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을 따라 하라는 대화기술

이 효과가 없는 이유.

by Lyden

이는 여러 대인관계기술에 대해 다룬 책들에서도 나오는 이야기이고, 내 상담전략의 근간이 되어준 NLP라는 도구에도 있는 기법이다. 정확히는 매칭전략이라는 것인데, 여러 대인관계기술론에서 언급되는 것 치고는 실제로 해보면 효과가 없다.


매칭전략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몸으로 하는 매칭이고 하나는 언어를 통해 하는 매칭이다. 몸을 통한 매칭을 미러링, 언어를 통한 매칭을 백트래킹이라고 한다. 이때 주의할 점이 있다. 미러링과 백트래킹을 할 때 흔히 하는 실수인데, 미러링을 동작 따라 하기로, 백트래킹을 말 따라 하기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따라 하기’는 오히려 어색하며 상대의 경계를 사는 경우가 많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저 따라 하기가 진행되고 있을 때, 우리의 마음상태가 떳떳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분명 열명 중 여덟 명 은 상대를 조작하거나 조종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저 행동을 하게 된다. 또는 정말로 상대가 치유가 되었으면 해서 하는 경우에는 상대를 ‘변화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저 행동을 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현재 거기에 있는 상대를 긍정할 수 없게 된다.


더욱이, 이 상대를 변화시키거나 조종하려는 마음상태에서는 내가 무언가 조작을 가하려 한다는 무의식적인 인식이 있기 때문에, 자신의 의도를 상대에게 들키지 않으려 하게 된다. 이는 곧, 떳떳하지 못하다는 것이며, 결국 상대의 눈치를 살피게 되는 결과로 귀결된다. 매칭이란 상대를 알아가기 위해 하는 것인데, 내가 자신을 따라 하는 것을 눈치채면 어쩌지? 하는 마음으로 가득 차서, 상대의 마음은 안중에도 없어지고 그저 자신의 목적이 드러날까 봐 노심초사한 상태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러한 상태로 진행하는 매칭전략(백트래킹, 미러링)은 효과가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효과가 있을까?


매칭전략을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매칭전략의 본질을 알고 갈 필요가 있다. 본래 매칭전략이라는 것은 상대가 현재 어떤 것을 경험하고 있는지 알고 싶어서 사용하는 것이다. 알고 싶기 때문에, 상대의 현재 생리적 상태(몸의 자세나 호흡의 빠르기 등)에 맞추는 것이다. 상대와 같은 것을 경험하려고 맞추다 보면, 좀 더 상대의 경험에 가까워질 수 있을 테니까. 그리고 이렇게 상대의 경험을 알고 싶어 하는 이유는, ‘상대와 함께하기 위해서’이다.


우리는 공감받기를 바란다. 답정너라는 말이 유행하는 것처럼, 듣고 싶은 답은 정해져 있고 누군가가 그 말을 해주기를 바란다. 이러한 욕구가 발생하는 이유는 ‘안심하고 싶기 때문’이다. “이것이 나 혼자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나 혼자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 역시 그렇게 느끼고 생각하고 있구나… 역시 내가 틀린 게 아니야.”라고 안심하고 싶은 것이다.


매칭전략의 목적도 이와 같다. 그 사람이 어떤 이야기를 하면서 보여주는 자세와 행동, 호흡의 장단등은, 그 사람이 그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즉 현재 거기에서 경험하고 있는 것들을 나타내는 신호이다. 그리고 그러한 신호에 맞춘다는 것은 온몸을 통해,


“네가 경험하고 있는 것은 이상한 것이 아니야. 그렇게 경험해도 괜찮아. 그 마음 그대로 괜찮아. 있는 그대로 존재해도 괜찮아. 너뿐만 아니라 나도 같으니까. 너는 혼자가 아니야.”라고 전하는 것이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행동을 따라 했을 때, 그때 비로소 미러링은 효과가 있다.


언어적인 매칭인 백트래킹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언어를 통해 명확하게 표현하지 않으면 상대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기 힘들다. 대략적으로 알 수는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나의 추측이나 감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지 실제로 내 눈앞의 상대가 하고 있는 생각, 감정과는 다를 수도 있다. 그렇기 때 명확한 표현을 통해 그 일치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관계에서 표현이 중요한 이유이다.


이때 백트래킹(상대의 말을 따라 하는 것)은 사실 기술이 아니라, 내가 정말로 상대와 같은 것을 경험하고 있다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이다. 나도 같은 경험을 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가 자신의 경험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한 언어와 같은 언어가 나오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되었을 때, 상대의 입장에서는 “아 이 사람이 내가 전하고 싶은 것을 잘 따라오고 있구나”라고 확신할 수 있다. 그렇기에 이 백트래킹은 또한 “내가 잘 따라가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라는 사실을 상대에게 전하는 것이기도 하다.


정리하면, 몸을 통한 매칭은 그 사람이 현재 경험하고 있는 것에 대해 몸을 통해 긍정하는 것이고, 언어를 통한 매칭은 그 사람의 경험하고 있는 것에 대해, “지금 내가 충분히 함께하고 있어”라는 사실을 확신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상대의 경험을 따라갈 수 있을 때, 매칭전략은 그 효력을 드러내게 된다.



지식출처: 정귀수-에릭소니언 NLP ver.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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