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툴을 통해 물성과 형태를 탐구하는 프로젝트 전시
2010년 설립된 제로랩 스튜디오는 그래픽, 공간, 가구, 전시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디자인과 제작을 동시에 선보여 왔다. 그들의 활동은 디자인과 예술의 중간 어딘가를 부유하며 전형적인 디자인 스튜디오의 그것과는 결이 다른 모습이었다.
디자인계에 새로운 흐름을 불어넣으며 대체 불가능한 디자인 스튜디오로 자리 잡은 제로랩은 올해 모두가 주목할 만한 프로젝트 ‘STOOL365’를 전개한다. 구체적으로 우리가 접근할 수 있는 가장 작은 크기의 가구인 스툴을 2020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하루에 하나씩 1년간 365개를 선보이며, 매일 인스타그램@stool365을 통해 제작된 스툴을 업로드한다. 기존에는 매월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는 전시를 진행하고자 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월간 전시는 취소되었으며 대신 상반기를 정리하는 전시 <STOOL365 ½>가 열린다.
1~6월분 183개와 7월에 제작된 스툴을 더해 약 190여개의 스툴이 공간을 가득 채운다. 물성과 형태에 대한 탐구가 돋보이는 스툴을 보고 있으면 지루할 틈이 없다. 가지각색 스툴이 놓여 만드는 장관만큼 흥미로운 것은 스툴 각각의 이름. ‘메롱 스툴’ ‘쌓아 올리는 선반 스툴’ ‘원, 반원, 사각형이 있는 스툴’ ‘다리가 많은 스툴’ 등 다소 직관적인 네이밍 센스가 돋보인다.
하루에 하나의 스툴을 만든다는 것은 절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도대체 왜 이런 프로젝트를 전개하는지, 많은 가구 중에 왜 하필 스툴인지 제로랩 장태훈, 김동훈 두 디자이너에게 물었다.
제로랩 디자이너
Q. STOOL365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STOOL365는 디자인 스튜디오 제로랩의 10주년 기념 프로젝트로 기획됐다. 10주년을 어떻게 자축할까 고민하다 우리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것을 하자라고 생각했다. 제로랩이 지난 10년간 지속할 수 있었던 큰 힘은 꾸준함과 성실함이라고 판단했고 그 장점을 보여주기에 적합한 프로젝트가 하루에 하나씩 스툴을 선보이는 STOOL365였다.
Q. 많은 종류의 디자인 오브제가 있다. 그중에 왜 스툴을 선택했는가?
제로랩은 주로 전시 공간 디자인과 연출, 그래픽 작업 등 전시 관련 작업을 많이 한다. 스툴은 미술관 작업을 하면서 항상 제작해왔던 오브제이다 보니 제작 경험도 풍부했다. 또한, 우리는 ‘스툴랩(2017 청주공예비엔날레 기획전)’ ‘2018 SeMA 예술가 길드: 만랩萬Lab(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 분관)’ ‘예술가의 런치 박스 제로랩 스툴워크숍(2019 서울시립미술관)’ 등 스툴을 활용한 전시와 워크숍도 꾸준히 해왔다. 여기에 더해 스툴은 평소 우리가 대하는 가장 작은 단위의 가구이다. 작은 단위이지만 사람의 몸무게를 지탱해야 하는 접촉이 많은 가구라 흥미로운 지점이 많아 자연스럽게 선택했다.
Q. 모든 스툴이 소중하겠지만, 그중에서도 애정 하거나 실험적인 스툴이 꼽는다면?
STOOL365 프로젝트의 가장 중요한 점은 일 년 동안 꾸준히 작업을 이어나가는 것이다. 개별 작업보다 매 작업이 모여 일 년을 이루었을 때 의미가 있다. 그러다 보니 프로젝트 전체로서의 스툴이 중요하며 특정 스툴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장태훈 디자이너의 말처럼 본 프로젝트는 제로랩의 강점인 꾸준함과 성실함 그리고 이에 기반한 독창성을 잘 보여준다. 지난 10년간 ‘메이커 무브먼트’, ‘1세대 엑스스몰 디자인 스튜디오’ 등 다양한 수식어로 표현된 그들의 다음 10년이 기대되는 이유다. 전시는 오는 8월 9일까지 무신사테라스에서 만날 수 있다.
<STOOL365 ½>
위치: 무신사 테라스, 서울시 마포구 양화로 188 AK&홍대 17층(홍대입구역 4, 5번 출구 방향, 전용 엘리베이터 이용)
기간: 7/17(금)~8/9(일)
운영시간: 오전 11시~오후 8시
문의: terrace.info@musins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