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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라문디 Apr 23. 2022

홈파티 3

세 번째 홈파티

몇 번이고 별을 볼 수 있을까 테라스에 나가 보았지만 가로등 불 빛 때문인지 하늘이 아무리 맑아도 별을 보기는 힘들었다. 그런데 오늘 밤하늘에는 꽤 많은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다. 허전함을 조금이라도 달래 주려는 듯, 괜찮다고 곧 다시 외로움에 적응하게 될 거라고 말해 주려는 듯 별 빛이 내 눈에 담겼다. 엄마가 한국으로 가신 그 주 토요일 저녁, 또다시 이 집에는 많은 사람들이 방문했다. 고작 몇 시간이었지만 사람들과 어울렸던 그 시간만큼은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세레나 언니는 떡꼬치가 맛있었다는 닉과 앤젤라의 말을 기억하시고는 떡꼬치를 준비하셨다. 맵다고 안 먹으면 어쩌지? 한식이 다른 사람들 입맛에 잘 맞을까? 하는 언니의 우려와 달리 떡꼬치는 이 파티 중 가장 인기 넘치는 메뉴였다. 푸드트럭을 운영하면 사람들이 줄 서서 사 먹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떡볶이 용으로 준비했던 떡마저 전부 떡꼬치를 만들어 먹었고 금세 동났다. 왠지 모르게 뿌듯했다.


오늘은 조금 이상했다. 지난번처럼 들떠서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다들 조금씩 지쳐 보였다. 음악을 그렇게 크게 틀어 놓았는데도 한 두 명씩 조는 사람들이 생기며 분위기가 자꾸 쳐졌다. 파티는 오래 이어지지 않았고 새벽 두 세시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잠들었다. 


나연 언니가 아침에 먹으라며 포장해 오신 짬뽕탕과 잡채를 세레나 언니와 함께 먹었다. 엄마가 해 주신 잡채보다 더 맛있다는 생각에 웃음이 새어 나왔다가 엄마 생각에 괜히 또 울컥해졌다. 진짜 이상했다. 내 감정인데 조절이 되지 않았고 행복함과 쓸쓸함이 동시에 밀려드는 이 이상한 기분을 어떻게 할 수가 없어 마음이 자꾸 저릿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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