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결나은 Dec 27. 2022

만난 지 두 달 만에 월급통장을 맡긴 그 남자

16권째 가계부를 쓰는 이 여자

2005년 가을,

연애만 하다가 혼이 너무 하고 싶었던 그때,  남자를 만났다.


만난 지 두 달 만에 월급통장을 맡긴  그 남자와 결 결혼까지 해버렸다.






기억도 나지 않지만 어떤 이유인지 몰라도 두 달 만에

통장을 맡기더니 에게 용돈을 받아가고 지금까지 경제권을 가져갈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  그 남자와 여전히 살고 있다.




남편에게 생활비를 받는 친구들도 있고, 각자 경제권을 갖는 친구들도 있다.

나는 가끔 꿈꾼다. 매달 신랑에게 생활비를 받아 활하는것을. 


아마 평생 이루지 못할 꿈일지도 모른다.






나를 만나기 전엔 은행업무도 잘 봤다고 하는데  이제 모든 은행 관련업무는 나의 임무가 되어버렸다. 그나마 인출은 할 줄 아는 그 남자 내 생일엔 농협봉투를 그대로 내밀기도 했었다.



멋짐 1도 없었지만 금액에 만족하기만 한 나는 나를 위해 쓰지도 못하고 아이들을 위해 써버렸다.

뒤늦게 알게 된 신랑은 다음 결혼기념일엔 2개의 봉투를 준비했다



나는 아이들을 위해,

하나는 오롯이 나를 위해 쓰라는 당부까지 전한다.








결혼 전부터 써 온 16권의 가계부가 말해준다.

불필요한 낭비보다는 효율적인 소비를 해온 나를.

2023년도 며칠 안 남았다.

새 가계부를 받으러 가야겠다.











어묵 360g에 1250원이었던 시절도 있었다.

2006.12.27( 16년전 오늘)
 행운을 가져다줄 2023 가계부 획득
매거진의 이전글 아이 등원시키고 출근하시나 봐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