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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unst Yul Aug 21. 2017

07. 좋아하는 것도, 노력

일단 생각하다

디자인을 시작하기 전에는 나는 전시회나, 미술관은 따분한 곳이라도 생각했었다. 그리고 흔히 드라마에서 강남 아줌마들 상류층을 상징하는 곳이라고 생각했었다. 나의 첫 전시회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진행되었던 팀 버튼 감독의 기획전이었다. 가위손 영화에서부터 팀 버튼의 감독 팬이었다. 키즈와 어덜트의 경계선에서 이야기를 풀어내는 기이한 영화(?) 같아서 좋아한다. 전시가 처음이라 봐야 할 것은 많고 전시에서 보여주는 정보와 감정들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몰라서 정신이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의 첫 전시는 내용보다 내가 전시를 보았다는 것이었다. 이게 나의 전시회 관람의 시작이었다. 


그 후엔 광화문과 서촌 사이에 있는 대림미술관은 자주 갔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서촌, 그런데 이제는 사람들이 많아서 북적거리는 서촌이 되었다. 아쉽다.) 그 후 두세 번의 전시는 역시나 어려웠다. 나도 디자이너니까 좋다고 하는 전시회는 의무적으로 찾아다녔다. 드슨트도 잘 몰라서 그냥 눈으로만 보기만 급급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도슨트도 들어가면서 작품에 대해서 이해하고 그 이해를 기반으로 내 생각을 정리한다. 그렇게 전시를 보다 보면 후다닥 보던 때와는 다르게 본다. 관심 없었던 것들이 좋아하고 관심 가지려고 하다 보니 어느새 나의 소중한 주말을 과감하게 전시에 투자할 만큼 좋아하게 되었다. 




좋아하고, 필요하다고 느낄 때 노력하면 이 또한 정말 좋아해야지 하다가 어느 순간 좋아하고 내 일상에 한 부분이 되어있는 거 같다. 이렇게 디자이너 흉내내기에서 미술을 전시를 좋아하는 디자이너가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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