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계원 Jan 26. 2022

업사이클링이란 무엇인가?

최근에 업사이이클링이란 용어가 많이 언급되고 있다. 기존 재활용에 비해서 업사이클링은 뭔가 더 나아진 느낌이 든다. 실제 용어 정의를 보아도 업사이클링(upcycling)은 재활용품에 디자인 또는 활용도를 더해 그 가치를 높인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이라고 정의되고 있다. 업사이클링에 대해 들어 보신 분들도 많겠지만, 업사이클링에 대해 처음 들어 보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 업사이클링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1. 업사이클링의 필요성


대학원 다닐 때 폐기물 재활용 교환정보시스템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 전공이 환경이다 보니 쓰레기를 줄이고 환경을 개선하는 일에 관심이 많았다. 처음에는 나에게 필요 없는 물건이라도 다른 사람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막상 재활용품의 상태가 좋지 않아 이용자가 많지 않았다.


살면서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많이 느껴왔다. 이상적으로 생각했을 때는 재활용은 자원낭비도 줄이고, 쓰레기 배출량도 줄여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실질 재활용률은 높지 않다. 가정에서 열심히 분리배출하지만, 실제로는 여러 오염물질들이 뒤섞여 있어 재활용되지 못하고 쓰레기 매립장이나 소각장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이유는 복합적인데 가장 큰 이유는 경제성 때문이다. 재활용을 꼼꼼히 할수록 인건비가 더 들어 적자만 커진다. 재활용을 잘하는 것이 답이 아니라, 근본적으로는 쓰레기 발생량을 줄이는 것이 답이다.


재활용은 기본적으로 품질이나 가격에서 다운사이징(downsizing)이 일어난다. 예를 들어 플라스틱 재생원료의 경우 단가가 kg당 600~800원 정도에 불가하다. 폐의류의 경우는 kg당 100원 전후로 낮게 거래된다. 실제 쓰레기를 처리하는 비용은 톤당 25만 원이 넘어, 지자체마다 쓰레기가 산처럼 쌓여 수질오염과 토양오염, 대기오염 등 다양한 환경오염을 일으키게 된다.


https://www.youtube.com/watch?v=9SKe-eYwrmQ

* 자료 출처 : 연합뉴스, [쓰레기 대란]② 전국 방방곡곡에 '쓰레기산'이 생겨났다


재활용품은  백화점에서 파는 비싼 의류나 가방이라도 낡거나 사용감이 있는 경우에는 제값을 받기가 어렵다. 예를 들어 백화점에서 수십만 원을 들여 산 옷이라도 재활용품으로 내놓아 의류수거함에 넣게 되면, 외국에 폐의류로 수출하게 되어 kg당 100원 정도 받게 된다. 중고거래 앱의 경우에는 의류수거함보다는 상황이 나아지지, 원가격에 근접하지는 못한다. 우리나라 대표 중고 앱인 당근마켓의 경우에는 의류, 가방, 가구 등 다양한 중고제품들이 올라온다. 거의 사용감이 없는 새 제품에 가까워도 중고라는 이유로 원구매 가격의 절반도 받기 어렵고, 물건 상태가 오래되거나 낡았으면 10%도 받기 어렵다. 중고라는 이유로 재활용품은 이와 같이 가격이 낮아진다.


재활용에 비해 업사이클링은 기본적으로 디자인 또는 활용도를 더하기 때문에 가격이나 품질이 올라간다.

드물기는 하지만 일부 업사이클링 제품의 경우에는 디자인적 가치가 더해지기 때문에 가격을 원제품 가격보다 더 높게 받을 수도 있다.


이미지 : 클립아트코리아


2. 업사이클링 사례


프리미엄 업사이클링 브랜드로 컨티뉴라는 회사가 있다. 컨티뉴의 백팩은 자동차 시트를 업사이클링 한 가방인데, 퀄리티가 좋다고 알려져 있다. '가방이 된 자동차'라는 컨셉으로 광고를 하고 있는데, 가격도 십만 원대에서부터 수백만 원대까지이다. 페라리 자동차를 가질 수는 없겠지만, 페라리 자동차 시트를 원료로 한 가방은 가질 수 있지 않을까? 는 생각이 든다.


* 사진 출처 : 컨티뉴 홈페이지, https://wecontinew.co.kr/


3. 업사이클링이 나아갈 방향


우리는 지금까지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시대에 살아왔다. 대량 생산하여 생산비를 낮추고, 저렴하다는 이유로 불필요하게 많은 물건들을 소비해 왔다. 그 대가로 자원낭비와 환경오염이라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 이제는 싸게 많은 물건을 만들어 대량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질 좋은 물건을 튼튼하고 아름답게 만들어 오랫동안 사용하도록 시대정신을 바꿀 필요가 있다.


요즘 명품에 대한 수요가 많이 늘고 있다. 과거에 돈 많은 사람들이 명품을 구매하였다면, 요즘은 젊은 MZ세대를 포함하여 경제력이 충분하지 않은 사람들도 명품 구매에 동참하고 있다. 그런데 비싼 돈을 들여서 명품을 구매하는 것이 과연 실용성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기존의 명품 브랜드의 경우 가격이 비싸도 나에게 딱 맞는 물건을 구매하기가 어려웠다. 예를 들어 키 160cm 인 표준 사이즈 옷이라도 사람마다 팔다리 길이 등이 다르기 때문에, 내 몸에 세부적으로 딱 맞는 옷은 없다.

업사이클링의 경우에는 내가 선호하는 색상, 재질, 크기 등을 맞출 수 있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맞춤형 명품 만들기가 가능하다.


명품의 정의를 세계적으로 매우 유명하고 가격이 아주 비싼 상표의 제품이 아니라, 나에게 가장 잘 맞고 질 좋고 튼튼한 아름다운 제품으로 바꿀 필요성이 있다. 업사이클링을 통해서 나만의 명품을 만들어 보자.


글 : 이계원(공유경제연구소 대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