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오늘 하루도

오늘도 하루를 보낸 당신에게

by 쉼 star

유독 쓸쓸한 밤이 있다. 나의 기분과 맞지 않은 방의 밝은 불은 꺼버리고 코미디적인 티브이 프로그램보단 슬픈 발라드를 들으며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싶은 그런 날이 있다. 비록 그날의 하루가 행복한 날이었어도 쓸쓸한 밤 시간을 피하지는 못했다. 내가 쓸쓸한 밤을 보냈던 그 날은 오래된 나의 소중한 친구를 만나고 가보고 싶었던 카페도 가고 오랜만에 노래방도 가보고 읽고 싶었던 좋아하는 작가님의 책도 샀던 웃음이 끊이지 않던 행복하다 얘기할 수 있는 그런 날이었다.


하지만 그날 밤은 유독 쓸쓸했다. 어렴풋 나에게 있어 기억하고 싶지 않은 힘들었던 순간들이 떠올랐고 그날 찍은 사진을 정리하고 편집하는 일, 친구와 연락하는 일 아니면 글 쓰는 일과 같은 내가 좋아하는 일들은 모두 손에 잡히지 않았었다. 나에게는 그 순간이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순간이자 지금 생각하면 속상하고 한편으로는 그때 그러지 못한 나의 행동에 후회하기에. 생각은 할수록 점점 더 자세히 떠올랐고 그날 밤은 그 생각들에서 헤어 나오지 못할 것 같았다.


그저 하염없이 생각하던 나는 침대에 앉아 창문을 통해 보이는 밤하늘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조금은 쌀쌀한 밤공기가 방 안으로 들어왔지만 나에게는 밤공기가 오히려 생각을 떨쳐내는데 도움을 주었다. 그때 밤하늘을 보며 나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오늘도 헛된 시간을 보낸 건 아니구나. 떠오르기만 해도 쓸쓸해지는 순간이지만 그럼에도 잘 견뎌내고 하루의 끝에서 지금의 나는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니까, 나는 오늘 하루도 나름 잘 보낸 게 아닐까.


어쩌면 후회로 남을 수도 어쩌면 짜증으로 아니면 슬픔으로 남을 수 있는 순간이 있을 수 있다. 그것이 사소한 일이라도 괜찮다. 지금 이 순간에도 속상하고 힘든 순간들을 겪고 있거나 떠올리는 당신에게 이 말이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네가 후회로 인해 아니면 우울로 인해 슬퍼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너는 그 순간을 보냈고 그것만으로 충분히 잘 이겨낸 거니까. 지나온 오늘 하루도 정말 수고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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