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ing Texting>전
2014년 마룬파이브가 발표한 다섯 번째 정규 앨범 “V”의 몽환적인 앨범 재킷은 밴드의 음악만큼이나
국내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밴드에게 근사한 앨범 디자인을 선사한 인물이 한국의 사진작가 ‘이정’이었기 때문.
이처럼 국내외에서 많은 관심을 받는 이정 작가가 참여한 전시 <Playing Texting>이 도잉아트에서 지난 2월 13일부터 오는 3월 20일까지 열린다. 전시는 이정 외에도 고정원, 유승호, 정세인 등 아티스트 4인이 모여 텍스트라는 오브제를 활용해 각자의 이야기를 펼친다.
‘문자’의 사전적 정의는 “인간의 언어를 적는 데 사용하는 시각적인 기호 체계”이다. 하지만, 참여 아티스트들은 저마다의 색깔을 통해 사전적 정의를 뛰어넘는 세계를 관람객에게 선사한다. 네 작가 앞에서 문자는 읽고 쓰기 위해 사용되는 도구를 넘어, 조형적이며 창조적인 이미지가 된다.
고정원 작가는 간판과 네온을 통해 관람객을 만난다. 그는 익숙한 텍스트의 이미지들을 활용해 편안함 속의 불편함을 이야기한다. 또한, 네온만이 갖고 있는 특수한 빛과 발광 소리로 우리의 감성을 자극한다.
노동집약적인 작업량이 인상적인 유승호 작가는 작은 글자의 반복으로 풍경화를 그려내는 ‘문자산수’ 작업을 선보인다. 한지 위에 펜으로 글씨나 점들을 수없이 반복하여 한 폭의 산수화를 그려낸 그의 작품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여 전체를 바라볼 경우 특정한 이미지가 된다.
앞서 소개한 이정 작가는 전시장에 몽환적 풍경을 만들어낸다. 풍경과 텍스트를 짝지은 그의 시적인 작업은 포근함, 따뜻함, 섬세함, 그리움 등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남겨 놓는다.
한편, 정세인 작가는 구체적인 의미와 감정들을 있는 그대로 표면에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던지는 방식으로 작업을 한다.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텍스트가 읽히는 작품에서 삶에 대한 작가의 진지한 통찰이 돋보인다.
이처럼 이미지화된 텍스트가 부유하는 전시장에서 각각의 작품들은 텍스트의 무한한 가능성과 문자에 대한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텍스트가 전하는 낯선 감각과 새로운 영감을 얻고 싶다면 지금 전시장을 찾아보자. 전시 기간은 3월 20일(수)까지 연장됐으니 방문에 참고할 것.
<Playing Texting>
작가 소개 영상 | https://youtu.be/I2kaPa3sDVc
주소 | 06719 서울시 서초구 남부 순환로 325길 9 B1
운영시간 | 화 ~ 토 10am-6pm, 일 11am-5pm (월요일 휴관)
홈페이지 | www.dohingar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