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사교육
지금은 대학원을 다니고 대학을 다니는 남매를 키울 때 든 생각이다. 오늘 아침 자주 들어가는 카페에 아이들의 사교육 고민이 올라와서 느낀 점이다.
우리 아이들도 어릴 적에는 다른 아이들보다 늦을까 봐 걱정이 되어 예체능 사교육을 시작했다. 큰 아이의 경우 한글을 혼자 깨쳐 학습지를 하지 않았지만 작은 아이는 숫자는 일찍 깨쳤지만 한글은 늦어 학습지를 시키기도 했다.
우리 아이들은 부모를 닮아 몸치다. 어떤 운동을 하든 제대로 배우지 않으면 혼자서는 못한다. 세상을 살다 보니 꼭 익혀야 할 운동이 있다. 수영, 스키(스케이트), 자전거 타기다.
여름방학이면 수영장에서 방학특강을 한다. 물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방학특강을 보내달라고 했다. 딸의 경우 생리를 시작하기 전에 수영을 꼭 배우면 좋다고 생각해서 저학년 방학 때 방학특강 수영을 보냈다. 겨울 같은 경우 이른 시간에 일어나서 찬물에 들어가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친구들과 혹은 동생과 같이 다니니 수영을 쉽게 배웠다.
내가 처음 회사에 입사했을 때 신입사원 연수를 스키장에서 했다. 당시 스키를 타는 사람이 주변에 없었고 스키장조차 처음 갔다. 마지막날 반나절 스키를 단체로 레슨 했는데 초보 코스를 겨우 내려왔다. 운동을 잘하는 사람들은 몇 번 초급을 다니더니 중급으로 옮겨가기도 했다.
그렇게 배운 스키가 요긴했다. 동생이 강원도에 이사 가고 스키장을 자주 갔다. 동생네 아이들은 학교에서 방과 후로 스키와 스노보드를 배운다고 했다. 우리 아이들도 사촌들과 재미나게 스키를 타고 싶어 했다.
눈이 오지 않는 남부지방에서는 스키장 가기는 어려웠다.
"스케이트와 스키는 타는 방법이 비슷하니 스케이트 배우면 스키도 탈 수 있어."
남편은 인라인 스케이트를 몇 년 타기도 했다.
딸은 스케이트장에서 스케이트를 배웠고 아들은 야외 스케이트장에서 방학특강으로 스케이트를 배웠다. 지금은 스키장에 자주 가진 않지만 겨울이면 친구들과 스케이트장에 가서 타기도 한다.
난 아직도 스케이트를 타지 못한다. 인라인 스케이트를 탄 남편과 아이들이 스케이트를 자유자재로 타는 게 부럽다.
자전거는 내가 우겨서 태웠다. 어릴 적에 보조발 달린 자전거를 타다가 두발은 타지 못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딸의 경우 두 발자전거를 배울 무렵 자전거에 대한 관심이 급격이 떨어졌다. 친구들이 자전거를 타고 놀지 않아 재미가 없단다.
나도 어릴 적에 자전거를 타고 싶었다. 어린이용 자전거가 없어 어른 자전거로 배워야 하는데 집에 자전거가 없었다. 친구들은 아버지나 오빠나 언니의 자전거가 한대정도는 있었는데 할머니와 같이 사는 나는 바람 빠지고 낡은 아버지 자전거가 전부였다.
짐자전거라 양쪽으로 고정되는 자전거였는데 출퇴근할 때 사용했다. 아버지는 타지로 나가고 할머니는 자전거를 타지 않아 헛간에 방치되었다. 한 번씩 올라가서 패들을 돌리지만 제자리에서 신나게 바퀴만 돌았다. 한 번도 타보려고 시도하지 않았다.
나보다 작은 친구도 옆으로 타서 안장에 앉고 운동장을 한 바퀴 돌기도 했지만 휘청거리는 자전거에 몸을 맡기고 싶지 않았다. 아니 맡길 수가 없었다. 어른이 뒤에 잡아줘야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쪼끄만 여자애 둘이 감당할 수 없었다. 그렇게 자전거를 배우지 못했다.
남편을 만나고 스무 살 넘어 자전거를 다시 배웠다. 남편은 버스 타고 1시간 넘게 통학하는 싫어 자전거를 타고 통학했다. 레이싱 자전거라 손잡이가 앞으로 굽었다. 안장에 앉아 손잡이를 잡으면 앞으로 중심이 쏠린다.
남편이 잡아주고 운동장을 크게 돌면서 자전거 타는 재미를 알았다. 넘어지고 쓸리고 무릎이 성할 날이 없었지만 자전거 타는 재미가 줄어들지 않았다. 아이들은 키울 때도 자전거를 한 번씩 탔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런 재미를 알려주고 싶었다.
"딸내미, 우리 보조발 떼볼까?"
큰 아이가 일곱 살이 되어 슬쩍 물어보았다.
"무서운데."
"엄마가 꼭 잡아줄게."
"엄마는 힘없잖아. 아빠가 잡아주면 덜 무서울 것 같은데."
"그럼 아빠한테 부탁해 보자."
남편이 쉬는 주말에 큰아이는 보조 바퀴를 뗐다.
작은 아이는 누나가 타는 걸 보면서 좀 빨리 탔던 것 같다.
큰아이는 지금도 학교를 다니면서 자전거로 통학한다. 대학교 들어가면서 자전거를 사서 5년째 잘 다니고 있다. 아들은 중고등학교 때 스트레스받으면 자전거를 타고 신천을 달렸다. 요즘도 집에 오면 자전거를 끌고 나간다.
"엄마. 자전거를 배우기를 너무 잘했어."
"왜?"
"학교 가니 자전거를 못 타는 여학생들이 좀 있어. 걸어 다니자니 멀고 차는 학교에 못 다니게 하고 자전거가 최고인데 이제 배우려고 하니 어려울 것 같아."
"그렇지. 자전거 타는 건 몸이 기억하기 때문에 절대 잊어버리지 않아."
아이들은 태권도, 피아노, 초등 방과 후 수업을 들었다. 영어는 큰아이 어릴 적에 학원을 잠시 다니기는 했지만 큰아이는 영화를 보면서 영어를 익혔다. 작은 아이는 친구엄마와 공동육아하면서 영어를 익히고 프로그래밍 하면서 영어를 익혔다.
큰아이는 중1 작은아이는 중2까지 엄마와 같이 공부하고 이후에는 스스로 공부를 했다. 둘 다 교육청 영재원을 다니긴 했지만 다른 사교육은 없었다. 큰아이는 카이스트에 작은아이는 연세대에 다니지만 모르는 사람들은 사교육을 엄청 많이 시킨 것처럼 보인다.
나는 애들에게 사교육 대신 공부하는 방법, 집중력을 키워주려고 노력했다. 그림을 그리더라도 몇 시간씩 그리게 했다. 스스로 그만둘 때까지. 피아노도 최소 5년 이상 배워 손이 기억하게 했다.
태권도의 경우에도 품띠까지 따게 했다. 아이들은 아이 들인 만큼 피아노도 태권도도 지겨워질 만도 하지만 본인들이 하고 싶어 시작했기 때문에 약속을 지키려고 했다.
나도 아이들과 한 약속을 꼭 지키려고 했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일단 공부하기로 약속한 시간에는 꼭 자리에 앉아있게 했다.
원하는 과목이 아닐지라도 책을 읽더라도 엉덩이를 붙이고 자리에 앉아있게 했다. 작은 아이는 만화를 너무 좋아해서 만화책을 끼고 살았다. 이왕 읽는 만화 제대로 된 만화를 보여주었다.
중간중간 재미로만 된 만화를 읽기 했지만 그것도 머리에 남게 노력했다. 마법천자문이란 만화가 있는데 이걸 보더니 한자급수 시험을 보겠다고 했다. 낮은 급수지만 시험을 치고 합격하고 재미가 있었나 보다.
역사를 좋아하던 아이들은 역사만화책을 보더니 한국사시험도 합격했다.
공부라는 게 성과가 보이면 재미있어지는 법이다.
아이들이 하교하면 모든 일정을 접고 아이들에게 집중한다. 가능하면 아이들이 집에 있는 시간에는 밖에 나가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저녁약속도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아이들을 감시하는 건 아니었다. 요즘 아이들의 공부를 봐주는 게 아니라 감시하는 부모들도 많이 있다고 한다. 남편의 친구도 주말이면 아들 때문에 밖에 나오지를 않는다고 한다.
나도 누군가가 계속 감시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집중하기 어렵다. 하물며 어린아이들은 얼마나 부담스러울까. 가장 믿고 따르는 부모가 자신을 믿지 못하고 감시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실망도 클 것이다.
아이들과 같이 있는 시간에는 방문을 닫지 않도록 했다. 가능하면 거실에서 같이 생활하고 대화를 했다. 아이들도 학교를 마치고 바로 집에 오는 친구들이 없어 집으로 곧장 왔다.
나는 내 나름대로 할 일을 하고 아이들도 아이들 나름대로 할 일을 했다. 나도 핸드폰을 손에서 놓고 아이들은 초등학생일 때는 핸드폰이 없었다. 컴퓨터도 거실에 설치하여 방에 들어갈 이유가 없었다.
저녁 먹을 시간까지 제 나름대로 하고 싶은 공부를 했다. 딸은 소설을 쓰고 아들은 동시도 썼다. 그림은 그리기도 하고 로봇을 만들기도 하고 프로그래밍도 했다. 매일 할 일은 전날이나 전주에 이야기를 하면서 정했다.
학교에서 접해보지 못한 실험을 하기도 하고 명심보감을 같이 공부하기도 했다. 남매가 세 살 터울이라 받아들이는 속도가 다르지만 아들과 딸에 맞추어 실험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과학과 수학에 관심을 가지고 영재원 시험도 응시하려고 같이 준비했다.
하교 후 몇 시간 집중해서 뭔가를 했다는 건 공부하는 힘을 키워준 것 같다. 공부는 머리도 재능도 아닌 엉덩이의 힘이다. 얼마나 집중해서 효율적으로 공부하느냐가 성적을 좌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