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찍이 떨어져 있었던 것만 같던 주름이
어머니 곁에 하나 둘 모이는 동안
난 그랬다. 원래 시간은 그런 거야
나에겐 그런 날이 오지 않을 거란 믿음도 없으면서
또 그렇게 빨리 다가올지도 모르는 양
남 얘기하듯
흰 눈이 몇 번 내리고 나니
나의 계절도 겨울을 닮아 가고 있는 듯했다.
속살을 살짝 내밀고 하얀 눈에 덮인 마뭇가지들 처럼
머리카락도 거뭇거뭇 흿깃흿깃 하다.
흰 눈이 마저 다 내리면, 그렇게 모든 것을 덮어버리면
그땐 사락 없어지는 걸까
이 모든 갈증과
이루고자 했던 것들의 흔적을 모두
덮고 나면 정말 모두 끝인 걸까?
봄을 기다리던 마음은 이제 다시 오지 못하는 걸까?
무심히 보낸 방임의 시간은
결국 새로운 봄의 윤회를 보지 못하게 할 뚜렷한 명분이 되었다.
깊어진 눈과
큰 숨 뒤에 숨겨진 침묵의 소리와
듣고 싶어도 들리지 않는 깨달음이 소리는
차가운 눈의 시간을 타고 흘렀다.
어머니의 시간이 주는 만큼 나의 적막도
더 큰 소용돌이를 만들고 있다.
어머니와 함께할 마지막 봄이 아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