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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 세오 Dec 19. 2023

나에게 미술치료란

미술치료사의 자기 점검과 자기 고백의 시간




조금의 여유가 생긴 요즘, 저의 미술치료 여정이 시작되던 때가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아마도 "내가 지금 잘살고 있나?", 스스로 질문하기 위한 자기 점검의 시기가 왔나 봅니다.  


@프라우세오


미술치료사로서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면 첫 내담자들과 미술치료 실습생으로 만난 시절부터 오늘까지 햇수로 16년이 되었네요. 아직도 생생한 그들과의 만남입니다. 오늘날도 내담자 한 분 한 분 만나는 순간이 그때만큼 설렙니다. 미술치료사라는 직업, 저랑 잘 맞는 것 같아요.


저와 미술치료가 만나기까지 꽤 긴 여정이 있었습니다. 질풍노도의 청소년기에 그냥 그림 그리는 걸 잘하는가 보다, 싶어서 덜컥 미대에 가고, 꿈이 없던 오춘기 시절 우연히 미술치료라는 새로운 학문을 발견하고 눈이 번쩍했더랬죠. 태어나 처음 하고 싶은 게 생겼던, 지금 돌이켜보면 뭉클한 순간으로 기억합니다. 독일이라는 나라에서 내가 경험하고자 하는 미술치료가 있지는 않을까, 하는 막연함만을 가지고 덜컥 독일로 떠난 게 벌써 십몇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네요. 낯설고 고요한 타국에서 온전히 '나'를 마주하고 수용할 수 있었고, 그러고 나서야 나의 내면이 건강하게 성장하는 것에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저와 결이 비슷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성장이 확장되었고요. 이 신뢰로운 만남은 한국에서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프라우세오


한국으로 완전 귀국을 한 지도 어언 2년 하고도 6개월이 되었습니다. 그중 2년이라는 시간은 한국 생활에 적응하며 미술치료사로서 발전을 꿈꾸었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6개월은 온전한 쉼을 획득하려 노력했고요.


발전하는 미술치료사가 되기 위해 계속 오늘도 노력하고 매일 공부하고 있습니다. 아마 이 끊임없는 공부는 미술치료사로 산다면 평생 가져갈 '당연함'이겠죠?


@프라우세오


지금까지도 저에게 미술치료라는 학문은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음이 매력적인 것 같아요. 어쩌면 '모호하다'고도 할 수도 있겠네요. 우리네 인생과 똑 닮은, 사람 냄새나는 게 미술치료인 것 같죠? 문화에 따라, 시대에 따라, 그리고 개개인의 관점에 따라 모습을 조금씩 바꾸며 존재하는 유기체 같은 존재가 미술치료인 것 같아 그 '모호함'이 좋습니다. 실눈을 뜨고 날카롭게 흐릿함을 응시하면 그 속의 본질이 보이는 법이죠. 본질은 변하지 않고요.


본질을 찾아가는 여정은 계속될 것 같아요. 미술치료사로 사는 삶을 후회하지는 않지만 무언가 막막함은 여전히 있습니다. 함께 고민하고 나누고 성장하는 미술치료사가 되도록 오늘도 노력하는 프라우세오가 되려 합니다. 종종 소식 나누어요.


2023년을 마무리하는 연말에 프라우 세오가 오랜만에 인사드렸어요.

아우퓌더젠! 또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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