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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unst Yul Jul 16. 2018

37. 디자인 터널

일단 해보다

브런치를 시작하고 몇 달 동안 그 누구보다 규칙적으로 글을 쓰고 올렸다. 그리고 또 몇 달 동안 브런치 업로드를 하지 않았다. 그 업로드를 하지 않는 동안 나에겐 많은 일이 있었고, 그 많은 일로 인해서 나는 또 성장한 거 같다. 어떻게 생각하면 그 몇 달 동안 나에게 브런치 터닝포인트 같은 시간이었다. 브런치를 다시 열어 그동안 썼던 36개의 브런치 글도 다시 읽어보았다. 읽으면서, 나의 브런치를 구독해주고, 라이킷을 해주거나 댓글을 남긴 분들을 보면서 내가 브런치를 시작했을 때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에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아마도 나와 비슷했거나, 나도 지나가고 있는 디자인 터널을 이제 막 들어온 사람에게든, 그 시작의 터널을 지나 또 다른 터널을 들어선 사람들에게 막막한 어둠 속에서 작은 손전등이 되고, 나도 나의 터널을 지나는 동안 혼자 가는 것이고, 누구나 다 처음 들어선 터널을 지나가고 있다고 응원받고 싶어서 시작했었다.


(말이 너무 길다. 나의 새로운 다짐 같은 이야기다.)


그래서 이번 37번째 주제는 그 각각의 터널에 진입한 순간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한다. 터널 입구에 서면 누구나 처음이고! 또 다른 시작이다. 터널을 많이 지나가본 사람이라고 해도 말이다. 이와 비슷하게 아무리 경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프로젝트가 시작한 순간이나, 직급이 올라가는 순간 그 순간 새로운 터널이 시작된다. 어떤 터널은 새롭지만 가다 보면 지나가 본적이 있는 터널이면 수월하게 통과 할 수 있고, 한 번도 지나가 본 적 없는 터널은 가면 갈수록 막막할 때가 있다. 모든 터널 앞에 서면 어둠만보이듯이. 그러나 한켠에서는 이 터널의 끝은 다른 새로운 곳이 펼쳐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생긴다. 터널이 지난 후에 멋진 곳이 있다는 확신은 아마도 경험에 나온 것이라 생각한다.(곧, 그것은 성취감이나, 성장함이라 생각한다) 나는 디자인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한 번도 안 해본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저의 경험상) 잘 할 수 있을지 하는 생각에 겁이 날 때가 있다. 또 작업을 진행하다 보면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풀리지 않아 버거워한다. 거기다 선임들은 내가 생각하지도 못한 부분까지 생각하는 모습을 보면 이 답답하고 어려움은 배로 느껴진다. 그 배는 숨이 턱턱 막히고 나는 이 길이 아닌가 라는 생각까지 하게 할 때가 있다. 그러나, 이 숨막힘은 영원하지 않다. 내가 주저앉지 않고, 힘들어도 마우스를 놓지 않으면 말이다. 힘들다고 느낄 때쯤 터널은 끝나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요즘 프로젝트 하나가 마무리되어 가고 있다. 후임과 자주 하는 이야기다. "작업이 잘 가고 있는지에 대해서 나의 모름이 답답하고, 그 모름은 내가 못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그러나 그건 처음 가는 길이라 다 쉬울 수 없다고 그러다 프로젝트가 하나 끝 날 때도 잘 모른다. 그러나 또 다른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는 그 막막함을 대하는 자세가 좀 더 편안해지고 유연해질 거라고" 예를 들어 작업을 포토샵으로만 해왔었는데 스케치라는 새로운 툴로 작업을 해야 할 때는 새로운 툴에 대해서 답답함을 느낄 것이고, 그래픽 아트만 해오다가 UX, UI 디자인을 하라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막막함이 있다. 당연하다. 처음이라 그렇다. 그러나 하다 보면 어느새 스케치라는 툴도 UX, UI 디자인을 어떻게 해야 할지 나도 모르게 알게 된다.


그리고 나 혼자만 그 터널을 지나고 있지 않다. 손을 뻗으면 또 다른 손이 있을 것이다. 알지 못할 뿐 같이 가고 있는 동료가 있을 것이다. 나도 막막하다고 느낄 때 혼자서 가고 있다고 생각할 때 옆을 보면 열심히 작업하고 있는 후임, 동료가 있다. 그렇게 잘 터널을 지나면 어느새 나도 성장해 있음을 느낀다. 그럼 그 힘으로 또 다른 터널을 진입한다. 사실 그 터널은 디자인 터널이다. 다 같이 그 터널을 지나가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나도 지금 디자인 터널을 지나가고 있는 중이고, 나의 후임과 함께 지나고 있다. 그래서 터널의 시작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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