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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치유하는 자기 최면 실천법

최면분석: 과거로 돌아가 자신을 치유하기

by Lyden

최면분석은 최면상담의 꽃이다. 실제로 최면상담기법 중에 치유(회복)이라는 측면에서 가장 강력한 효과를 가지고 있는 것이 이 최면분석이다. 최면분석이란 내담자의 증상을 유발한 과거의 사건으로 돌아가서(연령역행) 그 과거 사건을 구성하는 핵심적인 3요소(사건, 사람, 감정)를 차례로 무너뜨려, 더 이상 그 과거의 트라우마 기억이 내담자의 현재에 영향을 끼칠 수 없도록 영향을 끼치는 패턴을 끊어버리는 기법이다. 과거의 트라우마 기억으로부터 유발되는 감정과 그 감정이 만들어 내는 행동 간의 연쇄고리가 끊기기 때문에 굉장히 강력한 치유효과(트라우마 치유)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 역시 가장 좋은 것은 직접 최면상담가에게 받는 것이지만, 막상 최면상담을 받으러 가기는 무서운 사람들이나, 비용적인 부분에서 부담이 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그렇기에 실제로 실력 있는 최면상담사에게 직접 최면분석을 받는 것보다는 못할 수 있지만, 일상 속에서 지속적으로 반복하면 의미 있는 효과를 볼 수 있는 자기 최면방식의 최면분석을 소개하려 한다.


최면분석은 다음의 세가지 파트로 이루어진다.


하나, 문제적 사건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는 연령역행


둘, 트라우마 상황과 관계된 사람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는 게슈탈트 테라피


셋, 무수한 과거의 트라우마들에 의해 상처입은 자신을 치유하는 자기용서


오늘은 그 중 첫번째인 연령역행(리그레이션)에 대해 알아보자. 리그레이션의 절차는 다음과 같다.


1.감정브릿지

감정브릿지란, 말 그대로 '감정'을 다리(브릿지)로 삼아, 그 감정을 유발한 사건으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일이 가능한 이유는, 우리는 무언가를 강렬하게 느끼면 느낄수록 그것을 실제로 일어나는 일(사실)과 구분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일을 하는 도중 집에 가스불을 켜놓고 온 것 아닐까? 하고 '생각하는 것' 만으로도 점점 불안해지면서 집에 정말로 가스불을 켜놓고 왔을 것 같다는 의심이 점점 강해지고, 실제로 집에 불이 나면 어떻게 하지? 하면서 그 상상을 떨칠 수 없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이 바로 감정이 점점 강해진 결과 상상을 현실에 근접하게 체험하게 만드는 한 예이다.


특히나, 불안성향이 강한 사람들의 경우 자신의 감정이 만들어낸 상상과 실제 현실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 머리로는 이건 상상일 뿐이야라고 말하며 자신을 진정시키지만, 실제로 그 사람이 체험하는 현실은 마치 그 상상이 실제로 일어날 것만 같은 불안한 현실이다.


특히나 어떠한 감정적 문제나 고통을 안고 있는 경우에는 감정을 만들어 내려하지 않아도 이미 삶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수준의 감정이 존재하기 때문에, 감정브릿지를 사용하기가 매우 쉽다.


2.리그레이션(연령역행)


그렇게 감정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눈을 감는다. 그리고 그 감정을 느끼고 있을 때, 떠오르는 장면들을 관찰해 본다. 장면이 안 떠오른다고 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경우는 내가 잠자려고 누웠을 때, 억울한 일이 떠오르면서 '그때 이렇게 할걸...'이라고 고민했던 기억을 되살려보면 된다. 이처럼 누구나 해소되어야 할 감정이 존재한다면, 그 감정과 관련된 어떤 사건이든 떠올릴 수가 있다.


이때, 그 사건이 어떤 모습으로 드러나도 괜찮다. 과거에 있었던 일이 아니더라도 괜찮다. 언제, 어디서, 누가 겪은 이야기이든 그냥 그 감정을 느끼면서 펼쳐지는 드라마가 나타났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드라마(장면)로 시작하면 된다. 심지어는 현실이 아닌듯한 곳에서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억울한 일을 당하는 그런 장면이 펼쳐질 때도 있는데 그래도 괜찮다. 그것 역시 무의식이 자신을 표현하는 한 방법이기 때문에 그 '드러남'이 그저 스스로 흐를 수 있도록 허용하며 거기에서 작업하면 된다.


이제 그렇게 장면이 펼쳐지기 시작하면, 그 장면을 마치 영화관에서 영화를 상영하듯 쭈욱 진행시켜 본다. 그리고 본인이 '클라이맥스'라고 느끼는 부분에서 일시정지 버튼을 눌러 영화를 잠시 멈추듯 멈춘다.


3. 구체화


그렇게 장면을 멈추었으면 그 장면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하나하나 섬세하게 관찰해 보자, 어떤 상황인지 누가 등장하는지, 상대는 나에게 어떤 표정으로 어떤 말을 하고 있고, 나는 거기서 '무엇을 어느 정도로 느끼고' 있는지. 이런 것들을 마치 자신이 그 장면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몰입해서 느껴본다. 몰입이 안 돼도 괜찮다. 장면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세밀하게 질문하며 관찰하는 것 자체가 몰입을 증가시키는 방식이기에, 거기서 현재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주의를 기울이는 것'만으로도 몰입이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해도 된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구체화 작업을 하는 내내 그 장면의 등장인물인 '나'가 어떤 감정과 생각과 느낌을 느끼고 있는지 자신에게 질문을 하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그 장면의 내가 어떤 경험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더욱 몰입할 수 있다.


본래 정식 최면 세션에서는 그렇게 리얼해진 감정을 타고 연속적으로 브릿지를하여 그 '감정을 유발한 최초의 사건'(ISE라고 한다)로 돌아가서 ise를 중화시키는 작업을 한다. 왜냐하면 바로 그 ise가 현재의 문제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끼친 사건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ise를 찾아내 여기서 중화를 시작해야, 영구적인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그러나 전문가가 아니라면 ise를 추적하는 것이 힘들뿐더러 자기 최면은 스스로가 상담가와 내담자의 역할을 다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은 일단 한 번에 한 가지의 상황에서 감정을 중화하는 것으로 시작해 보자.


4. 탈융합


그렇게 감정을 리얼하게 느끼면서 그 감정을 유발한 상황을 구체화하였다면 아마 상당히 고통스러운 상태일 것이다. 왜냐하면 현재 자신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상황을 다시 체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게 고통을 마주하고 나서야 비로소, 그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길이 열리게 된다.


이제는 그 감정을 유발한 상황(감정브릿지를 통해 드러난 장면)을 부술 차례이다. 어떻게 하면 이 장면을 부술 수 있을까?


이 '장면'은 게슈탈트 심리학에서는 게슈탈트라고 하는 것으로, 알기 쉽게 표현하자면 그 사람이 특정한 생각과 감정에 갇히게 만드는 감옥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런데 그 감옥 속에서 감옥을 체험하고 있던 사람이, 가끔이 자신이 원할 때 감옥밖으로 나갈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더 이상 그 사람에게 있어서 그 감옥은 감옥이 아니라 자신이 가끔 들르고 싶을 때 들를 수 있는 자신만의 공간이 될 것이다. 이처럼 게슈탈트(감옥)는 그것에 몰입(체험)했다, 분리(탈융합)되었다 하는 것을 반복하는 것으로 깨진다.


좀 더 알기 쉬운 비유를 들어보자, 계란모양의 투명한 타원형의 구가 있다고 생각해 보자. 보통 감정적으로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사람은 그 구 안에 갇혀있다. 그런데 그 사람이 그 구 밖으로 나오는 방법을 발견해서 자신이 원할 때 그 구의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면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 바로, 그 구의 바깥으로 나올 때마다 그 구에 조금씩 금이 가는 것이다. 그렇게 구에서 나왔다 들어갔다를 반복하면 할수록 점점 더 금이 간다. 그러다 결국 특정 임계점을 넘어버리면 그 금에 의해 구는 부서지게 된다.


이 나왔다 들어갔다가 바로, 몰입=체험(융합)과 분리(탈융합)이다.


융합하는 방법은 위의 '감정과 장면을 구체화하며 리얼하게 느끼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럼 탈융합은 어떻게 할까?


가장 간단하고 좋은 방법은, 유튜브에 EFT라고 치고 그것을 따라 하는 것이다. EFT는 '정서자유기법'의 약자이다. 이것이 작동하는 원리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지만, 과학적으로 설명하면 이러하다.


우리가 무언가에 몰입해 있는 상태일 때 외부에서 자극이 들어오게 되면, 우리의 주의초점이 외부로 향하게 된다. 왜냐하면 그 자극의 정체를 알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전에 이미 몰입(융합) 상태 즉, 특정 감옥에 들어가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외부의 것을 확인하려고 밖으로 나오는 순간 저절로 '탈융합'이 일어난다.

또한 이런 과정을 자신이 현재 느끼고 있는 감정에 집중하면서 그것을 수용하는 '말'과 함께 진행하기에, '수용'과 주의전환에 의한 '탈융합'이 동시에 일어난다.


감정에 대한 수용이 일어나면, 더 이상 그 감정을 부정하려 하지 않게 된다. 우리가 스마트폰을 생각하지 않으려 하면 오히려 스마트폰을 더 생각하게 되는데, 이를 신경과학에서는 '마음의 역설 현상'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무언가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부정 대상인 그것을 전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 전제되는 부정대상에 대한 신경회로가 이미 발화된 상태가 되고 그렇기에 무언가를 부정하거나 회피하거나 억압하려 하면 할수록 그것에 대한 생각/감정/감각이 더 강해지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그것을 부정하거나 회피하거나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존재하도록 수용하게 되면, 부정대상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부정대상에 대한 신경회로가 더욱 강화될 필요가 없어진다. 동시에, 그 부정대상(현재 체험하고 있는 감정)에 대한 반응을 다시 설계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이를 뇌과학에서는 '노출 더하기 활성화'라고 한다.


그렇게 수용을 통해 고통스러운 감정이 강화되지 않는 상태를 확보하면서 지속적으로 외부에서 자극이 들어오면(EFT는 타점을 두드리는 방식으로 진행되기에 외부에서 자극이 들어오게 된다). 저절로 탈융합이 일어난다. 그리고 그렇게 탈융합이 일어나게 되면 그 사람을 가두고 있던 감옥이 서서히 깨지게 된다. 그리고 그 감옥이 깨지게 되면 그 감옥(트라우마 사건을 담고 있는)의 영향력이 약해지게 된다.


5.마무리


여기서 영향력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약해지는 이유는, 감옥이 한번 무너져도 다시 재조립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한번 무너뜨린 후에, 경과를 보고 더 이상 재조립되지 않으면(트라우마 사건에 영향을 받지 않게 되면) 그대로 완결인 것이고, 재조립되면 다시 감옥을 부수는 작업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지속적으로 감옥을 부수고 부수고 부수다 보면, 어느 순간 감옥이 다시 재조립되지 않는 순간이 오는데, 이렇게 되는 순간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이 것이 최면분석의 요소 중 하나인 연령역행(리그레이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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