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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혜령 Nov 04. 2021

자신을 너무 재촉하지 마세요

마음의 상처에서 회복하려고 애쓰는 분들께

안녕하세요. 김혜령 작가입니다.

많은 분들이 카카오뷰 채널 추가 이벤트에 신청해주고 계신데요.

[마음 돌보는 심리수업]에 1:1메세지로 보내주시는 고민과 사연을 신중하게 읽어보고 있습니다.

제가 일일이 개인적으로 답을 드리지 못해 죄송할 따름이에요.

답변이 없어도 모든 메시지들이 무사히 잘 도착했고 소중하게 읽어보고 있으니

혹시라도 염려는 마세요.



사실 저의 책과 브런치 또는 인터뷰 영상을 보시고 사연을 보내오시거나, 심리적 어려움을 말씀해주시는 경우는 종종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루에 이렇게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마음이 아프고, 저도 모르게 기도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게 되네요. 모든 분들의 내면의 문제를 제가 해결해드릴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도움이 될까하여 꼭 드리고 싶은 얘기가 있어 글로 담아봅니다. 


(혹시 카카오뷰 채널 '마음 돌보는 심리수업' 친구 추가 이벤트에 대해 아직 모르신다면 아래 글을 참고하세요)

https://brunch.co.kr/@kundera/237




"내 마음에는 정답이 필요한 게 아니다." 


언젠가 상담을 받으셨던 분께서 해주신 얘기입니다. 직장일과 사람문제로 너무 힘들어서 배우자에게 힘든 마음을 토로했더니 별로 반응을 안해주더랍니다. 무딘 사람이라서 큰 기대도 안했지만 그날은 위로가 너무 필요했대요. 많이 힘들었던 거죠. 그래서 결국 남편에게 '나한테 위로 한마디만 해주라' 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말을 했습니다. 그런데 남편으로부터 돌아온 얘기는 대략 이러했습니다. '나도 힘들다. 너만 힘드냐. 그리고 솔직히 너는 배부른 소리하는 거다. 대기업 다니면서 힘들다고 이직고민하는거 아니냐. 취업 못해서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남편의 말을 들으니 틀린 말이 하나 없었습니다. 남편도 힘든 상황인 것도 맞고, 본인이 큰 회사 다니면서 안정적으로 월급을 받고 있는 것도 맞았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정말로 배부른 소리이긴 하죠. 하지만, 그 말을 듣고 마음이 더 괴로워졌다고 해요. 남편이 너무 미우면서 동시에 스스로가 멘탈이 약하고 엄살 피우는 것처럼 느껴져서 너무나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편에게 위로 한마디 들으려다가 오히려 상처만 더 깊어지고 더 엉망이 된 것 같았다고 해요. 그리고 이후로 몇달의 시간이 지났는데도, 남편에게 그런 말을 들은게 마치 트라우마처럼 계속 생각나면서 화도 나고 눈물도 났다는 거죠. 


그분은 왜 남편의 '맞는 말'을 듣고 더 상처가 깊어졌던 걸까요. 이런 사례는 아주 허다합니다. 너무너무 힘든 마음을 누군가에게 어렵게 토로했는데 되려 상처를 더 깊게 얻게 되는 경우요. 분명히 틀린 말도 아니고, 나를 생각해줘서 하는 얘기 같긴한데, 신기하게도 마음은 더 아프기만 합니다. 


우리의 마음이 약해져 있을 때, 혹은 상처가 깊을 때는 '정답'이 필요한 게 아닙니다. 그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할지, 어떤 태도가 가장 현명한 태도인지를 아는게 시급한게 아니지요. 그 때에는 그 마음을 있는 그대로 알아주고 괴로움을 정당하게 이해해주는 게 필요합니다. 그러니까 객관적으로 얼마나 힘든 상황인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그래, 너 정말 힘들겠다. ' '마음이 많이 아프지? ' '오늘 하루도 견디느라 고생했어.' '그래 맞어. 정말 힘들만한 일이야.' 라고 힘들어하는 그 마음을 그대로 읽어주고 이해해주는 거죠. '아픈 마음이 틀렸어. 넌 지금 아파할만한 일이 아니야' 라고 하는 게 아니라. 충분히 아플만한 일이라고, 내가 겪어보진 않았지만 너가 힘들다면 그건 그만한 이유가 있는 거라고. 말해주는 거죠.


아픈 마음에는 '정답'이 필요한 게 아닙니다. 돌봄이 필요하고 함께 머물러주는 마음이 필요해요. 그렇기에 너무 객관적으로 고민상담해주는 친구나 애인의 말은 오히려 상처가 되는 것이죠. 이 것을 안다면, 주변 사람이 힘들어 할 때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 이전에 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해보려고 하겠지요. 또한 내가 힘들 때에 주변 사람들에게 완벽한 위로를 기대하지는 않게 되기도 하고요. 왜냐면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시각에서 보기 때문에 상대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읽는 것이 어렵거든요.




"우리는 나무가 자라듯이 자라고 있다"

고민을 보내주신 분 중에 몇몇분들은 이미 심리상담도 받아보셨고, 병원의 도움을 받아보시기도 하셨다는 것을 잘 압니다. 꼭 상담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자신의 내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심리서를 읽거나 여러가지 공부나 명상 등을 시도하셨을 수도 있어요. 그런데 그러다 보면 어느 시점에는 '나는 노력하고 있는데 왜 나아지지 않는거지?' '왜 계속 제자리만 맴도는 것 같지?'하고 실망하는 순간이 옵니다.


왜냐하면 내가 기대하는만큼 나아지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런 실망감 때문에 아예 포기하거나, 스스로를 비난하는 분들도 계세요. 그러면서 더 스스로를 재촉하고 채찍질하려고 하기도 하죠. 


그런데 단지 '기대하는만큼' 나아지지 않았을 뿐입니다. 우리의 기대는 항상 우리의 현실보다 높죠. 그런데 스스로를 자꾸 다그치고 재촉하면, 당연히 마음은 회복할 수 없습니다. 아이처럼 우쭈쭈해주고 격려해줘야 해요.


분명한 사실은 바른 길로 가고만 있다면, 우리는 아주아주 천천히 자라고 있다는 겁니다. 나무가 자라듯이 자라고 있어요. 그러니 자신을 너무 재촉하지 마세요. 분명히 나아졌고 또 나아질 겁니다. 


이 내용에 대해서는 아래 영상에 더 긴 얘기가 담겨있으니 참고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사실 제가 유튜브 채널을 열어서 시행착오를 거치며 영상을 하나씩 만들어 보고 있답니다. 

많이 서툴지만 도움이 되셨으면 해요. 1:1 메세지로 보내주시는 내용들도 참고해서 유튜브영상이나 글을 통해 도움이 되는 내용을 담아볼게요.) 


https://youtu.be/H8xIZc_kNEY





작가, 상담심리사 김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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