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려오는 미련에 대하여

by 곽기린

흔히 미련이라 함은 지나간 일에 대한 후회, 아쉬움이라는 감정이 함께 일렁여 온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시작도 않은 일에도 미련이 잔뜩 남을 수 있더라고요.


거센 바람에 이끌려 내 본심이 아니라고 외면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 이끌린 내 행동 역시 내 선택 내 감정의 결과물이었습니다.


그렇게 남은 건 내 망상 속에서 일어난 나 혼자만의 행복했던 추억들, 그 추억들이 문뜩 그리워 지나간 시간들을 붙든다고 노력하겠지.


허나, 지나간 바람이 붙든다고 붙들어질까?


아님을 이미 알고 있음에도 손 틈 사이로 새어나가는 바람을 붙잡아 보겠다고 안간힘을 씁니다.


어차피 그때로 돌아간다고 한들 결국 같은 선택을 하고 고통스러운 시간도 다시금 동반할 텐데 그 봄날의 따스함을 아직 잊지 못한 채 남은 미련을 바람에 날리며 그이에게 닿길 무심코 바라는 내 자신을 보며 아직 덜 상처받았나 생각됩니다.


그래도 시간을 감을 수 있다면 그렇게 상처주진 않았을 텐데, 이미 풀려버린 시계태엽을 바라보며 행복하길 바란다는 내 마지막 본심을 가슴 깊이 묻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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