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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마음이 말하고 싶었던 것

마음이 미래에 가있었어.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느라 말이야.

by Lyden


오늘은 불안감 때문에 고민하고 있었던 한 분에 대한 이야기를 해드리겠습니다. 아래는 작업과정의 일부를 옮긴 것입니다.





파츠 테라피를 통해 내담자분의 불안한 마음을 불러내어 대화를 시도했습니다. 파츠 테라피는 내 안에 있는 마음과 마치 타인과 의사소통을 하듯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누구도 알아주지 못했던, 나 자신조차도 잘 몰랐던 나의 마음과 소통함으로써 그 불안감이 생겨난 원인과 정말로 하고 싶었던 말 등을 알게 되는 기법입니다. 간단하게 생각하면, 인사이드 아웃이라는 영화의 여러 마음들이 나오는 것을 떠올리시면 됩니다. 내 안의 기쁨이 슬픔이 화 등등의 마음들과 소통을 해보는 것이지요.



편의상 불안해하는 마음을 '불안이'라고 표현하겠습니다.


불안이: 미래가 너무 멀리 있어서 불안해. 불안이는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래서 여기서 그 마음을 해소해 주는 기법을 사용하여 불안한 마음을 조금 해소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불안이가 말합니다.


불안이: 너무 남의 시선을 의식하며 스트레스를 받았어. 내가 빠르게 어떤 결과를 보여주지 않으면 별 볼일 없는 사람으로 보일까 봐서 두려웠어....



나는 남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열심히 노력하는 게 아닌데, 나는 그저 내가 행복하게 되고 싶어서... 그리고 이 일을 하는 게 행복해서 이것을 하는 것인데.... 그런데 나 홀로 이것을 하다 보니까 역시 두렵고 외로웠나 봐.... 그래서 조급해졌어.



불안이는 그렇게 말했고 저는 이렇게 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하는 일을 그만두고 싶어요?"


그랬더니 불안이가 망설입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죠. 우리는 살면서 선택을 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내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돈을 벌기 위해 그냥 하느냐, 아니면 나에게 의미가 있는 일을 위해 시간을 투자하느냐. 전자를 선택하면 지금 당장의 삶은 그래도 안정적일 겁니다. 그러나 삶이 의미가 없이 느껴지고 공허하겠죠. 후자를 선택하면 삶은 생생해지겠지만 매우 불안하고 두려울 겁니다. 어떤 미래가 찾아올지 확실하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다시 불안이가 현재 느끼고 있는 감정을 해소해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이렇게 말합니다.


불안이:아니, 그만두고 싶지 않아. 나는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이 너무 강해서 미래의 미래의 미래의 일까지 생각하고 있었어. 그러다 보니까,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 그냥 하면 되는 것이 있었는데도 '시작'할 수 없게 되었던 거야. 마음이 멀리 미래에 가있으니까. 여기(현재)에서 나의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 없었던 거지. 타인의 시선이란 게 너무 무섭다. 타인의 선망이나 인정을 어쩔 수 없이 바라게 되니까. 그런 것을 추구하는 것이 나의 행복과 큰 관계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야.


불안이는 이렇게 말했고 저는 불안이에 물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고 싶나요?"


불안이가 말했습니다.


불안이:그렇지만, 내가 살아가는 오늘 하루하루에, 마법이나 기적보다 더 신비한 힘이 있다는 걸 알아. 그러니, 만약 내가 실패하더라도 나는 나아갈 거야. 왜냐하면 그 끝에는 나도 모르는 더 아름다운 현재가 있다는 것을 아니까. 그러니까, 계속해서 나아갈 거야. 두려움과 불안함을 멀리하려고 싸우는 게 아니라, 그것들과 함께하면서 오늘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아갈 거야.




"미래에, 지금의 나에게 감사하다고 말할 수 있도록 말이야."




제가 물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하는 말을 들으니까 더 이상 불안이라는 이름이 안 어울리는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다른 이름으로 불릴 수 있다면 그렇게 해보고 싶나요?"


불안이는 조금 고민하더니 말했습니다.


"음... '고마워'...?"


"'고마워'요? 이유가 있나요?"


"언젠간 미래의 내가 고맙다고 말할 수 있도록 만들 거니까 말이야"



그리고 이후의 작업을 하고 치유 작업을 마쳤습니다. 이렇듯 우리는 자신을 위한 일을 하면서도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갑니다. 실제로 타인은 우리에 대해 별로 신경 쓰지 않는데도 말이에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타인이 신경 쓰지 않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돼"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실제로 거기서 내 마음이 불안해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니까요.


이럴 때는 그 마음을 설득하거나 외면하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적절한 기법을 사용하여 불러내어 소통하는 것이 나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적절한 기법을 사용하여 그 마음이 가지고 있는 고민을 해소해 주면, 더 이상 그 불안한 마음에 고착되지 않고 저절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발견해 나갈 수 있게 됩니다.


위의 불안이가 스스로 통찰을 일으킨 것처럼 말이에요. 모든 답은 우리의 안에 있습니다. 저는 단지, 스스로가 스스로의 내면에 이미 존재하는 답을 발견할 수 있도록 안내할 뿐입니다. 그렇게 내담자는 자신에게 가장 걸맞은 답을 발견하고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삶을 자신이 주인으로써 살아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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