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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un Jun 17. 2024

전시관이 된 작품 수장고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개관

작품을 감상하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전경 ©안재경

“한국판 테이트모던”, “청주의 문화예술 랜드마크" 등 개관하기 이전부터 다양한 수식어로 기대감을 모은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이 2018년 12월 27일 문을 열었다. 개관 후 약 두 달이 흐른 지금, 미술관은 모두의 기대를 충족하는 공간으로서 자리 잡았을까?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전경 ©안재경

잘 알려졌다시피, 청주관이 들어선 공간은 본래 1946년부터 1999년까지 운영되어온 국내 제1의 담배공장 ‘연초제조창'이었다. 산업화의 흐름에 따라 폐쇄된 후 방치됐던 공장은 재건축을 거쳐 과거 청주 산업의 중심지에서 청주 문화예술의 중심으로 새롭게 탄생한 것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전경 ©안재경

청주관은 작품수장과 보존에 특화된 미술품수장보존센터 즉, 국내 최초 수장형 미술관이라는 점에서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덕수궁, 서울관과 뚜렷한 차별점을 가진다. 일반적으로 미술관의 수장시설은 관람객에게 공개되지 않지만, 청주관은 수장고에 ‘전시' 개념을 도입한다. 이곳에서 전시를 보는 것은 곧, 수장시설을 경험하는 것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전경 ©안재경

미술관은 1층부터 5층까지 운영된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전경 ©안재경

1층에는 로비 및 수장고, 아트존, 보존처리실이 자리 잡는다. 특히 한국 근⠐ 현대 조각 작품이 배치된 ‘개방 수장고(Open storage)’를 주목할 만하다. 백남준, 서도호, 권오상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설치미술가의 작업을 볼 수 있으며, 작품이 보관되고 있는 진열대 사이를 걸으며 전시를 감상하는 것은 확실히 타 미술관과 차별되는 이색적인 경험이다. 

©안재경

2층에는 관람객 쉼터, 수장고 및 보존처리실이 있다. 이곳에 위치한 ‘보이는 수장고(Visible Storage)'는 개방 수장고와는 다르게 관람객이 수장고로 직접 들어갈 수는 없고, 수장고의 창을 통해서 내부를 관람하는 구조다. 

<하이라이트 미술은행> ©안재경

3층 수장고에서는 개관 특별전 <하이라이트 미술은행> 전시가 오는 4월 30일까지 진행된다. 본 전시는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미술은행 대표 소장 작가들의 작품 100여 점이 전시되며 회화, 조각, 미디어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집약적으로 공개돼 관람객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하이라이트 미술은행> 전시 전경 ©안재경

이 외에도 3층에는 라키비움, 보존처리실 등이 있어 작품이 보존되는 과정을 관람객이 알기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하이라이트 미술은행> 전시 전경 ©안재경
<하이라이트 미술은행> 전시 전경 ©안재경

4층 또한 수장고와 보존처리실이 있으며, 5층에서는 기획전시가 진행된다. 현재 기획전시실에서는 <별 헤는 날: 나와 당신의 이야기> 전시가 오는 6월 16일까지 열린다. 본 전시는 회화, 사진, 조각, 영상 다양한 장르를 통해 우리의 작은 일상에 주목한다. 청주 출신의 작가 강익중 등 작가 15명의 작품 23점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별 헤는 날: 나와 당신의 이야기> ©안재경
김수자_<바늘여인>_1999~2001_8 채널 비디오, 컬러, 무음_각 6분 33초_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안재경
정연두_<내사랑 지니>_2001~2005_비디오 프로젝션_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안재경

특히, 전시 작품인 <내사랑 지니>를 통해 정연두 작가는 “다양한 나이와 국적을 지닌 평범한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꿈’에 대해 질문하고, 그들이 상상하는 ‘꿈을' 현실로 실현시킨다. 작가는 인물들의 현재 상황을 보여주는 모습을 촬영하고, ‘꿈'이 이루어진 후 극적으로 변화된 모습을 정교하게 재현된 공간 속에서 촬영한 후에 이를 함께 전시했다.” 이처럼, 본 기획 전시는 어렵고 난해한 현대미술이 아닌, 우리 이웃의 이야기에 집중한 작품을 선보임으로써 관람객들이 좀 더 친근하게 예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김상우_<세대>_2003_캔버스에 유채_190x70x(10)cm_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안재경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는 미술품수장보존센터라는 역할에 걸맞게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전시를 선보인다. 또한 우리나라 현대미술 수장과 보존의 메카답게, 쉽게 만나볼 수 없는 국내 대표 아티스트의 작품을 집약적으로 관람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람객에게 귀중한 경험을 선사한다. 

김을_<갤럭시>_2003~2016_종이에 드로잉, 각종 오브제_가변 크기_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안재경
양정욱_<피곤은 언제나 꿈과 함께>_2013_나무, 모터, 실, PVC_330x250x250cm_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안재경

이러한 점에서 청주관은 청주의 랜드마크를 넘어 한국 현대미술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지 않을까. 또한, 2019년 7월까지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옛 연초제조창 일대를 공예클러스터, 문화체험시설 및 상업 시설 등의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든다 하니, 앞으로도 청주에서 펼쳐질 다양하고 흥미로운 콘텐츠가 더욱 기다려지는 이유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전경 ©안재경

장소 |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충북 청주시 청원구 상당로 314)

관람시간 | 화~일요일 / 10:00 - 18:00 (월요일 휴관)

문의 | +82 43 261 1400

참고 및 인용 |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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