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한 엄마생일

by 몽이맘

#엄마 #생일 #가족모임 #식사

다음 주 화요일은 엄마 생신이다. 추석이 지난 지 얼마 되지 않고 자녀들이 학교에 많이 근무하고 손주들도 아직 학생이 많아 제대로 생신을 챙겨줄 수 없다. 대구에 사는 나와 언니가 부모님 모시고 식사하는 정도.

이번에도 언니와 식사약속을 잡았다. 엄마가 한글학원을 마치고 일을 나가기 전 11시에 만나 1시까지 밥을 먹고 헤어지려고 했다. 자매 톡방에는 언니와 나 동생 엄마가 들어와 있다. 엄마는 톡방에 대화를 볼 뿐 아직은 답을 할 수 없다. 올라오는 사진으로 추측하기만 한다.

"토요일에 밥 먹을까?"

"토요일에는 엄마가 일찍 가서 안돼. 12시에 가서 6시에 마친대. 저녁을 먹든지."

"그럼 금요일은 어때?"

"난 괜찮아. 일단 엄마한테 물어보고."

"전에 갔던 그 갈빗집 어때? 엄마 잘 드시던데."

"나도 괜찮아. 엄마 버스 타기도 가깝고. 이번에도 아버지 안 가신다고 하면 안 되는데."

언니와 한참 톡을 하다가 동생이 들어온다.

"담주 금요일에 개교기념일이라 학교 안 가. 목요일에 내려갈까 해."

"이야기가 달라지네. 그럼 전망 좋은 뷔페로 가볼까?"

집에 뷔페 상품권이 몇 장 있다. 작년에 받은 건데 아직 사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거리도 있고 남편과 둘이 가기도 그래서 아이들이 방학하면 가보려고 했다.

"좋지. 대학교 17층에 있는 뷔페인데 괜찮아."

동생과 언니가 반색한다.

"저녁이 더 낫다고 해. 토요일에 갈까?"

"알았어."

이야기가 이렇게 마무리되고 하루가 지났다.

"##이도 간대. 할머니 생신을 축하하고 싶다고."

##는 언니의 아들이다. 그 많은 손주들 중에 대구에 사는 유일한 손자이기도 하다.

"잘되었네. 토요일에 시간이 된대?"

"그래."

"엄마와 아버지 언니랑 ##이 동생까지 하면 모두 6명이네. 예약해 볼게."

"일요일과 월요일은 휴무라네. 화요일에 예약해야겠어."

주말에 일정을 최종 정리했다.

"언니야, 우리 저녁을 금요일에 먹으면 안 되나?"

"왜?"

"오랜만에 친구들을 보려고 하는데 아줌마들이 주말에만 시간이 된다고 해서."

"알았어. 아직 예약 안 해서. ##이가 퇴근하면서 할아버지 모시고 식당으로 가고 난 엄마 모시고 바로 가고. 언니는 퇴근하고 바로와. 동생은 ##이와 같이 오면 되겠네. ##이가 6시 반에 마치니까 7시 반에 가면 되겠다."

"알았어."

확인했다는 이모티콘으로 일정을 최종 확정했다.

어제 오후에 핸드폰이 울린다. 낮에 오는 전화는 거의 스팸이라 전화를 잘 받지 않지만 혹시나 해서 핸드폰 화면을 보았다. 동생이다.

"지금 이 시간에 웬일이니?"

"퇴근하는 중. 4시 반 퇴근이다. "

"좋네. 내일 몇 시에 오나?"

"내일 5시 정도 대구 도착할 것 같다. 오후에 조퇴신청했어."

"그래. 생각보다 빨리 오네."

"@@이가 휴가래. 지금 오고 있대. 외할머니 보러 같이 간다는데."

@@이는 동생의 아들이다. 지금 복무 중인데 휴가를 나온다고 같이 온다고 한다.

"같이 밥 먹으러 가면 되겠네."

"그래서 목요일에 밥 먹으러 가면 안 되나. 할머니집에도 가야 해서. 어머님이 @@이 보고 싶다고 그래."

동생의 시어머니가 손자를 무척이나 보고 싶어 한다고 한다. 동생네 시어머니도 이번주에 생일이라 가보지도 못했다고 @@이 온 김에 보고 싶은 손자 보여주려고 한다.

"알았다. 일단 ##이에게 물어보고 엄마도 목요일에는 일찍 마친다고 하니 같이 움직이면 되겠네."

톡으로 언니에게 일정확인하고 엄마 퇴근시간 맞춰 전화하고 조카에게도 일정을 물어보았다. 전부 가능하단다.

4명으로 시작한 생일밥상이 7명으로 늘어난 생일잔치가 되었다. 오늘 저녁이 기대된다. 우리 아들이 없어 조금 아쉽기는 하다.


조카는 할머니 할아버지 모시고 오고 역에서 바로온 동생과 조카가 도착하고 버스를 타고 온 나와 언니가 식당 앞에 모였다. 미리 예약한 덕에 좋은 자리에 세팅이 되어 있어 대접받는 기분이다. 엄마와 아버지가 자리를 잡고 아버지는 좋아하는 육회를 엄마는 회를 한 접시 가져왔다. 조카들은 고기가 먼저다.

우리 자매들은 몇 번씩 가져다 먹고 후식으로 망고 푸딩으로 마무리했다.

망고는 아버지가 좋아하는 과일이다.

"아버지 여기에 망고 들었어요. 가져다 드릴까요?"

아버지의 푸딩을 집기 위해 젓가락을 내밀었지만 미끈거리는 푸딩은 잘 잡히지 않는다.

"아버지 숟가락으로 드세요."

아버지는 젓가락을 고집했다. 푸딩이 부서지고 몇 번의 젓가락으로 겨우 먹을 수 있었다. 아버지가 치매 진단을 받고 나서 움직임이 느려졌다. 특히 밥을 먹을 때 수저를 바로 들지 못한다. 마음이 아프지만 약을 드셔 진행을 늦춘다고 하니 위안은 된다.


이런 생일을 몇 번이나 더 같이 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같이 모여 밥을 먹을 수 있는 오늘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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