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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unst Yul Oct 10. 2020

일상 #끄적

2020 일곱 번째 이야기

나는 현재 UX, UI 디자이너로 살고 있다. 일주일에 5일은 정말 핫 하다는 산업인 모빌리티 UI 디자인을 하고 있다. 주일 내내 최신 트렌드 분석, 사용자들에게 편하게 우리 서비스를 이탈 없이 오래 머물러 서비스의 목표에 도달할 수 있게 인사이트를 만들어내고 그 인사이트를 디자인에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그렇게 치열하게 고민하던 나는 주말이면 퇴근하면(요즘은 재택으로 업무용 메신저에서 오프) 손글씨를 쓰고 ‘사라지지 않는 간판들’이라는 책을 읽고 옛날 드라마를 옛날 영화를 찾아본다. 문득 아이러니한 생각이 들었다.

왜 그러는 걸까. 예전에 집에 오면 최신 디자인 트렌드 국내외 글들을 읽는데 시간을 쓰고, 유행하는 디자인이 무엇인지 찾아보면서 보냈다. 그러면서 나는 트렌드에 쫓아가기 급급했었다. 집에서도 일의 연장? 같았다. 그런데 지금은 집에 오면 나만의 시간을 갖고 있다. 집에 오는 길에 한 두 송이의 꽃을 사서 오고 집에선 다시 붓펜과 딥펜을 들고 손글씨를 쓰거나, 이렇게 내가 요즘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서 글을 쓰기도 한다.

아이러니하다. 내 삶은 엄청 빠르지도 엄청 트렌드 하지도 않는데. 내 일은 엄청 트렌드하고 빠르고 사용자들에게 불편함을 찾아 찾아 불편함을 편안함으로 그리고 익숙함으로 만들 줘야 하는 일이다. (생각이 많은 재택근무 한창이었을  끈적거렸던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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