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재회

-기억되는 날-

by 고영준SimonJ

새벽부터 카톡 알림이 소음을 유발했다. 아주 낯선 이로부터 생일 축하 메시지를 받았다. 온 메시지들의 80%가 한두 번 봤거나 평소에 자주 연락 못하던 이들로부터 온 것이다. 묘한 낯섦이 머리를 스치고, 그래도 먼저 그 모든 관심과 애정에 감사를 보냈다. 진심으로 감사할 따름이다. 생일 때마다 생기는 안 좋은 일들은 한동안 징크스처럼 따라다녔다. 아마도 잠재의식 속 무언가가 그런 상황을 만들고 조장한 듯싶다. 오늘은 기분 좋은 미팅도 잡혀있다. 비즈니스 미팅이자만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미팅이라 마냥 즐겁게 기다렸다.

새벽에는 이탈리아 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열렸고, 난 이방의 땅에서 열리는 지구촌 체육행사의 시작을 보며 새로운 것 모르는 것 투성이인 세상을 혼자 잘난 척 산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과 함께 그곳이 궁금해졌다.

새로움과 약간의 긴장이 동반되는 낯섦과의 조우를 경험하고 싶다는 욕구가 어린 시절의 그때보다 더욱 거칠게 일어남을 느낀다. 한 살 더 먹은 세상 또 부족해지는 제한된 시간 속의 나를 단속하며 어디론가 방향을 틀고 싶어 하는 지금은 소년 같다.


투정 부리고 싶은 날을 찾고 싶은 모양이다. 쌀쌀해진 날씨의 거리보다 포기한 것들의 체념들로 채워진 시간의 얼음덩어리를 녹여야 할 때다. 만년필에 잉크를 채우고 펼쳐진 노트에 한 자 한 자 적었다. 하고 싶었던 것들을 그런데, 모두 깔끔한 명사들의 조합이 아니라 의문문 투성이었다. 오늘 하루는 낯선 이들의 축하로 시작한 만큼 새로움과 낯섦에 입맞춤하자. 그런 계획을 만들고 체념의 얼음덩어리에 해빙의 햇살을 조금이라도 비추자. 맑은 날이다. 감사한 날이며, 또 이 순간 고운 숨을 쉬고 있다.


한 사람 만을 위해 기억되는 날도 있을만하다. 해가 뜨고 다시 달이 지는 새벽까지 한 사람을 위한 그런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