수 있도록 모두 모듈화되어 구성됐다.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카페는 공간 내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최대한 줄이기 위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이용객으로서는 조금 불편할 수 있지만, 카페에는 쓰레기통이 없으며 냅킨과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또한 제공하지 않고 있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테이크 아웃을 이용하는 고객의 다회용 용기 사용을 권장하는 ‘텀블러 보관 및 대여 서비스’이다.
카페 자체적으로 제작한 대나무 섬유 텀블러를 대여 및 판매하고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카페의 철학에 공감하는 이들도 늘어나 보관 서비스 이용률 또한 높아지고 있다. 고객 스스로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자신의 텀블러를 가져와 카페의 활동에 참여하는 것. 다만 멀리서 여행을 온 이유 등으로 텀블러 대여, 반납이 어려운 테이크 아웃 고객을 위해 생분해되는 코팅되지 않은 종이 잔을 특별히 제작해 제공한다.
몇 가지 시그니처 메뉴에서도 브랜드가 추구하는 바를 엿볼 수 있다. ‘바닐라 베어’는 기후 위기로 인해 빙하가 녹는 북극곰이 처한 현실을 아인슈페너를 통해 표현하는 데, 음료를 마시다 보면 북극곰 모양의 얼음이 나타난다. 또한 디저트는 베이커리 브랜드 ‘써니브레드’와 함께 선보이며 모든 메뉴는 글루텐 프리, 비건 제품으로 건강 측면에서도 지속 가능한 먹거리를 제안한다.
한편, 쇼룸에서 소개하는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살펴보면 그들이 생각하는 지속 가능성이 무엇인지 더욱 잘 알 수 있다. 제품을 생산하는 전 과정에서 환경과 동물에 덜 해가 가고, 참여하는 생산자들에게 온전한 대가가 돌아가는 제품이 바로 그것.
다만, 제품을 만들고 사용하는 순간부터 환경에 해를 가할 수밖에 없기에 ‘오래 쓰고, 다시 쓰는’ 롱 라이프 익스피리언스long-life experience를 추구한다. 브랜드의 관점에서 친환경 제품이라도 오염과 내구성이 약해 수시로 세탁과 수선을 해야 한다면 지속 가능하지 않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반면, 소재가 덜 친환경적이라도 튼튼하고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된 제품은 사용자 경험에 있어서 지속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공간은 지속 가능한 삶과 관련된 모든 활동에 열려있다. 북 토크, 워크숍, 클래스, 세미나, 커뮤니티 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위한 공간 대관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월간 캠페인Monthly Campaign을 통해 매달 작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실천들을 제안한다.
특히, 지난 5월에는 공간에 의류 수거함을 설치하여 안 입는 옷을 기부하는 캠페인을 진행, 총 81벌의 옷을 아름다운 가게에 기부할 수 있었다고 하니 앞으로가 더 궁금해지는 착한 캠페인이다.
이처럼 브랜드가 선보이는 지속 가능한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담긴 아이디어와 구체적인 실천은 예측 불가한 상황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더 나은 미래를 생각할 수 있게 한다. 사물의 시작인 소재에서부터 소비자가 구매, 사용하고 버려지기까지의 전 생애 주기에서 ‘지속 가능함’에 대해 모두 함께 고민해 보는 곳. 올해 말에는 서울숲에서 두 번째 플랫폼을 선보인다고 하니 더 나은 삶을 위한 브랜드의 철학이 더욱더 많은 이들의 공감과 실천으로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서스테인어블 해빗
위치: 서울 용산구 소월로2길 5 1F Sustainable HABITs
운영 시간: 11:00-20:00
홈페이지: https://www.sustainablehabits.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