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당근마켓 사례를 통해 실생활에서 적용되는 경제학 원리를 쉽게 설명해 주는 당근마켓 경제학을 연재해 보고자 한다.
당근마켓이 처음 나온 것이 2015년이니까 벌써 10년의 역사가 넘었다. 2018년경 쯤 당근마켓이라는 지역 기반 중고거래 앱을 처음 접해 보고 환경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좋은 사례인 것 같다고 생각하여 그 당시 쓰고 있던 공유경제라는 책에 소개했다. 처음에는 강연 등을 할 때 당근마켓 사례를 이야기해 주면 처음 들어 보았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는데, 2~3년도 안되어 당근마켓을 모르는 사람들이 오히려 드문 국민앱이 되어 있었다.
여기저기서 당근 당근하는 이상한 알림음이 휴대폰에서 들려오기 시작했다. 길거리 지하철역 입구나 편의점 앞, 아파트 단지 입구 근처에서는 쇼핑백에 든 물건을 하나씩 들고 혹시 당근이세요?라고 수줍게 묻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과거에 나왔던 당근마켓 광고 중에 동네에서 모르는 남자 두 사람이 만나서 아내들이 전달하라고 한 쇼핑백을 주고받는 재미있는 광고가 있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UVmqu5mlyUc
당근마켓의 역사는 카카오톡의 발전 역사와 닮아 있다. 당근마켓은 지역기반 중고거래앱에서 출발하여 지금은 이름도 당근으로 바꾸고 사용자수 2,127만 명(2025년 5월 국내 앱 사용자 기준)의 지역기반 국민앱이 되어 다양한 동네생활 정보를 제공하고, 동네광고, 알바, 부동산, 중고차 등을 거래할 수 있는 만능앱으로 진화하고 있다.
중고거래는 일반적으로 거래 당사자간 정보 비대칭성의 문제에 직면한다. 예를 들어 중고차를 거래할 때 차를 판매하는 판매자는 그 차에 대해서 눈에 보이지 않는 결함도 잘 알고 있지만, 사려고 하는 구매자는 눈에 보이는 외관 이상의 숨겨진 사실을 알기는 어렵다. 그래서 중고차 시장에서는 레몬이라는 용어가 등장했는데, 겉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실제 맛보면 시어서 먹기 힘든 레몬처럼 안 좋은 물건이 거래되고 점점 저품질 상품이 시장에 남게 된다.
과거 중고거래 사이트의 경우 물건을 직접 보지 못하고 온라인으로 거래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대부분 일회성 거래가 많다 보니 서로를 신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중고거래 사이트에 올려놓은 물건과는 질적으로 다른 물건들을 택배로 보내 주는 사기 거래가 빈번하게 일어나서 전체 중고거래의 신뢰도가 떨어지다 보니 거래되는 물건의 질도 점차 하락하게 되었다.
당근마켓에서는 이런 정보 비대칭성 문제를 다양한 방법으로 해결하였다.
첫 번째는 지역기반 중고거래를 통해 가까운 거리에 사는 동네사람들끼리 직접 눈으로 보고 물건을 사고팔 수 있게 해 주었다. 온라인 택배로도 중고거래를 할 수 있지만, 직접 보고 사는 방식이 온라인 택배 방식보다 사기를 당할 확률이 1/10로 줄어든다.
두 번째는 매너온도의 도입으로 장기적인 신뢰를 구축하는 방법이다. 당근마켓에서는 처음 시작할 때 사람의 체온인 36.5도에서 시작하는데, 거래를 통해 좋은 평점을 받으면 점점 당근 매너온도가 올라가고 반대로 질이 안 좋은 물건을 팔거나 시간약속을 지키지 않는 등 나쁜 평점을 받으면 점점 매너온도가 내려가도록 되어있다. 매너온도만 보아도 이 사람이랑 거래해도 되는 괜찮은 사람인지 한눈에 파악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어, 매너온도가 높아질수록 거래가 원활하게 일어난다. 사람들은 이 매너온도를 높이기 위해 가능하면 물건에 대해 정직한 설명을 달고, 시간약속을 잘 지키고 감사인사를 하는 등 거래 에티켓을 지키려는 경제적 유인을 가지게 되어 피치마켓과 같이 가격에 비해 고품질 상품이 거래되는 좋은 마켓으로 나아가게 된다.
경제학 상식 Tip : 레몬마켓과 피치마켓
레몬마켓은 판매자가 품질 정보를 더 잘 아는 상황에서 저품질 재화만 유통되는 시장 실패를 뜻한다.
구매자는 품질을 알기 어려워 평균가만 지불하려 하고, 판매자는 고품질을 제값에 팔지 못해 저품질만 남는 역선택이 발생한다. 이 개념은 미국의 이론경제학자인 조지 애거로프가 1970년에 처음 제시하였다.
피치마켓은 이와 반대되는 시장이다. 피치마켓은 복숭아처럼 달콤한 시장이라는 뜻에서 유래하였다. 피치마켓은 정보 비대칭이 적거나 투명해 가격에 비해 고품질 상품이 거래되는 시장이다. 소비자가 품질을 비교 판단할 수 있어 품질 경쟁이 높고 만족도가 높다.
즉 레몬마켓은 정보가 부족해 좋은 것이 사라지고 나쁜 것만 남는 시장이다.
피치마켓은 정보가 충분해 좋은 상품이 제값을 받고 인정받는 시장이다.
당근마켓에 대한 보다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 브런치글을 참고하시길 바란다.
https://brunch.co.kr/@kw0762/94
글 : 이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