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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리킴 Mar 22. 2024

부먹파가 아니라 찍먹파가 되어야 하는 이유

탕수육뿐만이 아니다

탕수육은 찍먹이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는 이유는 이렇다.

‘선택할 수 있는 힘이 있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찍먹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종종 행복이 어딘가 먼 곳에 있는 것을 달성해야만 얻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 행복은 일상 속에 있고 조그마한 달성과 성취에서도 느낀다, 자주 느끼니까 익숙해서 그렇지)


그렇다면 그 먼 곳에 힘들게 도달했을 때 행복은 보장된 것인가?

만약 그렇지 않다면? 막상 도달했는데 행복하지 않으면 그동안 걸어온 여정은 다 헛수고인 걸까?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우리는 그곳을 잠깐이라도 ‘찍어 먹어봐야’ 한다.

상상을 현실로 만들고 내 생각이 맞는지, 정말 행복한지 검증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직장인인 내가 나중에 은퇴하고 베트남 다낭 바닷가에서 글을 쓰면서 살고 싶다?

그러면 다음을 실행하자.

1. 며칠간 휴가를 낸다.

2. 다낭행 비행기 티켓을 끊는다.

3. 실제로 산다고 고려했을 때 묵을 숙소를 예약한다.

4. 실제로 살아볼 생각으로 짐을 싼다 (편한 옷, 신발, 일 끝나고 놀러나갈 복장 등)

5. 상상 속에서 글을 쓰는 장소를 물색한다.

6. 글을 쓸 도구를 챙긴다 (노트북이나 글 쓸 도구 모두 좋다)

7. 상상했던 것을 실행해 본다. 그게 이틀이던, 하루던 상관없다.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과는 ‘역시나’ 일 수도 있고 ‘생각보다는’ 일 수도 있다.

결과가 어떤 방향이든 간에 해봄으로써 내 방향성을 더 명확하게 해 준다.


누군가는 이 ‘찍먹’을 허세라고 느끼거나 돈낭비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 시간에 돈이나 더 벌고 나중에 가면 되는데..라고 생각하며 말이다.


하지만 난 그 환경에 날 집어넣고 찍먹을 해보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내가 원하는 것이 맞는지를 다시 한번 확인해 볼 수 있었고, 그 방향으로 가려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아이디어도 얻었다.


대표적으로 싱가포르로의 이직이 그랬다.


몇 년 전 취준 시절부터 관심이 갔었다.

한국에서도 멀지 않고 글로벌 환경이어서 더 넓은 시야와 다양성 속에서 살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그리고 작년에는 실제로 답사를 갔었다.

여행지를 둘러보기보다는 실제 음식은 어떻고, 기후는 어떻고, 취미는 어떻게 즐길 수 있는지를 살펴봤다.

그 결과 마음에 들었고, 실제로 보니 더 좋은 점들도 보였다.

예: 도심 한가운데에서도 심어놓은 풀 숲이라던지, 그것을 잘 관리하는 정부 정책이라던지, 입맛에 잘 맞는 음식이라던지, 많은 테니스 코트라던지 말이다


그리고 결국 반년 후 싱가포르 이직 기회를 잡았다.

싱가포르에서 사는 것이 마음에 들었고 그쪽으로 마음이 더 가다 보니 더 찾아보게 되었고 그러다 얻어걸린 기회 중 하나가 얻어걸렸기 때문이다.

물론 만약 맘에 들지 않았더라면 다른 길을 물색해 봤을 것이다.


이렇게 찍먹을 해보면 선택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찍어먹어 봤는데 좋으면 계속 찍어 먹는 것이고, 싫으면 안 하면 된다.


그러니 빠르게 찍어먹고 경험해 보자.

지금 내가 상상하는 것은 정말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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