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급 손절, 숙종의 환승연애

연애도 내 맘대로 될 줄 알았지

by 광쌤

연애, 참 어렵지?
감정은 쌓이고, 타이밍은 어긋나니까.
그래도 연애는 하고 싶잖아.

그래서일까.

나는 그냥 내 뜻대로만 밀어붙인 적도 있어.

내가 원하는 사람, 내가 짠 판 위에서, 내가 정한 속도로.

그게 사랑이라고 믿었지.

그런데 그게 아니었더라고.


손절, 환승, 감정 회피.

요즘 애들 연애 얘기 같지?

근데 말이야,

그런 사랑, 조선에도 있었어.

나, 이순.

조선의 공식 ‘환국 연애러’ 숙종의 이야기야.




나는 조선의 왕이었고,

처음부터 모든 걸 가진 놈이었지.

정통성? 퍼펙트.

견제 세력? 다 정리 가능!

근데 이상하지?
사람 마음 하나 제대로 얻는 건,
왜 이렇게 어려운 거냐구!



뜨거운 감정이 필요했던 스무 살.

눈부신 나인(內人), 옥정이에게 첫눈에 반했어.

솔직하고, 생기 있고,

눈빛 하나로 마음을 휘어잡아버린 그녀.

내가 손을 뻗으면
사랑도, 마음도, 그녀의 웃음까지 내 것이 될 줄 알았지

그리고…
결국 인현왕후를 내쫓고, 장희빈(옥정)을 왕비로 만들었지.

모두가 혀를 찼지만, 나는 신경 쓰지 않았어.

“내 마음이 곧 왕의 뜻이다.”
그 한마디면 다 정리되던 시절이었으니까.

근데...
그렇게 얻은 감정도 결국 또 버겁더라.


옥정이가 나를 소유하려 할수록
점점 숨이 막혔어.

그래서 숙빈 최씨에게
잠시 마음의 위안을 받기도 했지.

그리고 결국… 또 인현왕후를 불렀지.

계획대로, 타이밍대로,
내가 만든 사랑의 판 위에서
모든 관계가 완성될 줄 알았던 거지.



물론, 옥정에게 사약을 명한 부분은

지금도 후회가 돼.

사랑과 미움이 뒤엉키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만들어버리는 걸까?

사랑이란 게 꼭 이겨야만 좋은 게 아닌데...

아차하던 순간 나는...

예전 그녀의 미소,

그리고 내 심장을 간질이던 그 따뜻한 숨결이 떠올랐어.


그제서야 알았지.

사랑은, ‘함께 있는 것’보다
‘어떻게 함께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걸.

근데 이미 너무 늦어버렸더라.


사실, 나는 감정 표현이 서툴렀던 거야.
화를 내는 건 쉬웠지만,

“슬프다” “외롭다”
그런 말은... 차마 입 밖에 낼 수 없었어.


그래서 아무렇지 않은 척,
내가 다 조종할 수 있는 척했는지도 모르지.

사실 사랑도 정치처럼, 밀어붙이면 되는 줄 알았던 것 같아.

그녀가 울든 말든, 마음가는대로 다른 그녀를 불렀어.

내 마음이 변한 거였으면서...

'중전 자리'까지 이용하면서 감정 싸움을 했던 것 같아.


그렇게 나는
사랑했던 두 여자를 모두 잃었어.

결국, 내가 만든 판에서 나까지 무너졌어.

감정을 숨기면 안 되는 거였는데。。。
나는 조선의 왕이었지만

사랑 앞에선 너무 미숙했어.

'심장이 없었다'는 오해,

사실은 그냥 아픈 마음을 감추고 싶었던 거야.

결국, 내 진심은

말도 못 하는 고양이 금손이한테만 들켰어.

걔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냥 가만히 옆에 있어줬거든.

그게, 내가 원했던 사랑이었는지도 모르지.




「광‘s 슬기로운 톡」

그러니까 지금, 연애가 버겁고 감정이 겁나는 누군가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감정을 숨긴다고 덜 아플까요? 애써 괜찮은 척하면, 진짜 사랑도 놓치게 된다구요.'

그리고 혹시라도 누가 “왜 그렇게 오버해?”, “연애에 감정 다 쏟아봤자 후회해” 라고 말한다면...

숙종은 끝까지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네요.

“응, 아니야. 사랑은, 감정 없이 못하는 거야.”라고요.



4화에서 계속. 과몰입 주의.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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