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위드 코로나?
엄마로 살아온 날
이미 아득하데
할머니,
지금도 엄마 보고 싶을 때 있어?
엄마 얼굴 기억나?
고개 끄덕이며 웃는
우리 할머니
백 살 먹은 딸
딸이 웃으면
엄마도 어디선가 웃고 있겠지
_유병록, 『마음과 엄마는 초록이었다』(오은 엮음, 난다, 2022), 「딸이 웃으면」 중에서
지난밤엔 1월 8일부터 입국 시 격리가 과거형이 될 거란 소식을 들었습니다. 지금부터 코로나는 감기고, 불필요한 격리를 할 필요가 없다는 소식이었죠.
오전에는 출입경사무소에 거류증을 연장하러 갔습니다.
기침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더군요. 어쩔 수 없이 앉아서 업무를 보는 직원들의 표정에 "어쩔 수 없음"과 "어찌해야 함"이 동시에 보였습니다. 저를 담당했던 직원은 화가 많이 난듯했습니다. 처음 보는 직원이었는데, 확진된 직원 대신 자신의 업무가 아닌 익숙하지 않은 다른 업무를 보고 있는 걸 수도 있었겠지요. 그래서 전에는 하지 않던 날카로운 질문과 행동이 있었습니다. 6개월 미만으로 나올 때 비자 수수료로 400위안을 냈는데, 오늘은 1인당 800위안을 냈습니다. 적어도 1년 연장이란 뜻이겠지요. 곳곳에 구멍이 많이 보였습니다. ems 직원들도 확진이 많이 되어 우편 수령보다 직접 수령이 나을 거란 말도 들었고, 전체적으로 지친 느낌이었습니다.
지친 얼굴들을 보고 집에서 와서 우연히 2023 난다 토끼 일력을 제작하신 업체 사장님과 난다 대표 김민정 시인님의 라이브방송을 보게 되었습니다. "어쩔 수 없음"에 지지 않고 "어찌해야 함"에 충실했던 사장님의 간증(?)을 들으니 '천직'에 대해 생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47년 동안 같은 일을 하면서 '재밌다'라는 말이 나올 수 있다니, 정말 놀랍습니다. 덕분에 저도 종이와 풀 공부했습니다.
어머니가 생각났습니다. 권태기를 사치로 생각하셨던 어머니가 생각났어요. 그리고 좀 더 잘 살아야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엄마 사랑 많이 받고 자랐나 봐요.”라는 말을 듣게.
연락원(외국기업에서 외국인을 관리하는 직원으로 비자 등 서류 변경은 연락원이 진행)의 말이 아직도 생각납니다. “나 양성이야. 너희도 다 양성 아니었어?” 진정한 위드 코로나. 어찌합니까~~
위드 코로나 속에서 비자 연장한 날
칭다오에 사는 이방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