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생각하다
나에겐 디자이너나 인생의 길잡이 같은 분이 계신다. 디자인이 풀리지 않을 때, 나의 진로가 고민이 되었을 때, 혼자 먼가 일을 만들 때도 내가 첫 번째로 찾는 사람이 있다. 나의 지인들은 그런 사람이 있는 것에 대해서 많이들 부러워한다. 부러워할만하다는 이야기에 나도 고개가 끄덕이게 된다. 항상 디자인이건 인생이건 물어보면 작은 놀림과 구박이 있지만 내 일처럼 이야기해주신다. 사수라고 칭하는 거 자체가 맞나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큰 존재였다. 처음 디자인 시작할 때다. 정말 디자인 디귿자도 몰랐을 때 사수를 만났다. 메모지랑 펜을 들고 커피숍에서 처음 나랑 마주했을 때 "디자인은 왜 하고, 머 하고 싶은지."에 대해서 물어보셨다. 그렇게 사수와의 관계는 시작되었고, 작업하면서 사수가 한 디자인은 나에게 신세계였다. 그러면서 나는 디자인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그게 지금 나를 있게 했다. 사수처럼 디자인하고 싶어서 사수의 하나부터 열까지 다 똑같이 하고 싶어서 졸졸 뒤를 쫓아다녔다. 요즘은 무슨 책 읽으시는지, 관심사는 무엇인지, 즐겨찾기는 무엇인지, 파일 정리는 어떻게 하는지, 퇴근 후에는 뭐하시는지, 등등 다 물어보고 다 따라 했었다. (그렇게 따라 하는 것이 캘리그래피이다. 타블렛세계를 알려주시는 것도 지금은 나에게 그런 후임도 있다 나를 따라 하는; 스토커냐 라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스토커(?)처럼 하면서 나는 디자인이랑 더 친해졌고 가까워졌다. 그리고 점점 더 닮아가고 싶었고 인정받고 싶었다. 그래서 더 노력하고 버티고 공부하고 했다.
지금은 너무 감사하다. 나의 디자이너의 첫 모습을 아는 사람이 나의 사수라는 것이. 그리고 아직 인정받아 본 적은 없지만(이런 이야기하면 부담스러워하실 수도 있고, 욕할 수 있겠다) 앞으로 더 사수의 후임(?)이라는 것이 부끄럽지 않을 있도록 더 분발하고 잘해야겠다고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나중엔 꼭 같이 일하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좋은 사수를 만났다는 것은 정말 큰 행운이고, 좀 더 발전하고 싶다면 사수를 무조건 따라 하면 아무래도 그 가까이는 가 있지 않을까. 지금의 나처럼.(아직의 세발의 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