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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문장_아버지는 나를 탓하지 않으실 거다

아버지와 이별 그리고 최원석

오늘의 문장은 소중한 사람 최초딩 최원석 작가님의 『나의 아버지』(2023)에서 가져왔습니다.                                                                                                       

나는 아버지께 어떤 아들이었는지 자꾸만 되돌아보게 된다. 아버지는 아들 덕을 볼 수 있을까. 그렇지 못하더라도 아버지는 나를 탓하지 않으실 거다. 오늘따라 아버지가 유독 더 보고 싶구나.
_「2021년 5월 30일」 중에서

 

 유난히 마음을 많이 주고받게 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떻게 시작된 관계인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만난 지 얼마 안 됐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기분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사람의 현재 상태와는 상관없이 그저 무조건 잘 되길 바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최초딩 최원석 작가님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입니다. 작가님이 직접 출간한 <나의 아버지>를 여러 번 펼쳤다가 덮었습니다. 텀블벅으로 한 권 구매해서 칭다오에서 받은 책, 속초 동아서점에서 구매해서 소장하고 있는 책까지 총 두 권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교민들에게 소개하지도 못했습니다. 제가 이 책이 가지고 있는 슬픔의 무게를 감당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책을 보면서 작가님과 나눴던 메시지들을 살펴봤는데, 최원석은 참 최원석 같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본인도 힘들면서 다른 사람이 힘들까 걱정하고, 더 챙겨주지 못해 미안해하고, 부탁을 죄송할 정도로 잘 들어주시고... 마음을 주면 보내야 마음이 편한 저와는 계속 마음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는 사람입니다(황인찬 시인님 사인본 주신 마음 계속 생각하는 중). 최원석 작가님이 보낸 시간을 안다고 할 수 없습니다. 각자의 최선과 마찬가지로 각자의 슬픔도 비교의 대상이 아니니, 그저 조용히 응원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3년간 떠난 분들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제대로 이별하지 못한 경우도 많습니다. 애도에 끝은 없지만, 최원석 작가님의 '떠나보냄'의 과정을 함께 한다면, 조금은 위로가 될 거 같습니다. 슬픔은 슬픔으로 위로받아야죠.


 아빠가 되고 나서 알게 된 사실은, 신형철 선생님 말이 맞다는 것입니다. 자식은 나를 필요로 하고, 나는 자식을 사랑한다. 자식은 부모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하지만, 부모는 자식을 '그냥' 사랑합니다.  


 기록하는 습관이 지닌 미덕은 이런 것이겠지요. 세월의 풍화로부터 추억을 지키는 일이요. 잘 사는 게 최고의 효도입니다. 무엇보다 '건강하게'.


 오늘은 하루가 되게 기네요. 준서에게 좋은 추억 하나 남았으면 족합니다. 도서관은 내일 오후 2시에 개관합니다. 연휴 기간에 반납일이 겹치는 분들은 10월 10일까지 반납해 주세요.

 익명의 청소년이 소중한 책을 기증해 주셨습니다. 마음이 선한 친구, 감사합니다.

내일은 오후 3시 청소년 북클럽 소란과 오후 5시 청소년 인문고전살롱이 모이는 날입니다.

평안한 밤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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