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이산가족 상봉
어서 와, 칭다오는 처음이지 : 21세기 이산가족 상봉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겠지만, 중국에선 '될 때까지 된 게 아니다."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무슨 일이 완성될 때까지, 이루어질 때까지 아무리 약속하고 보증해도 안심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은 칭다오시 청양구라는 한인타운이다. 한인 타운답게 구정부와 한인회 사이도 좋은 편이다. 특히 이번 한인회 임원단과 구정부와의 사이가 좋아서 함께 하는 일들이 많아 보인다. 우리 가족이 타지 못했던 2020년 9월 전세기도 구정부 덕분에 띄울 수 있었고, 굉장히 많은 신경을 써 준 걸로 알고 있다.
이번에는 변수가 많았다. 한국과 중국 모두 코로나 대유행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기에 전세기 날짜는 가장 늦게 나왔다. 원래 모든 허가가 나온 뒤에 날짜가 확정된다. 아내와 준서는 9월 1일 전세기로 들어오게 되었다. 전세기가 칭다오에 도착한 뒤에 예약해둔 표를 취소했다. 사실 아내 혼자 준서를 데리고 케리어 3개와 유모차까지 끌고 오는 게 불가능할 거라 생각했는데, 정말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다. 도서관에 오시는 분들이 동료와 가족들에게 연락하셔서 탑승수속부터 호텔에 짐을 올리는 것까지 모두 다 도와주셨다. 환기도 안 되는 버스를 타고 호텔 앞에 도착한 아내와 준서를 보기 위해 마중을 나갔다. 지나가는 버스라도 보려고 나갔는데, 버스가 호텔 밖에서 대기하고 있어서 자정을 넘긴 새벽에 1년 6개월 만에 버스 창문을 사이에 두고 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
아내와 준서가 격리한 호텔은 시설이 괜찮았다. 구 공항 앞에 있는 호텔이었고, 도서관에서 차로 5분 거리라서 매일 인사하러 갔다. 아내와 준서와 같은 땅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었고, 격리 생활도 잘 견뎠다.
나와 아내의 입에서 '감사'가 나온다는 사실에 우리는 역시 전우임을 확신했다. 정말 많은 일이 있었고, 많은 파도를 넘었다.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 너무 많은 고민과 후회와 원망을 하지 않기, 다음 단계를 위해 고민하고 결단하고 나아가고 책임지기, 유해한 사람 되지 않기, 무해하고 조금은 유익한 사람이 되기, 있을 자리와 쓸모와 곁에 있는 사람에 대해 자주 생각하기, 최고의 남편과 아빠가 아닌 최선의 남편과 아빠가 되기, 잘 살기. 매일 설레는 마음으로 1분 동안 인사하러 가며 다짐한 것들이다.
9월 11일, 아내와 준서를 만났고, 반려묘 메리까지 완전체 가족이 되었다. 21세기에 어쩌다 이산가족이 된 우리는 드디어 상봉했다. 어서 와, 준서야. 칭다오는 처음이지. 우리 집에 잘 왔어. 이제 엄마랑 아빠랑 잘 살자.
성아야,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 많았어.
2022.09.11. 추석, 이별과 만남 사이에서
칭다오에 사는 이방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