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 일본에서 살며 깨달은, 언어 너머의 마음을 읽는 법
3분 읽기
언어라는 것이 참 묘하다.
일본어는 처음엔 쉬워 보였다. 발음이 우리 입에 익숙하고, 문법도 규칙만 익히면 될 것 같았다. 하지만 막상 일본인들 사이에 서니, 내가 아는 모든 단어들이 어딘가 어긋나는 기분이었다. 진짜 어려운 건 그들처럼 자연스럽게 말하기였다.
교과서는 정직하게 가르쳐준다. 아침엔 おはよう, 점심엔 こんにちは, 저녁엔 こんばんは라고. 그런데 실제 직장에 들어가면 완전히 다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만나는 사람마다 お疲れ様です다.
호텔 같은 곳에서는 더 신기했다. 오후 3시에 출근하는 사람도 おはようございます라고 인사한다. 시간은 상관없다. 그냥 '오늘도 수고하세요'라는 뜻의 첫 인사일 뿐이다.
그 집의 부엌에서 본 장면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남편이 냉장고를 열면서 아내에게 물었다. "これ食べていい?" 나는 순간 당황했다. 가족인데 왜 그런 걸 묻지?
하지만 그게 그들의 자연스러운 일상이었다. 허락을 구해야 할 이유가 없는 상황에서도, 습관적으로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정중하게 대하는 그들만의 방식.
그때 깨달았다. 이건 단순한 언어가 아니라 그들의 마음가짐이었다.
책으로 배운 일본어와 실제 생활의 일본어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그 차이를 메우려면 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때로는 서로 어색해하면서도 조금씩 가까워져야 했다.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결국 그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