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가는 것을 흘러가도록 내버려둘 때 마음은 건강합니다.
생각과 감정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것은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일어나고 변화합니다.
마음 속의 생각과 감정은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일어납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해야지' 결심한다고 해서 갑자기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가 없고, ‘행복해져야지'라는 생각으로 우울함이 단번에 날아가지 않는 것처럼요.
마음이 내 안에 있는 것이긴 하지만 내가 완전히 좌지우지할 수가 없는 것이지요.
상황과 조건에 따라서 관련된 생각이 일어나고, 감정이 떠오릅니다.
이에 대해서 학자들은 인간이 아닌 '비의식적인 시스템'이 생각을 생성한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그저 그 생각들을 인지할뿐이라고 하죠. 어떤 노력이 없이도 생각이나 감정은 떠오릅니다. 원치 않는 생각이 자꾸 떠올라서 괴로웠던 적이 있을 겁니다.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싶어도 걱정만 밀려오는 때가 있습니다. 감정 또한 '나는 불안하지 않을거야'라고 결심한 후에도, 불안감이 불쑥불쑥 차오르기도 하죠.
특히나 감정은 나의 상태를 알려주는, 또 내가 어떤 조치를 취해야할지를 알려주는 좋은 시그널입니다.
그렇기에 어떤 감정도 틀린 것이 없어요. 그저 있는 그대로의 사실일뿐이죠.
다만, 마음으로 인해 덜 괴로울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생각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내버려두는 것입니다.
우리의 괴로움은 보통 특정 생각을 붙잡고서 너무 집착하는 데에서 오기 때문입니다.
또, 어떤 감정에 대해서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않고 ‘싫다, 좋다'로 평가하기 때문이죠.
자신을 잘 관찰해보세요. 어떤 감정이 탁 하고 떠오르는 순간을 포착하기가 쉽지 않을겁니다. 감정을 자각하기도 전에 이미 이런저런 생각과 그 감정을 회피하려는 작업들을 했을 거에요.
하지만 그런 생각과 감정을 민감하게 알아차린 후, 모두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아, 이런 생각이 떠올랐구나.’ ‘아, 화가 났구나.’하고 알아차리기만 하면 그 생각과 감정은 더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흘러갑니다.
(이미 너무 누적되어 강렬해져버린 감정은 어느정도 해소하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에 따로 다루기로 할게요)
그렇게 흘러가도록 내버려둘 수 있을 때에 마음 때문에 더 괴로워지는 일을 방지할 수 있는 것이죠. 끊임없이 변화하는 생각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내버려두세요.
걱정과 고민도, 또한 불안도 분노도 붙잡고 있으면 있을수록 더욱 커져버릴 겁니다. 마음에서 한발짝 떨어져서 어떤 생각이 일어났는지, 어떤 감정이 느껴지는지 그저 바라봅니다. 그러면 마음은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될거에요.
이 또한 습관으로 자리잡아야 자연스럽게 가능해지기 때문에, 기존의 습관 (감정을 부정하거나 밀어내거나 집착하는)을 수정하기 위해 연습이 필요합니다. 감정과 생각을 세심하게 알아차리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내버려두는 작업을 반복적으로 할 때에 아주 천천히 변화하는 것이죠.
자신을 다독여가며 조금씩 조금씩 시도해보기를 권해드립니다.
모두들 편안한 명절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