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r Paradise, 아마도 멋진 곳이겠지요>展
개인의 취향이 곧, 콘텐츠이자 비즈니스가 되는 시대다. 공간 운영자의 감각이 듬뿍 담긴 가지각색의 편집숍부터 자신만의 콘텐츠로 무장한 유튜버Youtuber까지, 온 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취향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는 요즘의 풍경이다. 하지만, 개성 넘치는 편집숍의 구경을 마치고 밖으로 나온 순간, 침대에 누워 유튜브를 보다 잠시 바람을 쐬기 위해 방의 창문을 여는 바로 그 순간! 우리 눈앞에는 ‘자이’ ‘래미안’ 등 각자 다른 이름을 옆구리에 붙이고 서있으나, 개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아파트 숲이 펼쳐진다.
지난 5월 1일부터 오는 6월 22일까지 두산갤러리에서 열리는 두산인문극장 기획전시 <Our Paradise, 아마도 멋진 곳이겠지요>는 참여 작가 구지윤, 김인배, 이용주, 조익정, 황문정의 시선을 빌려 이제는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해진 아파트를 다양한 시각으로 살펴본다.
아파트를 바라보는 시선은 개인마다 다르다. 실제로 한국인의 70% 이상이 아파트에 살고 있거나, 그곳에 살기를 희망한다고 한다. 반면, 아파트가 만들어내는 비인간적인 콘크리트 풍경은 종종 비난의 대상이 된다. 한편, 본 전시는 참여 작가가 모두 1970-90년대 한국에서 태어난 세대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를 가진다.
해방 이후 1959년 ‘종암아파트'를 시작으로 “꾸준히 진행되어온 도시 건설은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오래된 도시조직들을 파괴하며 비어 있던 땅뙈기 하나 남기지 않고 구옥들을 철거하면서” 전에 없던 주거의 풍경을 만들어냈다. 참여 작가는 이 거대한 변화의 흐름을 유년기 때부터 온몸으로 경험한 세대 즉, ‘아파트 키즈’다.
그들의 선택과 상관없이 태어난 순간 이미 눈앞에 펼쳐져 있었으며 성장과 생활의 터전이었던 아파트를 소재로 이용주는 건축가로서 도시건축적 풍경을 자신의 시각으로 해석해 구현한 조형물을 선보인다. 특히, 공간 전체를 아우르는 아파트 형상의 철제 설치작품은 단조로웠던 갤러리의 동선을 새롭게 구축하는 벽의 역할을 하며 독특한 풍경을 그려낸다.
조익정은 드로잉, 설치 작품을 통해 익숙한 환경이지만 그것이 한 인간의 내면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섬세하게 포착한 내러티브를 보여 줌으로써 우리가 사는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
구지윤은 도시화의 속도에서 비롯된 반복적인 순환 구조의 폭력성과 공허함을 그림으로 표현하며, 황문정은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도시의 생태와 변화의 과정에서 벌어지는 충돌과 낯섦을 나타낸 설치로 개입한다.
그리고 김인배는 드로잉이나 조각으로 기존의 익숙한 개념과 인식에 도전하고 질문하며 구분과 경계를 끊임없이 허물어뜨리려 노력한다. 전시는 감상을 마친 관람객에게 다시 한번 묻는다. 당신에게 아파트란 무엇인가?
<Our Paradise, 아마도 멋진 곳이겠지요>展
기간 : 2019년 5월 1일(수) - 6월 22일(토)
관람안내 : 화-금: 10:30am~8pm / 토-일: 10:30am-7pm(무료입장, 매주 월요일 휴관)
장소 : 두산갤러리 서울 | 서울시 종로구 종로 33길 15 두산아트센터 1층
문의 : 두산갤러리 02-708-5050 / doosangallery.seoul@doo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