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지 말아야 한다.]
뻔한 얘기지만 첫 단추를 잘 잠가야 한다. 공사 첫날부터 감기로 안 좋았던 나의 상태는 둘째 주에 접어들어서는 최악의 상태가 되었다. 고열, 기침, 몸살, 알러지 증세 등 뭐 하나 좋은 것이 없었다. 드라마 미생의 대사처럼 결국에 승리는 체력이 받쳐줘야 하는 것이다. 신체적으로 에너지가 떨어진 상태. 즉, 체력이 고갈된 상태가 되다 보니 둘째 주에 디테일하게 챙겨야 될 것들을 내 스스로가 못 챙기고 맡기게 되는 상황이 되었다. 회사생활을 할 때 이런 토스가 너무 많았기 때문에 장사를 하면서는 반드시 이런 토스를 경계하겠다고 다짐했건만, 체력이 바닥을 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토스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보내는 매 시간이 곧 돈이고 토스라도 하지 않으면 일은 진행되지 않은 채 돈만 새어 나가기 때문에 토스라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둘째 주에는 타일 작업 분량이 많았다는 것이다. 타일은 작업은 기술자들이 할 수밖에 없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주방의 타일공사를 완료하였다. 메지 작업은 타일이 완전히 굳은 후에 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사진상에는 나오지 않는다. 주방 타일 공사의 핵심은 구배와 방수작업이 초기에 얼마나 잘 되어있는가가 중요하다. 결국 물을 쓰는 곳이기 때문에 물이 잘 빠짐과 동시에 물이 잘 스며들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타일작업자들이 신경 쓰는 부분이기도 하다. 보통은 타일시공 시에 이 과정을 한 번에 진행하기 마련인데 셀프인테리어인 나는 초기작업인 구배&방수와 이후 작업이 타일부착을 다른 작업자들이 진행하였다. 타일 부착 시 확인해 보니 구배는 괜찮았으나 방수에 있어서는 미흡한 점이 있어서 방수시공을 다시 하였다.
주방 타일 부착 시에는 몇 가지 주의사항이 따른다. 화구가 놓이는 곳의 상부는 부착에 상당히 신경을 써야 한다. 불을 사용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벽과 타일의 접착력이 떨어진다. 때문에 이 부분은 드라이피스로 마감하는 것이 좋다. 주방의 바닥타일의 경우는 당연히 미끄럽지 않은 타일을 선택하는 것은 기본이거니와 어느 정도 두께가 있는 타일을 사용해야 한다. 물과 각종 음식물등이 닿으면서 타일의 내구성이 떨어지고 잘 깨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을 잘 감안해서 어쨌든 주방 타일 작업은 마무리하였다.
한쪽 벽 부분은 파벽타일로 마감하였다. 특별히 디자인적인 이슈도 많지 않고 나름의 무거운 느낌을 가져갈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하였는데 작업을 다하고 보니 괜찮아 보인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기둥데코타일이다. 노벨스톤이라는 외벽용 고급타일을 채색하여 사용하였다. 최대한 제주도의 돌담느낌을 살리고 싶어서 사용한 것인데, 인테리어가 완료되어야 봐야 알 것 같다.
ep.12 -끝-
* 매일은 아니겠지만, 장사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날부터의 창업에 대한 모든 것을 기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