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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라문디 Apr 16. 2022

고양이에 대한 고찰

커피, 초코, 그리고 모카

나에게 폭 안겨 가르릉대는 너도 나처럼 행복할까 간혹 커피와 초코는 내게 와서 몸을 비비곤 했다. 기분이 좋을 때, 밖으로 나가고 싶을 때, 배가 고플 때, 내킬 때만 내게 다가왔다. 가만히 앉아 3마리의 고양이들을 보고 있다 보면 얘네들도 성격이 있구나, 감정이 있구나 하는 것이 느껴진다. 


처음 집에 들어왔을 때 나를 가장 먼저 반겼던 것은 초코였다. 초코는 사람들을 좋아하는 장난꾸러기로 배가 고프거나 밖으로 나가고 싶을 때 괜히 툭툭 건들며 애교를 부린다. 커피는 야생성이 가장 뚜렷해서 기분이 좋으면 애교도 부리고 쓰다듬어 달라고 하지만 기분이 좋지 않으면 초코나 모카를 때린다. 벌레나 쥐를 가장 많이 물어 오는 것도 커피이다. 낯을 많이 가리고 겁이 많은 모카는 조금만 큰 소리가 나도 온 몸을 들썩이며 놀라고 이유 없이 자주 운다. 누군가 다가갔을 때 모카가 피하지 않는다면 그건 이제 어느정도 친해졌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모카와 친해지기 까지는 몇 달이 걸렸다.


고양이를 키워본 적이 없어 처음엔 고양이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도 몰랐고 이렇게 털이 많이 빠진다는 것도 몰랐다. 고양이마다 성격이 제각각이라는 것도, 식성이 다른 것도, 기분이 상할 땐 외박쯤 거뜬히 한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고양이가 쥐를 잡아먹는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았지만 눈 앞에 흔적을 보니 놀랍다. 


어떤 대상을 이렇게 자세히 관찰할 시간이 주어진 것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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