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에 속지 마세요
느낌에 대한 팩트체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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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느낌에 대한 팩트체크2.
두 번째 팩트체크를 하자면, 느낌을 따르는 건 나를 이롭게 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예를 하나 들어볼게요. 스트레스를 받거나 심리적 소진 상태에 있을 때 무기력감을 느끼곤 합니다. 때때로 깊은 우울은 이런 무기력감을 동반하죠. 아무 의욕이 없고 어떤 것도 하고 싶지 않은 기분이 듭니다. 마음 속에서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날 좀 가만히 내버려둬’라고만 외칠 뿐입니다. 이때, 이 무기력한 느낌을 계속해서 따른다면 어떻게 될까요? 무기력감에서 더욱 회복되기 어렵고, 오히려 몸을 헤치게 될 겁다. 먹 지도 않고 사람을 만나지도 않을 테니 점점 더 쳐질 수밖 에요.
무기력감에서 회복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새로운 행동을 하거나 나를 움직이게 만드는 환경에 노출시키는 것입 니다. 몸을 움직여 활력을 생성시키면 그 결과로 자연스럽게 활기찬 느낌이 드는 거죠. 운동이 너무 가기 싫은 날에 억지로 어떻게든 운동을 가본 분들은 아실 겁니다. 운동하 고난 후 몸이 훨씬 가뿐하고 의욕이 생겨나는 것을 경험하셨을 거예요. 그러니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는 느낌을 그대로 따르는 건 내게 이로운 방법이 아닌 거죠.정말 아무것도 안 하면 우리는 죽어버릴 테니까요.
느낌을 따르는 게 이롭지 않은 또 하나의 대표적인 감정이 바로 ‘분노’입니다. 분노 감정은 무척 강렬해서 평소 하지 않던 말과 행동을 하게 합니다. 그렇지만 그 감정에 이끌려 거친 말들을 내뱉는 바람에 겉잡을 수 없이 상황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아요. 극단적인 사례로는 층간소음 때문에 화를 못이겨 이웃을 폭행한다거나, 부부간가족간에 홧김에 살인 사건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죠. 그런 행동을 저지르는 것은 누구에게도 이로운 결과를 가져오지 않아요. 그런 행동의 대부분이 처음부터 계획한 것이 아니라, 순간적인 강렬한 느낌에 끌려간 것일 뿐이라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단지 느낌에 끌려 행동한 것이지만 어마어마한 상황을 만들어내는 겁니다. 몇몇 느낌의 경우, 그 느낌을 따르는 게 나뿐만이 아니라 모두에게 결코 이롭지 않다는 걸 알수있어요.
느낌은 그저 느낌일뿐 끌려가지말자
이렇듯 느낌은 자칫하면 우리 스스로를 해치는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느낌을 따르다가 헤어나올 수 없는 함정에 빠지게 될 수도 있죠. 이를 대비하여 두 가지를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첫째, 느낌은 내 마음 안에서 항상 변화하는‘일시적현상’이라는 걸 기억하세요. 그러면 느낌에 덜 매달리게 될 겁니다. 흘러가는 느낌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어요. 내 마음을 잠깐 스쳐가는 손님 정도로 생각해보세요. 그러면 그에게 휘둘려서 원치않는 행동을 하지는 않을겁니다. 욱하고 잠깐 다녀가는 분노감으로 인해서 되돌릴 수 없는 말이나 주먹다짐을 하는 일도 없어지겠죠. 또 끝없는 무기력감에 사로잡혀서 생명이 위태로워지는 일도 막을 수 있겠고요.
둘째, 좋은 느낌에 집착하지 않고 나쁜 느낌으로부터 도망가지도 않아야 한다는 걸 기억하세요. 행복에 대한 오해는 ‘좋은 느낌을 지속적으로 느껴야 한다’는 생각에 있다고 앞서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좋은 느낌도 나쁜 느낌도 우리의 행복을 좌지우지하지는 않습니다. 행복한 사람도 늘 두려움, 권태감, 질투심, 분노감 같은 불편한 감정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또 불행한 사람이라고 해서 늘 괴롭기만 한 것이 아니라 즐거움을 느낄 수 있죠.
행복은 시시각각 변하는 감정에 의존하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사회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이 말한 것처럼 하나의 존재 방식이에요. 행복해지고 싶다면 일시적인 즐거움에 집착하기 위해 술,마약,소비등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나의 모든 감정에 대해 열린 마음이 될 수있는 상태가 되어야 합니다. 나아가 나를 이해하고 보살피고 성장하 는 것 같은 더 넓은 차원에서 변화를 주어야 합니다.
오늘도 여러 가지 느낌이 여러분의 마음을 다녀갔을 겁니다. 그 느낌을 무시하지 않으면서, 그렇다고 불편한 느낌에 압도되지 않으면서도 얼마든지 행복한 일상을 영위할 수 있다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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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상담심리사 김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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