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가 오프라인에 투자하는 이유가 변하고 있다?

더욱 입체적으로 바뀌어 가는 오프라인의 목적

by Danny


현재까지는 브랜딩 중심 vs 판매 중심의 양분화된 팝업

브랜드가 오프라인에 투자하는 대표적인 방식은 팝업스토어 였고, 그 목적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는 브랜딩 목적의 팝업.

짧은 시간 안에 브랜드의 세계관이나 메시지를 전달하고, 많은 사람에게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한 형태죠.

둘째는 판매 및 판촉 중심의 팝업입니다.

제품을 직접 체험하게 하거나, 단기간 내 실질적인 매출을 만들어내는 데 집중하는 방식입니다.

이 두 가지는 예전부터 존재해왔지만,

요즘은 브랜드의 성장 단계, 마케팅 전략, 상권의 특성에 따라 훨씬 더 정교하고 전략적으로 오프라인이 기획되고 있다는 점에서 확실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느낍니다.

그 흐름을 구체적으로 설명드리기 위해 제가 정리한 인사이트 네 가지 사례를 소개드리겠습니다.



1. 팝업의 장기화 – 플래그십 스토어화 되는 물리적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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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기획에 참여하고 있는 ‘새로 소주’ 팝업스토어 프로젝트는 이 변화의 흐름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시즌1부터 시즌4까지는 단기 팝업 형태로 성수, 대구, 부산 등 전국을 순회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넓히는 데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시즌5에서는 전혀 다른 전략을 택했습니다.

압구정로데오역 인근에 6개월 장기 운영을 전제로 한 매장을 연 것이죠.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이미 어느 정도의 브랜드 인지도가 확보된 상황에서, 이제는 핵심 상권에서 ‘깊은 각인’을 심어야 했습니다.

또한, 압구정 상권 내 유통 파트너 확보 및 상징적인 브랜드 거점으로서의 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하이퍼로컬 전략 + 브랜디드 스페이스가 결합된 형태의 공간이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공간 자체가 브랜드의 성장을 상징하는 동시에, 꾸준한 콘텐츠 생산과 자발적 공유를 유도하는 마케팅 채널 역할까지 하고 있죠.



2. 유치 주체의 변화 – 브랜드 아닌 디벨로퍼가 제안하는 팝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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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팝업은 브랜드가 공간을 찾아 들어가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이 사례는 그 반대입니다. 나인원 한남의 시행사이자 운영사인 대신프라퍼티가 ‘나인원한남’의 리테일 공간 활성화를 위해 츠타야를 역으로 유치한 사례였습니다.


나인원한남은 고급 주거 공간이지만, 리테일 상권은 프라이빗함과 진입장벽 탓에 침체된 상태였죠.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브랜드 팝업을 입점 전략으로 활용한 것이고, 실제로 공간의 이미지 전환과 임차인 유치 활성화를 위해 긍정적인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전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브랜드뿐만 아니라, 공간 개발자 입장에서의 팝업 전략이라는 점에서 인상 깊은 사례입니다.



3. 오프라인의 재정의 – 온라인 경험을 보완하는 접점

20231116182806_1951825_1200_900.jpg ▲QR 코드 스캔을 통해 무신사 앱과 동일한 가격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제품 정보와 코디까지 확인할 수 있다. (사진=문현호 기자) / 사진출처 _ 이투데이


무신사는 원래 온라인 패션 플랫폼입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오프라인 매장을 빠르게 늘리고 있죠.

특히 흥미로웠던 건,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온라인과 동일한 가격 정책을 유지했다는 점입니다.

보통 오프라인은 온라인보다 가격이 높아, 체험만 하고 구매는 온라인에서 하는 경우가 많은데 무신사는 그 장벽을 허문 것이죠.

오프라인을 새로운 매출 채널이자, 동시에 온라인의 한계를 보완하는 터치포인트로 활용한 사례입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GS25 편의점에 브랜드를 입점시키면서, 유통 채널을 극도로 가볍고 일상적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중심 브랜드가 오프라인을 보완재로 활용하는 대표적인 예라고 생각합니다.

이 또한, ‘오프라인은 꼭 경험만 하는 공간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전략이었죠.



4. 활용 목적의 확장 – B2C를 넘어 B2B 테스트베드로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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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소개할 사례는 소비자 대상이 아닌, B2B 비즈니스 목적으로 설계된 이례적인 팝업입니다.

현대자동차가 농심과 협업해 진행한 ST1 팝업은, 단순한 홍보나 체험이 아닌 신사업 검증을 위한 실험 플랫폼으로 기획되었습니다.


이 팝업에서 현대차는 자사의 푸드트럭 콘셉트 차량 ST1을 활용해 로봇이 조리하는 라면 레스토랑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일반 소비자 대상의 팝업처럼 보였지만, 실제 목적은 B2B 파트너사 유치를 위한 유저 반응 테스트에 가까웠습니다.


별다른 마케팅 없이도 자발적으로 유입된 고객들의 이용 행동, 반응, 체류 동선 등을 관찰하며,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내부 신사업팀을 설득하거나 유통·협업 파트너 제안용 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이 팝업은 오프라인 공간을 MVP의 실험 장소로 삼아, 서면 제안서보다 훨씬 빠르고 설득력 있는 수요 검증 수단으로 쓰인 셈입니다.

즉, 팝업이 단순한 브랜드 마케팅을 넘어 신규 사업의 시장 반응을 실험하고, 실전 데이터를 통해 비즈니스 협력을 유도하는 테스트베드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인상적인 접근이었습니다.



오프라인, 목적이 더 입체적으로 바뀌고 있다

이처럼 오프라인 공간은 더 이상 단순한 이벤트나 체험 공간에 머물지 않습니다.

브랜드의 성장 단계에 맞춘 존재감 각인, 리테일 공간의 가치 상승 유도, 온라인의 한계를 보완하는 채널 확장, MVP 테스트 기반의 신사업 검증.

브랜드는 지금, 오프라인을 훨씬 더 전략적이고 입체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오프라인에 투자하는 이유가 변했다는 말은, 단순히 이벤트를 여는 게 아니라 브랜드가 공간을 통해 어떤 전략적 목적을 달성하고 싶은가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이 시작되었다는 뜻입니다.

이 변화의 흐름 속에서, 우리는 공간을 더 새롭고 깊이 있게 정의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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