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지 중 실패가 없으면 실패가 없다
확신의 한 해.
23년은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확신했고, 그 방향으로 가고 있는 나를 발견하는 기쁜 한 해였다.
무언가를 계속 원하다 보면 안테나가 그쪽으로 세워진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건 어떻게 알 수 있냐면 일단 정말 솔직한 내면의 목소리가 말하는 그것, 생각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그것이다.
나의 경우에는 ‘장소, 시간으로부터 자유롭게 내가 주도권을 가지는 삶’을 가지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동안 그런 삶과는 거리가 멀었다. 상시 대기를 해야 하는 직업군인이었고, 물리적인 제품이 핵심 가치인 제조사에서 일했었고, 정부라는 쉽게 바뀌지 않는 조직과 항상 함께 일하는 공기업에 있었다.
감사하게도 그 과정 속에서도 내가 정말 무엇을 원하는지는 어렴풋하게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근무 스케줄을 비교적 자유롭게 정할 수 있고 외근도 잦은 세일즈 쪽으로 계속 지원을 한 것 보면 말이다.
그렇게 나는 내가 점점 더 자유에 가까워졌다. 리모트 워크와 디지털노마드 라는 키워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그 키워드들을 중심으로 모인 사람들과 교류를 하기 시작했다.
내가 리모트로 일하고 있건 말건은 상관없었다, 내가 꿈꾸던 삶을 현실로 살고 있던 사람들과 만난다는 것만으로도 “내 꿈은 결코 허상이 아니네”라는 큰 용기가 되었다.
결국 백그라운드 하나 없었지만 리모트 워크가 용이한 IT 산업으로 피벗을 할 수 있었고, 조금씩 자유를 맛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은 싱가포르에서 일하고 있다.
리모트는 아니지만 분명 더 한 발자국 가까이 갔다는 느낌을 받는다. 왜냐면 지금 하는 일로 리모트 이직을 노려볼 수도 있고, 추후 내 일을 할 때도 도움이 되는 일이고, 싱가포르이라는 다국적 환경에서 각종 방법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과 네트워킹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9월에 싱가포르로 왔지만 신호는 그전부터 있었다.
작년 12월에 태국 여행에서 싱가포르 친구들과 어울리며 잘 적응할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고,
1월부터 레쥬메 작성 및 지원하는 등 준비를 했고, 2월에는 싱가포르 답사, 4~7월에는 싱가포르에서 일하는 친구들로부터 영감을 받았다.
그러다 8월에 친구를 통해 지금 포지션의 정보를 우연히 알게 되었고, 태국 여행에서 만난 헤드헌터 친구를 통해서 지원했고 합격해 9월에 오게 된 것이다.
캘린더를 돌아보니 마음도 이미 여기 있었던 것 같다(?). 언제든 떠날 생각을 했는지 집안 살림을 가볍게 하려고 당근으로 많이도 팔았더라. 이뤄진다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삶에 녹여냈던 것이다.
그것 아시는가,
선택지 중 실패가 없다면 실패는 없다는 것
실패라고 생각한 그 일시적 하락도 과정 속에 집어넣어 버리면 무적이 된다.
억지, 정신승리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억지면 어떤가, 이 정도 억지 부려서 원하는 거 얻을 수 있으면 완전 가성비 킹 아닌지?
애초에 ‘정신승리’라는 의미를 뜯어보면 정신만 승리하고 실제는 패배라는 의미로 해석이 되는데, 일단정신을 승리해놓고 봐야 실제로도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패하면 어쩌지. 타격이 너무 클 것 같은데‘라고 걱정이 될 수도 있다.
근데 그 일어나지도 않은 일 때문에 걱정하고 미리 ‘정신 패배’를 하지 말자. 미리 부정적인 에너지로 본인의 앞길을 막지 말자.
지금 이 글을 싱가포르 중심가 카페에서 쓰고 있다.
이따 새해 카운트다운을 하러 마리나 베이 쪽으로 놀러 간다.
그전에 잠시 올해 회고를 해봤는데 감사한 마음뿐이다. 몇 년 전에 꿈꾸던 것을 현실로 누리고 있으니 말이다.
나의 23년은 분명 성공했다. 그리고 당연하고 감사하게도 24년에도 그럴 것이다.
이렇게 점점 나는 분명히 지금보다 더 원하는 삶을 살고 있을 거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