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에서 명품을 사면 경제적일까?

by 이계원

요즘 명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무엇이 명품이고, 당근마켓에서 명품을 사면 정말로 경제적인지 알아보고, 나 자신이 명품이 되는 방법까지 소개해 보고자 한다.




1. 명품의 정의


먼저 명품의 정의부터 알아보자. 국어사전에서는 '명품'을 "뛰어나거나 이름난 물건, 또는 그런 작품"으로 정의하고 있다. 핵심 의미는 훌륭한 장인이나 예술가가 만든 기술과 디자인이 뛰어난 작품을 의미한다. 또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품질을 인정받으며 희소성을 지닌 물건을 뜻한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오랫동안 높은 품질과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아 온 고가의 상품을 일컫는 말로 사용된다. 즉 과거에는 명품의 영어 단어가 뛰어난 작품인 Masterpiece를 의미했다면, 최근에는 고가의 외국 패션 브랜드 제품인 사치품 luxury로 명품의 정의가 변경되고 있다.


사진 : 루이비통 반고호 가방


2. 당근마켓에서 명품을 사면 경제적일까?


당근마켓에서 가장 잘 팔리는 물건은 무엇일까? 책부터, IT제품, 가전제품, 의류 등 다양하지만 최근에는 명품 거래도 활발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저렴한 의류 등이 많이 팔렸다면, 지금은 중고 명품 거래 시장이 커지면서 당근마켓에서도 다양한 명품 브랜드가 거래되고 있다. 루이비통, 에르메스, 샤넬과 같은 명품 가방이나, 롤렉스와 같은 고급 시계류와 비싼 보석들도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


당근마켓에서 명품 가격은 물건의 상태와 희소성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지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백화점에서 신제품으로 사는 가격에 비해 절반 정도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그런데 당근마켓에서 명품을 사는 것이 정말로 경제적으로 저렴할까?라는 궁금점이 들었다.


보통 물건의 가격은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지점에서 형성되며, 생산, 유통, 판매 과정에서 원가, 부대비용, 이윤, 경쟁 상황 등이 반영된다고 한다. 얼마 전에 약 4백만 원에 팔리는 디올백의 원가가 8만 원에 불과했다는 기사가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 내용은 경제학적으로 보면 사실은 아니다. 가방에 들어가는 소가죽 비용과 수작업 공임 비용 등을 합한 제작 원가는 8만 원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명품 브랜드의 매출원가는 30% 전후이니까, 명품 가격의 원가는 약 100만 원 정도쯤이었지도 모른다.


우리가 5천 원짜리 커피를 마실 때 커피 원두 가격이 5백 원이라고, 원가 5백 원에 불과한데 10배 뻥튀기해서 장사한다고는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커피 가격에는 원두가격뿐만 아니라, 종이컵과 같은 부자재 비용, 매장 임대료, 종업원 인건비, 전기세 등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무수히 많은 비용들을 포함하고 있다. 즉 5천 원짜리 커피 한잔을 파는 데는 원가가 몇천 원이 들어갈 수 있다. 일반적으로 식당과 같은 요식업에서는 식재료비가 판매가의 30%를 넘으면 운영이 어렵다고 이야기한다. 1만 원짜리 국밥 한 그릇 파는데 고기와 같은 식재료비가 3천 원 밑으로 들어야, 식당 임대료와 인건비, 판매비 등을 더해서 적정 이윤을 남기고 가게를 운영할 수 있다.


길거리에서 천 원짜리 저가 커피를 사 마실 수도 있고, 스타벅스에서 5천 원짜리 커피를 마실 수도 있고, 호텔 커피숍에서 1만 원짜리 커피를 마실수도 있지만, 커피의 가장 핵심이 되는 원두 가격의 차이가 10배가 나지는 않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길거리에서 만 원짜리 저렴한 가방을 사든지, 백화점에서 백만 원이나 천만 원짜리 비싼 명품 가방을 사든지, 가방에 들어가는 천이나 가죽 원재료의 가격은 100배 차이가 나지는 않을 것이다. 천만 원짜리 가방은 이탈리아 장인이 한땀한땀 작업해서 만들 수도 있지만, 중국이나 가난한 나라에서 1~2십만 원에 만들어져서 럭셔리한 판매 장소의 비싼 매장 임대료와 유명 모델의 높은 광고비와 같은 판매비가 덧붙여지고 명품 회사의 높은 이윤까지 더해져 천만 원짜리 비싼 가방으로 팔리고 있을지 모른다.


결국 백화점에서 천만 원에 판매되고 있는 비싼 명품 가방을 당근마켓에서 그 절반 가격인 5백만 원에 샀다면 경제적으로 5백만 원 이득을 본 것 같지만, 1년에 몇 번 안 되는 심리적 과시욕을 제외하면, 1~2십만 원대의 소재와 품질이 좋은 가방을 사서 편하게 오래 들고 다니는 것보다 경제적으로 실익이 없을 수도 있다.


3. 나 자신이 명품이 되는 방법


신라호텔 이부진 사장의 패션이 화제가 된 적이 많았다. 우리나라 최대 재벌가 딸답게 천만 원이 넘는 고가의 명품 의류나 가방도 착용하지만, 때때로 십만 원대의 의류나 가방도 고급스럽게 패셔너블하게 착용하고 나오기도 한다. 결국 가지고 다니는 물건 가격이 중요한 게 아나라 사람 자체가 명품이면 무엇을 입던 명품으로 보인다.


신라호텔 이부진 사장 사진 출처 : 여성조선
신라호텔 이부진 사장 사진 출처 : 중앙일보


옛날에 회사에 다닐 때 회식 갔다가 직장 동료가 내 가방에 실수로 음료수를 쏟은 적이 있었다. 동료가 급 당황하여 이 비싼 가방에 음료수를 쏟아서 어떡하냐고 안절부절못했다. 내가 물티슈로 쓱 닦으면서 괜찮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시켰다. 사실 길거리에서 산 몇만 원짜리 국산 가방인데 편해서 회사 출퇴근용으로 쓰고 있는 가방이었는데, 동료 직원은 내가 명품 가방을 들고 다니는 것으로 오해했었던 것 같다.


요즘도 나는 2만 원짜리 가방을 잘 들고 다니는데, 소재도 보들보들하고 가벼워서 좋다. 특히 좋은 점은 고가의 명품 가방이 아니니까 바닥에 편히 내려놓을 수도 있고,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랑 잡다한 간식 같은 것들을 편하게 넣어 다닐 수 있다. 비싼 가방을 과시용으로 모시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물건을 넣어 다니는 가방 그 자체의 용도로 잘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여행 갔다가 기차역 기념품점에서 산 꽃 달린 만 원짜리 키링을 하나 달아서 어디에도 없는 나만의 가방으로 업사이클링했다.


사진 : 업사이클링한 가방


업사이클링(upcycling)은 재활용품에 디자인 또는 활용도를 더해 그 가치를 높인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이라고 정의되고 있다. 한동안 업사이클링에 대한 연구와 교육을 한 적이 있었다. 명품의 정의를 외국의 고가의 패션 브랜드 제품이 아니라, 나에게 가장 잘 맞고 질 좋고 튼튼한 아름다운 제품으로 바꿀 필요성이 있다. 업사이클링을 통해 환경친화적이면서도 경제적인 나만의 명품을 만들어 보자.


업사이클링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매거진을 참조하기 바란다.


https://brunch.co.kr/magazine/upcycling


글 : 이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