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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un Aug 21. 2024

사진작가로서의 류준열

<Once Upon a Time...in Hollywood>

배우 류준열은 2015년, 영화 <소셜포비아>로 데뷔한 이래 <응답하라 1988> <더킹> <택시운전사> 등 다채로운 작품에서 연기하며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다. 대중의 주목을 받는 배우이기에 우리는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그의 모습을 관찰하고 감상하는 것에 익숙하다.

© Hyundaicard DIVE

이러한 의미에서 지난 11월 3일부터 오는 11월 22일까지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에서 열리는 류준열 개인전 <Once Upon a Time...in Hollywood>는 조금 낯설 수 있다. 본 전시는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배우 류준열이 아닌, 카메라 뒤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관찰자이자 사진작가로서의 류준열을 조명하기 때문이다. 사실 그는 JTBC의 예능 프로그램 <트래블러>에서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프로여행러’의 진솔한 모습을 보여줌과 동시에 여행의 순간을 열정적으로 카메라에 담는 모습을 선보인 바 있다. 사진에 대한 그의 남다른 열정과 시선은 이미 많은 이들에게 알려진 사실.

© the artist and HyundaiCard DIVE (1)
© the artist and HyundaiCard DIVE (2)

류준열 작가가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사진 17점은 2019년 미국 여행 중 촬영한 것으로 동시대 풍경을 과거의 시간과 감성으로 표현한 색조가 특징이다. 전시의 제목인 <Once Upon a Time...in Hollywood>는 쿠엔틴 타란티노Quentin Tarantino 감독의 동명 영화에서 빌려온 것으로, 작가는 영화의 배경이 된 1969년 무드에 영감을 받았으며 실제 할리우드에서 사진을 찍기도 했다.

© the artist and HyundaiCard DIVE (3)

배우로서 많은 시간을 카메라 앞에서 보내야 하므로, 그에게 사진을 찍는 행위는 단지 어느 순간의 풍경을 담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는 카메라 앞 배우의 시선을 넘어 카메라 뒤에서 관찰자로서 세상을 바라볼 때 비로소 삶의 균형과 조화를 느낀다고 한다. 작가에게 찍히고 찍는 역할의 도치는 일종의 감정적 해소이자 스스로를 찾아가는 여정이라 할 수 있다. 즉, 작가에게 사진을 찍는 행위는 스스로의 모습과 마주할 수 있는 소통의 방법이며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넘어 세상과 소통하는 길이다.

© the artist and HyundaiCard DIVE (4)
© the artist and HyundaiCard DIVE (5)

작가는 미국에서 마주친 순간 특히 거리의 간판, 벤치에 털썩 앉아 있는 누군가의 뒷모습, (이제는 아득히 먼 이야기 같은) 야구 경기장의 관람객들처럼 눈여겨보지 않고 지나칠 법한 일상의 주변적인 공간과 인물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담아낸다. 사진에 따라 따스하면서도 조금은 쓸쓸함이 느껴지는 그의 시선이 인상적이다.

© The Artist, Untitled, Archival Pigment Print, 100 x 150cm, 2019 (1)
© The Artist, Untitled, Archival Pigment Print, 100 x 150cm, 2019 (2)

구체적으로 작가는 일상에서 만난 오래된 풍경과 새로 생겨난 것들에서 의미를 찾고 각자의 삶 속에서 해내야 하는 무수히 많은 역할 속 혼란을 위로하고 그 본질에 대한 질문과 답을 제시한다. 이러한 작가의 시선을 카메라에 오롯이 담아낸 사진들은 일상에서 만난 풍경과 사람, 오브제에서 새로운 에너지와 힘을 얻고 그를 근간으로 세상과 소통하고자 하는 작가의 삶의 방식을 보여주며, 보는 이로 하여금 묵직하면서도 서정적인 감정을 느끼게 한다.

© The Artist, Untitled, Archival Pigment Print, 100 x 150cm, 2019 (3)
© The Artist, Untitled, Archival Pigment Print, 100 x 150cm, 2019 (4)

한편,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는 지난 7월부터 디자인 세부 분야를 집중 조명하는 디자인 테마를 시작했다. 분기별로 시의성 있는 디자인 카테고리를 선정하여 그에 맞는 디자인 라이브러리 소장 도서를 소개하고 전시와 토크 등 연계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한다. 첫 번째로 진행된 ‘Furniture Design’ 테마에 이어 두 번째 디자인 테마는 ‘Photography’이다. 본 전시는 ‘Photography’ 테마의 일환으로 개최되며, DIVE 앱을 통해 예약 관람이 가능하다.


<Once Upon a Time...in Hollywood>

전시 기간 | 2020년 11월 3일(화)~11월 22일(일)

장소 |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

입장료 | 무료(사전 예약)

운영 시간 | 낮 12시~오후 9시(화~토요일) / 낮 12시~오후 6시(일, 공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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