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궤도
기록하겠다고, 나의 마지막 30대를 기록해 보자고 생각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월 31일이다.
39살의 1월은 미신을 믿지 않는 나도 믿길 정도로 아홉수를 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꽤 힘들었다. 그래서인지 나는 1월 내내 나에게 괜찮다는 말을 자주 했던 거 같다. 예전에 나는 내 나이가 되면 TV에서 나오는 사람들처럼 사회에서 한 자리를 하고 있을 줄 알았고 어떤 일이든 척척해내는 사람일 줄 알았고, 누군가의 아내나 어쩌면 내 이름이 아닌 엄마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을 줄 알았다. 가끔 TV를 생각 없이 돌리거나, [삼순이]를 보게 된 날이 있었다. 참 삼순이 언니가 어른스럽다라고 생각했는데 그녀는 유학을 다녀오고 본인의 매장이 있는 30대 초반 사장님이었고, 나한테 아저씨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내 나이였다. 그때는 몰랐다. 그 사람들 다 성공한 사람이었다.
그렇게 살 줄 알았던 나는 여전히 아직도 익숙해지지 않는 일, 사회생활, 사람들과의 부딪힘! 그래도 예전보다 예민하진 않고, 유연하게 대응하려고 하는 요령도 생겼지만 힘듦의 요령은 난 아직도 없나 보다. 39살. 어른스러울 거라고 생각했고, 나를 잘 다루는 사람이 되어 있을 줄 알았다. 꽤 어른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사람이 되어 있을 줄 알았다.
그래서인지 1월 내내 유독 힘이 들었다. 예전에 나라면 회사가 나랑 맞지 않거나, 또 다른 동기부여가 필요하면 회사를 그만두고 재충전하고 다음이 자신이 있었지만, 이제는 다음이 생각보다 쉽지 않음을 아는 나이가 되어서 지금의 나를 보살피는 거보다 다음의 나를 걱정하는 내가. 그런 나를 보면서 복잡 미묘한 감정이 든다.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라 어떤 생각으로 어떻게 이 감정을 추스러야 할지 당황과 방황을 같이 했던 1월이고 아직도 진행 중이다.
내가 나한테 같이 잘 이 시간을 건강하게 보내보자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고 나와 같은 사람이 있을 거라고 위로하면서. 2월을 또 맞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