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동자도 웃었다

by I Fly to the Moon

아침부터 사랑이 샘솟는다.
왜 그런가 했더니, 날씨가 좋아서 그런 듯.

...
방금 우리 집앞 골목에
점잖게 양복과 모자를 차려 입으신 할아버지가
아들이나 손자뻘 되는 점잖게 생긴 청년과
팔을 꼭 맞붙잡고 지나간다.

커피 사러 왔다갔다 하며 두 번이나 마주쳤는데,
두번째 지나가면서 자세히 보니
선글라스 속 할아버지 눈이 감기었다.
앞이 안 보이시나 보다.

무슨 이야기를 다정하게 하며 걷는구나 싶었는데
가까이 스칠 때
청년의 목소리가 들렸다.
“... 그리고 사랑이 녹아들더라.”
어르신께 읊어주는 그것은... 분명 ‘시’.

할아버지는 다 듣고 고개를 가만히 끄덕이며 미소짓는다.

갈색 선글라스 안에
감긴 눈꺼풀 속에서
눈동자도 웃고 있는 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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