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임 : 개화

벚꽃이 피면, 봄이 시작했다고 생각해도 될까?

by 외계인

2024.04




올해는 봄이 긴 거 같다.

특별한 기준은 없다.

그냥 벚꽃이 잘 보이니까.






올해는 비가 와서 그런지, 벚꽃의 개화가 늦었다.

벚꽃이 피고 난 후에도, 비가 와서 꽃이 시드는 시기가 늦춰졌다.




내 기억 속 작년의 벚꽃은 순식간이었다.

그때는 일본으로 동생과 첫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지에서는 시간은 빠르게 흐르는 탓에, 더더욱 벚꽃의 낙화가 이르게 느껴졌을지 모른다.

오래전부터 있던 일본 벚꽃의 로망.

사실 일본 여행을 계획할 때 벚꽃 놀이를 의도하였지만, 작년에 나와 동생이 여행을 한 시기가 3월 말이라 실제로 볼 거란 확신은 적었다.

따듯해진 날씨를 반겨 조금 서둘러 외출 준비를 마친 꽃송이들이 있었으면 한 바람이었다.

다행히도, 조금 섣부르게 출발한 3월 말의 꽃놀이는 대성공이었다.

오히려 여행 막바지에는 남은 꽃이 거의 남지 않을 정도였다.

그렇게 벚꽃을 구경하고 오니, 집 앞 천변에도 벚꽃들이 만발이었다.

그 탓에 작년에는 벚꽃의 개화 과정 중 만개에서 낙화까지 함께하였다.

가장 아름다운 순간일 수 있지만, 소풍도 가기 전 준비가 가장 즐겁다고 생각하는 나에게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런데 올해의 벚꽃은 달랐다.

잦은 비 때문에 벚꽃들이 서둘러 외출을 하지 못한 것이다.

꽃잎이 나기 전의 붉은 가지들과, 한껏 부푼 꽃망울들이 빗방울들에 가리어 보이는 모습이 선명하다.

손에 닿으면 팡 터질 듯 매달려 있던 꽃망울들.

단단히 준비를 하고 나와서 올해의 벚꽃이 유난히 더 아름다운가 보다.


붉은 가지로 5일

꽃으로 7일

흩날리며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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